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250

박산 2022. 8. 21. 14:06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250

2022년 8267(매달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52번지 인사14

//(02) 720 6264

쥔장:김영희010 2820 3090 /이춘우010 7773 1579

1호선 종각역안국동 방향700m

3호선 안국역종로 방향400m

 

249 모꼬지

 

나의 도()는 나의 도(): 이생진

-2022.7.19. 맑음(폭염)

 

 

94!

이 나이에도

밖에 나가 뛰어놀고 싶으니 탈이다

 

섬으로 가자

배 타고 울릉도로 들어가

나리분지쯤에서 하늘을 보자

나의 길은 하늘에 있으니까

 

지금 나는 죽도와 관음도가 보이는

석포 둘레길 깊은 산 속에 와 있다

 

죽도도 관음도도 꼼짝 않는다

나도 섬처럼 꼼짝 않고 있다

쌩도(生島)!

그게 나다

 

 

* (1929~ ) 시 앞에서는 결사적인 떠돌이 시인  

 

오랜만에 반갑게 참석하신 원은숙(右)님과 함께한 양숙 발행인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249 동정

 

1. 무안 식영정息營亭에서: 양숙

 

 

솔개 바람결에 온몸을 맡기고

물고기가 물 위로 뛰듯이

나랏일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여유를 꾸리겠다는 소박한 살이

 

방안에 가뒀던 답답함 드러내고파

속내 다 펼친 넌출문(분합문)처럼

동서남북 잇달아 다 들어 올리면

산바람 강바람 거침없이 내달아

 

거추장스러운 겉옷 벗어 눕히고

네활개 펼쳐 큰大字로 누우니

따라서 네 활개치려 드는 겉치레

팔다리 다독이다 급히 몸을 일으킨다

 

무슨 대단한 인생도 아니고

서울이 빨리 오라 재촉도 안 하건만

서둘러 발걸음 돌리는 나를 보고

영산강에 발 담근 푸조나무 물그림자가

 

내 그럴 줄 알았다

 

 

* 진흠모 편집인/ 시인/ 인사동TV 운영위원

* email: 55yasoo@hanmail.net

 

 

 

 

2. 하늘이 운다: 김효수

 

 

청명한 얼굴로 살아가던 하늘이 큰 슬픔에 빠져 있는지

한 달 전부터 양동이로 퍼붓듯이 서럽게 눈물을 쏟는다

눈물에 축축이 젖은 산은 무너지고 집은 털썩 주저앉고

차 달리는 도로도 검은 껍데기가 벗겨져 둘로 찢어졌다

하늘이 한 달이 넘어가도록 쉬지도 않고 눈물을 쏟으니

눈물바다 된 이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 눈물을 쏟는다

부모 잃은 자식은 땅바닥을 치며 불효를 저지른 생각에

자식 잃은 부모는 가슴 쳐대며 무엇을 키우며 살아갈꼬

늘 하늘을 바라보며 땅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

하늘이 견딜 수 없는 슬픔에 빠졌는데 고통이 없겠는가

다만 바라는 것 있다면 하늘이 커다란 슬픔에서 벗어나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들 웃음을 찾길 바랄 뿐

이러한 상황에서 먼지처럼 잠시 세상 스쳐 가는 존재가

하늘을 위로할 수 있겠는가 이겨내기를 빌고 빌 뿐이지

 

 

* 진흠모/ 시인

 

 

 

3. 하루 종일: 김태경

-이생진 시인께

 

 

구순이 넘으신 시인께서

시집, '비밀의 숫자를 누른다'

종일 읽으셨다는 말씀

정자체로 가지런히 적어 보내주셨다

시인께서 고요한 적막을 깔고

침침한 눈으로

온종일 밑줄 그으시며 읽으셨다는 소식

파도가 치는 해안가에서

난만의 손으로 모래성을 쌓다가

사랑에 발 담근 아이처럼 좋았습니다

살아가시는 삶의 하루

그 눈부신 하루를 꼬박,또 넉넉하게

마음에 드는 시제목을 뽑아

활자로 찍어서 보내주셨습니다

잘 살아라,날마다 잘 살아라

그 가르침을 몇 번이나

지하도를 지나가면서 다짐했습니다

당신의 삶을 닮고 싶다고

그리운 바다 성산포에

해맑은 마음을 풀어 놓으시고

갯바위에서 꼬물거리는 기쁨을 바라보시는

이 청정 무구(淸淨無垢)앞에서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가슴에 새겨놓고 매만지며

한없는 사랑 꼭 안고 살아가겠습니다

 

 

* 연당 국어논술학원장/ 시인

 

 

 

4. 노익장: 조철암

 

 

친구 아들 늦장가 가는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만난 원단 거래처 사장님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인자하고 건강한 모습

90 연세에도 피로연장에서

반주로 소주 한 병 나도 덩달아 반 병

 

40년 전 그분 딸 결혼식날 기억도

프로야구 순위와 선수 이름까지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적 경제 불안

시간과 연령을 초월하고 이어진 공감의 대화

 

습도가 높고 찌는 듯 무더운 날씨였지만

심신이 건강한 어른과 함께했던 시간으로

발걸음도 가벼웠던 주말 귀갓길

 

 

* 진흠모/ 시인/ 낭송가

 

 

김수정 황덕희 님과

 

5. :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어떤 책을 읽어도

지금의 나만 못하다

고독도

아픔도

나보다 못하다

그렇다고 내가 책이 될 수는 없다

나는 종이가 아니다

그렇다는 것뿐이다

이상하다

매일 그런 생각으로 방 안이 가득하다

나 같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볼까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다

-시집 <無緣故>

 

 

* 진흠모 가수/ 낭송가

 

 

6. 행복: 낭송 김미희/ 시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리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리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진흠모/ 낭송가/ 시인/ 인사동TV 운영위원

 

처음 참석하신 박호남님 대금 연주

 

 

7. 작은 별 또 하나: 김중열

도심의 밤하늘 늘

칙칙한 구름에 가려있어

별들을 못 본지도

꽤나 오래로구나

그래도 혹은 어린 날 바람으로

오늘 밤 또한 바라보나니

저 구름 사이 조각진 하늘 한 주먹

그 사이로 별 하나 가득하여라

별은 나를 본 듯 아닌 듯하여도

나는 그 작은 별이 너무 좋아

잠시 후로 구름에 가려질

그때까지 살갑게 바라기로

작은 별은 누구에게나 손짓을 한다

나에게도 손짓을 한다

사랑한다 보고프다 그런 것 너머에서

그냥 모두에게 존재로 발하여라

나는 그것을 이제 그 울림을 듣는다

작은 별 또 하나

어디엔가 언제인가 또 있으련가 하며.

처음에는 서글퍼

그리도 원망스레 그 별을 미워하려도

이제는 아니라 아니라오 하더라오

사랑도 그리움도 아닌

그냥 허탈도 아닌

그러하다 하여 미움도 아닌,

소유를 잊고 그저 흐놀리어

서로 바라기로 빛을 발하여라

나를 떠난 그 이후 잊을지라도.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8. 노후: 허진

 

 

물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와

풀 벌레 우는 소리가

교향곡 되어 울리는 숲속의 외딴집

불 꺼진 창틈으로 반딧불이 다가와

거실을 수 놓고

가끔은 참새와 벌과 나비도 거실에서 비행한다

사면이 푸르른 녹색 병풍으로 펼쳐진

무릉도원의 낙원에서 여생을 즐기노라!

 

 

* 시가 머무는 마을 이끎이/ 낭송가/ 시인

 

 

 

9. 출발을 위한 날개: 낭송 김경영/ 시 황금찬

 

 

선구자의 길은 험하고 또한 가난하다

하지만 언제나 광명을 찾고 길을 열어

현재를 미래로 날아 오르게 한다

 

어둠 안에서 빛은 하늘이 되고

불의와 비정 안에서 선은 향기로운 장미의 꽃이 된다

이성의 칼날은

집 속에 숨어 있지 않고 바른 판단을 생명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내일의 소망은

더 크고 더 넓다

어제도 정의롭고

오늘도 의가 아닌 길은 가지 않지만

내일은 사랑으로 이루는 바다

그 바다 위에 구원의 배를 띄우라

 

이 일을 우리는 바라고 있느니

열매 없는 잎만 무성한 나무뿌리에 도끼를 놓았다고 예언하라

 

저 나단의 입을 빌어

하늘은 언제나 푸르라고 그렇게 일러야 하고

이 땅의 올바른 지혜들을 위하여

다윗의 가락을 빌어

노래하여야 한다

선구자의 길은 좁고 험하지만

그 길에 하늘의 광명이 있느니

그것을 선택한 이 시대의 빛나는 양심이 되자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생자 울릉도에서

 

10. 좋아서 살아가는 날: 박산

 

 

뭐뭐 생각하고 얘기하다

불쑥 뿔나는 일이 있어도

빨갛게 볶은 돼지불고기

지글지글 두부 부침에

막걸리 한 사발 마시면

언제 그랬었냐는 듯 시나브로 풀어져서

평생 날 짓누르고 있는 경제에

까짓 케인즈가 뭐고

아담 스미스가 뭔데... 중얼거리다가

해질녘 예쁘기만 한 붉은 노을 향해

까불지 말아라

낮술 한잔 찌그렸다

왜 꼽냐

잘 보면 나 괜찮은 놈 아닌가

이유 없이

일방 눈쌀 주정을 부리는 처지이지만

이런 날은

정말 좋아서 살아가는 날이다

 

 

* 진흠모 이끎이/ 시인/ 자유 기고가/ 인사동TV 방송주간

 

생자 울릉도에서 2

 

서산 아라메길 생자 시비에서(2022 7월)

생자 담론

 

- 94세가 되도록 나라의 혜택을 너무 많이 받고 살아

  지하철 티켓을 끊고 다닙니다-

 

서산 조재억 시조시인 학덕비에서(2022 7월)

*

7월 생자 동정

울릉도 방문 박신자님이 정성으로 모셨습니다.


서산 고향 방문 제5공저시집 서산 출판기념회 참석하셨습니다. 

 

시예랑 창단식, 김부조 한옥례 오경복 박산 이수옥 님

 

▲진흠모 소식▼

 

진흠모 오경복 한옥례 혼성 듀엣 낭송가가 이끄는 《시예랑》 창단식이

8월 5일 대학로 이음미술관에서 100여 분 넘는 시 애호가들이 모여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진흠모는 《시예랑》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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