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11

박산 2015. 7. 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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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 못 이긴 불갑사 오르는 길

     

    111-11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4월 29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 안숙경 - 대책 없는 여자

    * 유재호 낭송 - 이생진/한라산 고사목

     

    * 노희정 -  반쯤 쑤셔 박힌 집

     

    * 양숙 - 포크레인과 개나리

     

    * 이기호 - 감기몸살

     

    * 박산-들꽃

     

    * 이생진-이중섭의 서귀포 추억外 담론

     

     

    보리수 111을 끝으로 순풍으로 둥지를 옮긴지 열 한 번째

    111-11회 '1' 이 다섯이라 그냥 기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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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해 봄날, 제주도 '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아끈다랑쉬 시낭송' 모임후

            꽃이 허드러진 구좌문학 홍기표 회장댁 마당에서 벌린 잔치후 헤어지기 아쉬워...     

     

    111-10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스케치 (2011/03/25 순풍)

     

    1. 김기진 시인 - 그리운 바다 성산포 낭송

     

    (이생진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시인 앞에서 낭송하는 기쁨을

     말하시며 감성적 낭송을 해주셨습니다)

     

    * 김기진 시인은 매월 ‘시가 흐르는 서울’ 종각역 시 낭송회를

      이끌고 계십니다

     

     

    2. 나는 가네

     

    - 낭송 유재호 이생진/ 황진이

     

    나는 가네

    그리워도 그립다는 말 못하고

    나는 가네

    세상은 앓다 앓다

    속 태우며 가는 거

    아무도 모르게

    나는 가네

    그래서 사람들은

    구름이여 바람이여 하며 가는가

    나는 가네

    아무도 없는 데로

    나는 가네

    -시집 <그 사람 내게로 오네>에서

     

     

     

    3. 개나리꽃 보기 미안하다 < 양숙 >

     

    난방 안 들어오는 사월 초순

    종일 사무실에서 떨다

    퇴근하는 길

    흐드러진 개나리 꽃등

    맘속에 켜 샛노랗게 토렴

    고와진 날숨 내뱉기 아까워

    얼른 들숨 안으로 쟁이려니

    앗차!

    그 차가운 칠흑의 좁은 공간에서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지......

    미안하고 미안하다

    진즉 저 가지 꺾어

    침몰된 천안함 두드려

    생기 불어넣어주고

    무서움 달래줄 걸

    갇힌 그 젊은이들

    할 말이 없다

    개나리꽃 보기 미안하여

    시선 돌린다

     

    2010.04.07.수. 아침엔 쌀쌀 낮부터 부비 트랩된 개나리꽃

     

     

     

    4. 박종래 시인 낭송 - 이생진의 ‘내가 백석이...’ 낭송

    저음의 묵직한 낭송이 인상 깊었습니다

     

     

    5.

    웃다     - 박산

     

    한강 다리 중간 즈음

    노을이 붉게 타는 방향 난간을 잡고

    어떤 사내 하나가

    큰소리로 웃고 있다

     

    지나가는 차들이 힐금거렸다

     

    택시 탄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다

    “ 저런 꼴통 같으니 만만한 게 아래 흐르는 강물이니

    제 잘난 맛에 저러지 ”

     

    트럭 탄 프로이드가 말했다

    “ 그래 웃어라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다리위서 저리 웃겠나 더 크게 웃어라 울지만 말고 ”

     

    버스 탄 칸트가 말했다

    “ 뭔가 생각지도 않은 대박이 터졌구만

    틀림없어 로또가 터졌어 ”

     

    자가용 탄 베르그송이 말했다

    “ 못 볼 걸 봤어 틀림없이 저 친구

    빚쟁이가 죽었나? ”

     

    노을이 저물어 가는데도 사내는 계속 웃고 있다

     

    웃다 그리고 웃다

    웃다 그리고 웃다

     

    * 웃음을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적 ‘우월감’ 때문이라 했고

      프로이드는 긴장을 해소하고 싶어 웃는 ‘해소론’을 주장했고

      칸트는 실체와 현실의 부조화 때문이라 ‘부조화론’을 말했고

      베르그송은 순간적인 현실적응력 상실로 인한 ‘사회론’때문이라

      했다. 지금의 우리 시대에도 많은 아리스토텔레스와 프로이드와

      칸트와 베르그송이 웃고 있다

     

     

    6.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  - 이생진>

     

    여기서는 실명이 좋겠다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는 백석(白石)*이고

    백석이 사랑했던 여자는 김영한(金英韓)**이라고

    한데 백석은 그녀를 '子夜'라고 불렀지

    이들이 만난 것은 20대 초

    백석은 시 쓰는 영어선생이었고

    자야는 춤추고 노래하는 기생이었다

    그들은 3년 동안 죽자 사자 사랑한 후

    백석은 만주 땅을 헤매다 북한에서 죽었고

    자야는 남한에서 무진 돈을 벌어

    길상사에 시주했다

    자야가 죽기 열흘 전

    기운 없이 누워있는 노령의 여사에게

    젊은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1000억의 재산을 내놓고 후회되지 않으세요?

    '무슨 후회?'

    -그 사람 생각을 언제 많이 하셨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때가 있나?'

    기자는 어리둥절했다

    -천금을 내놨으니 이제 만복을 받으셔야죠

    '그게 무슨 소용 있어'

    기자는 또 한번 어리둥절했다

    -다시 태어나신다면?

    '어디서?'

    -한국에서

    '에! 한국? 나 한국에서 태어나기 싫어

    영국쯤에서 태어나 문학 할 거야'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1000억이 그 사람의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 쓸 거야'

    이번엔 내가 어리둥절했다

    사랑을 간직하는 데는 시밖에 없다는 말에

    시 쓰는 내가 어리둥절했다

     

     

    *이생진 시인 담론 : 백석과 김영한 여사와 관련지어진

                                시 세계

    * 제주도 7대 자연경관 전화투표 독려

       (011 1588 7715)

     

    이외 용산에서 일식집 ‘남해’를 운영하시는 정영구 사장께서

    자신의 詩歷에 비춘 담론과 낭송(청춘)이 있었습니다:

     

    청 춘    - 사무엘 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양상을 말한다.장미의 모습, 붉은 입술, 날렵한 손발이 아니라늠름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정열을 말한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안이를 향하는 마음을 떨쳐버리는 모험심을 의미한다.때로는 이십세의 청년보다 육십세의 사람에게 청춘이 있다.햇수를 거듭하는 것 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잊어버릴 때 비로서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더하지만정열을 잃으면 마음이 시든다.고뇌와 공포와 실망으로기력은 땅에 떨어지고 정신은 흩어진다.

     사람은 신념과 더불어 젊어지고 의혹과 함께 늙어간다.확신과 더불어 젊어지고 공포와 함께 늙어간다.희망과 더불어 젊어지고 실망과 함께 늙어간다.

     

     

    육십세던 십육세던 사람의 가슴속에는 경이함에 이끌리는 마음어린이와 같은 미지의 탐구심인생에의 흥미와 환희가 있다.그대에게는 나에게도보이지 않는 수신기가 마음속에 있다.자연으로부터 사람으로부터 그리고 신으로부터아름다움과 희망과 기쁨과 용기그리고 힘의 영감을 받아들이는 한그대는 젊은 것이다.

      

    영감이 끊어지고정신이 육신의 백설에 덮혀비탈의 얼음덩이로 늘려져 있다면이십세라 할지라도 그대는 늙은 것이다.

    머리를 높이 들고희망의 파도 위에 올라 있는 한팔십세라 할지라도그대는 청춘으로 끝날 수 있다.

     

     

    그리고 절필 중이시라는 강흥식 시인

    캐나다 토론토 거주하시는 우긍환님

    ‘시가 흐르는 서울’의 최광호 시인

    박하성님이 처음 참석하여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