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12

박산 2015. 7. 4. 09:21

     

     

     

     

    111-12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5월 27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 용서 - 김경영

    * 무풍지대 - 윤준경

    * 다행 - 박산

    * 겨울에 오라 -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 이생진 시비 - 양숙

    * 生과 손 - 이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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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11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스케치

    2011년 4월 29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가깝고 먼 곳으로부터 오신 분들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참석해 주셨습니다.

    시를 좋아해 저희 인사동 시 모꼬지를 찾아주시는 열정이 퍼져나가

    각각의 그 고운 심성이 혼탁한 사회의 작은 정수기 역할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는 분, 모르는 분, 그런 거 따져 귀찮게 하는 분 없습니다.

    누구나 오셔서 조용히 앉으셨다 가셔도 됩니다.

     

    전체.jpg

     

    1.대책 없는 여자     /안숙경

     

    “우박을 안주 삼아 소나기를 마시며, 번개에 머리 볶고,

    별 한 개 이마에 부치고, 초승달 귀에 걸고,

    구름 한 대 손가락에 끼고, 山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놈이 누구냐?”

    “놈이 아니라 년입니다.”

     

    대책 없는 여자 2

    “누구 밭에 누구 씨냐 네년은?”

    “부처의 발등에서 튀어나와 발바닥에 씨가 붙어,

    이 골목 저 골목 누비며, 대문을 들락거리다,

    참을 ‘忍’자 세 개만 있으면 道人이 된다는 유혹에,

    원수 맺고 사는 것들 가슴에 보듬고,

    날쌘 칼날 보드라운 감성으로 만들어 놓고,

    심술궂은 세월을 이 山 저 山 뿌리다,

    소나무 야 소나무 야 노래 부르며, 주둥이만 가지고 다니는 乞人이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고, 네년은 부처가 되었느냐?”

    “이년은 이년도 아니고, 저년도 저년이 아니오.”

     

     

     

    2. 김기진 낭송 - 그리운 바다 성산포

     

    김기진 시인께서는 ‘시가 흐르는 서울’종각역 낭송회를

    이끌고 계십니다.

    5월은 26일 오후 4시부터 종각역 1번 출구 지층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종로문협 홍성훈 회장, 김기진 시인, 김석준 평론가

     

     

    3.

    유재호 - 낭송 

     

    한라산 고사목

                                           이생진 (시집 <우이동-2>에서)

     한라산                              

     사제비동산 가는 길가에

     넋이 나간 고사목(枯死木)

     죽어서도 미래를 사는 고집

     

     살아서 청청했다

     죽어서 꼿꼿한 뼈대

     마른 주먹엔 무엇을 쥐고 있을까

     

     푸른 생명들 속에서

     기 죽지 않고 서서

     언제 말하려 하는가

     

     살아서 겪은 일 들으려고

     노랑나비 흰나비 나와 함께

     맴돌고 있네

     

     

    유재호: 봉재사업가 (장사익 노래 전문가)

     

     

    4.

    반쯤 쑤셔 박힌 집                          노 희 정

     

     

    사랑한다는 것은

    네 가슴에 지어 놓은

    내 마음의 집 한 채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울려서 한세상 살다 가는

    삶이라는 것도 사실은

    마음이 함께 들어앉을 만한

    지상의 집 한 칸 만드는 일인지도 모른다

    사람아

    사랑하는 내 사람아

    우리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도 알고 보면

    내가 네 안에

    네가 내 안에

    온전히 쑤셔 박혀 있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불안한 안정을 우리는

    사랑이라 말하는 역설 속에 산다

    그러나 얼마나 아름다우냐

    우리가 서로에게 절반도 훨씬 넘게

    아니면 온전히 기울어 박혀 있듯이

    강화도엔 아예 겉모습도 그렇게 지어 놓은 집이 있다

    때로 불안해서 아름다운 우리 사랑의

    이 완벽한 설치

     

     

    5.포크레인과 개나리     양숙

     

    와자작 찌그럭 와장창

    붉은 벽돌 오층집 일본식 판자벽 3층 건물까지

    무지개색 부직포로 가렸어도

    무너지는 소리와 부근까지 뽀얀 먼지

     

    며칠 전부터

    빌딩 사이 그늘에서

    간신히 연명해가는 개나리 한 무더기

    노릿한 망울 준비하며 눈길 잡아대더니

    햇살 좋고 너른 곳에 자리 잡은

    다른 친구들 이미 잎 피워 올리는데

    이제야 샛노랗게 웃는다

    하지만하지만

    철근 콘크리트도 이렇게 넘어가는데

    무슨 수로 버텨낼지

     

    무적함대 포크레인 샛노란 개나리 앞에서

    마구 휘두르던 삽질 멈췄다

    어떻게 하나 지나던 길 멈추고 보니

    기사 휘두르던 팔 들어 세우고는

    기계에서 사뿐 내려와서

    담배 물고는 푹푹 연기 내뿜더니

    발로 비벼 끄고 개나리 꽃무더기 앞으로 간다

    이리 둘러보고 반대쪽으로 가서도 고개 내밀어 둘러본다

    체념했는지 가지 서넛 꺾어

    하나는 팔뚝 볼펜꽂이에 끼우고

    남은 건 운전석 앞창 구석 종이컵에 꽂고도

    한참 뜸을 들이더니 입 꽉 물고 포크레인 팔을 내린다

    그 개나리 맘 속에 옮겨 심느라 그리 힘들었나보다

    지나던 나도 한 줄기 얻어 내 속에 꽂으니

    가슴을 쥐어짜는 아쟁 소리가 들린다

    * 개나리 가지-아쟁 연주 시 활대로ㅤㅡㄹ 사용함

    * 2011년 4월-용산역 앞 재개발로 헐리기 시작했다

     

     

     

    6. 박종래 이경선 두엣낭송 - 이생진 시 < 백석이 되어 >

     

    * 노래 못지않은 시낭송의 화음을 들려주어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 박종래 시인께서는 표지가 예쁜 ‘시인수첩’을 기증해 주셔

    모꼬지 오신 분들의 손에 쥔 시-사랑을 배가 했습니다.

     

     

     

     

      이생진 시인과 함께

     

     

    7.

    감기몸살

                             이기호

     

    밤부터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내 살 속을 파고들었다.

    익히 짐작은 하였고, 사람들은 내게 엄살이라 핀잔을 주었다.

    신호는 목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말을 할 때마다 히터 열기처럼 건조한 바람이

    목구멍을 뜨겁게 갈라놓았다.

    입 언저리가 고래수염처럼 거칠게 변해갈 때마다

    꺼내어 놓는 한마디의 언어가 중고자동차처럼 출렁거렸다.

    갈 곳을 잃은 몸안의 뜨거운 수증기가

    목덜미로 뻗어 눈 끝으로 전해지고 있다.

    술에 취한 것처럼 현기증이 솟구쳐 온다.

    언제 사랑이 이처럼 뜨거운 적 있었을까?

    그리움이 오늘처럼 현기증 났던 적 있었을까?

    코가 막히고 기가 막히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첫사랑에 작심하고 사랑한다! 고백하였을 때

    매몰차게 외면당하던 그때, 그 느닷없는 증상이랑

    어쩌면 이렇게 뼈저린게 닮은 걸까?

    어쩔 수 없이 예전 그 일처럼 상처를 달래본다.

    침대 위로 표류하는 제 몸 던져놓고

    젖은 사랑을 위해 긴 휴식을 한없이 줘본다.

     

    * 이기호 : 여의도고 교사

     

     

     

    8.

     

    들꽃 박산

     

     

    목적을 상실한 인간 하나

    광야로 나와 길을 잃었다

     

    이름 모를 손톱만한 바이올렛 빛깔 들꽃 하나에

    취한 듯 코 박아 수작을 걸었다

     

    어디서 본 듯하다

    우리 언제 만난 적 있었지

     

    보아주는 이 없던 들꽃 이 느끼한 음성에도

    이때다 지겨운 고독을 팔려한다

     

    그 거래가 성사 될 즈음

    얼굴 못난 소슬 바람은 결국 사랑을 싣고 왔다

     

    신바람 난 꽃은 흔들거려 노래하고

    고개 박은 인간은 그제야 옅은 미소를 흘린다

     

    찰나의 짧은 기쁨은 생의 목적을 다시 잉태했다

    꽃은 더 아름답고 인간은 광야에서 허릴 폈다

     

     

     

     

     

     

    9. 신안문학회 회원 다섯 분이 참석하시어

     

    최주식 시인의 이생진 시 ‘인사동’낭송

     

    김혜숙 시인의 이생진 시 ‘우정’ 낭송이 있었으며

    김영조 회장님의 이생진 시인에 대한 흠모와 곁들인 인사가 있었습니다.

     

     

     

    10. 도봉구에서 음악활동을 하시는 유경환 선생님의 오카리나 연주

     

    'To Heaven'이 있었습니다.

     

     

     

     

     

    11. 저희 모꼬자 대표 시낭송가 김경영님의

     

    이생진 - 그들이 사랑한 이유

     

    박산 - 웃다

     

    낭송과 시에 얽힌 개인적 소회를 담담히 풀어 말씀해 주셨습니다.

     

     

     

    12. 콧수염이 멋있는 하이디 하우스 차홍렬 시인과 동행하신 소프라노 황수경씨께서

    열악한(?) 성악 환경에서도 ‘망향’을 열창해주셨습니다.

     

     

    13.'오늘의 한국' 임윤석 사장께서 출간 될 이생진 시집

     

    ‘실미도(우리글)’에 대한 뒷얘기 및 이생진 시인과 실미도에서 함께 했던 소회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좋은 낭송과 좋은 노래를 들려주시는 유재호님

     

     

    14.

    이외 종로문인협회 홍성훈 회장 인사가 있었고

     

    영문학자 김경안 선생의 ‘신묘년 새해 찬란한 아침이어’ 시낭송(영어낭송포함)

     

    있었습니다.

     

     

    홍천 효제병원에서 의술을 펼치시며 이생진 시인의 섬 여행에 동행하시어

     

    섬 주민들 진료봉사하신다는 정순환 선생님과 여의도여고에 김정화 교감선생님

     

    한라 미술인협회 강법선 회장님 고유찬님, 정재란 김경미 지해경님

     

    처음 참석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외 저와 통성명 못하고 가신 분들 ,자리가 없어 가신 분들

     

    모꼬지가 항시 이렇게 번잡하지 않으니 다음엔 좋은 자리 앉아 좋은 얘기

     

    나누다 가셨으면 합니다.

     

     

     

    15. 이생진 시인께서는 이날, 이미 시를 너무 많이 드셔서 배부르다 하시며

     

    당신의 시낭송은 생략하시고 막걸리로 시를 마시자 하셨습니다.

     

     

     

     

    이중섭의 서귀포 추억     이생진

     

    -50년 만에 찾아온 환상

     

    2001년 1월 이중섭이 서귀포에 왔다

    넋으로 왔다

    추억으로 왔다

    아무도 볼 수 없는 넋과 추억의 공통분모

    시 쓰는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조용한 환상

     

    초가집 언덕에 서 있으면 섶섬이 보이고

    중섭이 그림 그리는 것이 보인다

    죽어서도 추억으로 떠오르는 곳이 서귀포라며

    그림을 그린다

    좁은 방에서 가족과 모여 살던 그때가 그리워

    이 겨울에 다시 찾아왔다며

    게 잡는 그림을 그린다

    ´서귀포 칠십리´를 흥얼거리며 그린다

    이영학(李榮鶴)이 만든 달걀을 굴리다가

    구상(具常)의 글을 읽다가

    아내랑 태현이랑 태성이가

    수평선 위로 떠오른다고 말한다

    돛단배 타고 이리로 온다고 말한다

    뛰어가 보니 그것은

    섶섬

    문섬

    범섬

    그것은 <서귀포의 환상>*이다

    이번엔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그리다가

    추억에 물감을 발라 화판에 문지른다

    <싸우는 소>**를 그리던 분노가 치민 것이다

    도살장 아래에서 게를 그리던 추억을

    하나하나 모으는 눈에 눈물이 고인다

    섶섬

    문섬

    사이의 팽팽한 수평선을

    화필로 걷어치우고 달아나는 추억

    중섭이 그 그림을 찢듯 추억을 찢어버린다

    순간 중섭은 사라지고 수평선만 남는다

    갈매기 한 마리 울며 그쪽으로 사라지더니

    50년 만에 찾아온 ‘환상’도 사라진다

     

    *이중섭이  1951년에 서귀포에서 그린 그림

    **이중섭이 1955년에 그린 그림

     

     

     

      유경환님

     

     

    16.

    이외 이젠 단골 인기 메뉴가 된 유재호씨의 장사익 노래 ‘꿈속’, 18번 ‘찔레꽃’ 등

    몇 곡이 뜨거운 박수와 함께 불리어졌습니다.

     

     

    * 공지 : 6월 17일 이채은님 초청으로

    이생진 시집 '실미도 출간기념 ' 시낭송 모꼬지를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개최합니다.

     

    장소 : 성남시 분당구 석운동 147-3 (고기리-이채은씨 자택)

    일시 : 6월 17일 금요일 7시

     

    (모임 장소 : 4호선 인덕원역 2번 출구 6:00)

    구체적인 프로그램 추후 공지

     

    시낭송 후 음주 관계로 대중교통 이용 권장하지만

    <인덕원역 - 고기리> 운전봉사 받습니다

     

    현재 1호차-이윤철 교수 2호차 김소양-시인이

    자원봉사 신청 했습니다.

    한 두 대 더 자원봉사 하실 분은

    제게 메일 또는 전화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