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락눈

박산 2015. 12. 14. 09:56

     

     

     

    '눈' draw by 벗, 홍기탁

     

     

    싸락눈

     

    12월 싸락눈 쏟아지는 날엔

    불쑥 누군가를 찾아가

    호호 입김 불어 손 붙들고

    그냥 고맙단 얘기 거푸 하고 싶다

     

    내 곁에 살아주어서

    내 말 들어주어서

    내 얼굴 보아주어서

     

    천만에 내가 더 고맙지

    무슨 소리야 내가 더 고맙지

    서로 손사래 치다가

    까맣게 잊었던 기억의 정情 파편 몇 조각

    싸락눈 되어 싸목싸목 다가올 때

    불덩이 벌건 아궁이 군불 쬐듯

    붉어진 얼굴 짓는 미소가 도탑다

     

    시간은 세월이란 하늘 열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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