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엾은 영감태기 - 조막만한 몸도 덩치라고 어깨 벌려 걷는 팔자걸음이나마 제멋에 취하고 내가 왕년에로 시작하면.... 유도했다 태권도 유단자다 산에 가면 날다람쥐다 누가 알아주든 말든 간에 이 허세 달고 사는 기분도 괜찮은데 예순 훌쩍 넘어 그가 아쉬운 건 딱 하나 외롭다는 거다 의리 상실하고 5년 전 먼저 소풍 떠난 마누라가 밉다 하나 있는 딸년을 작년에 여의고 나니 집에서 밥 해 먹는 일도 궁상맞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문화센터 스포츠댄스 배우러 갔다가 반년 만에 교양 만점 배 여사를 만났다 붉고 짙게 바르는 화장이 아니어서 좋고 꽉 끼는 바지 대신 치마를 입으니 보기에 여유로워 좋고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함께 마셔서 좋고 톡 까놓고 통성명은 안 했지만 얼핏 맞춰 보니 나 보다 한 살 어려 또래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