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70‘】
(4월 26일 6시 30분 마지막 금요일)
하절기 6시 30분 시작합니다
종로구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
詩/歌/演(02)7206264
쥔장:김영희 01028203090/ 이춘우01077731579
1호선종각역→안국동방향700m
3호선안국역→종로방향400m
바다에 오는 이유: 낭송 류재호/ 시 이생진
누구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다
모두 버리러 왔다
몇 점의 가구와
한쪽으로 기울어진 인장과
내 나이와 이름을 버리고
나도 물처럼 떠 있고 싶어서 왔다.
-시집 <바다에 오는 이유>
* 진흠모/가수/낭송가
◆생자 이생진 시인의 제주 다랑쉬굴 시혼제 및 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성산포 시비거리 축제◆
* 관련기사: 김명중 인사동TV pd:
등잔일보
- https://naver.me/F8bfMqLN
【2024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69' 3월 29일 스케치】
1. 종로매: 낭송 김미희/ 시 양숙
볕 바르고 평안한 곳에서
고결하다고 추앙 받으며
우아한 별명까지 받은 친구들
선암매, 고불매, 납월매, 화엄매
정말이지 무척 부러웠다
귀청 찢을 듯한 소음과
십 년 묵어 찌든
매연 거적때기 뒤집어쓰고
밤중에도 대낮 같은 조명에
눈 감지 못하고 시달리지만
목숨줄 끊지 않고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염화칼슘으로 인한 갈증과
강추위에 가물거리는 의식
흔들어 깨워주는
매년 잊지 않고 들려주는
새해 여는 종소리
올봄에도 여전히
꿋꿋하고 당당하게 꽃 피운다
종로 2가에서
* 선암매ㅡ 천연기념물 488 천년 고찰
仙巖梅 승주 선암사.
고불매ㅡ 세계 최고 단풍 이웃
古佛梅 장성 백양사.
납월매ㅡ 눈 속에서 꽃 피우는
臘月梅 낙안읍성 부근 금둔사.
화엄매ㅡ 각황전 석등 꽃불 켜는
華嚴紅梅 구례 화엄사.
* 진흠모/낭송가/시인/인사동TV 운영위원
2. 꽃샘추위: 김효수
휑하니 허전한 들판에 겨우내 잠자던 생명 파릇파릇 깨어나는 삼월이라
겨울이 멀리멀리 물러간 줄 알았는데 오늘은 몸뚱이 움츠러들게 매섭다
어제는 따스한 햇살에 가볍게 입었는데 오늘은 두껍게 걸치고 산책한다
코끝을 찡하게 울리는 지독한 바람은 낙엽을 데굴데굴 굴리며 멀어진다
몰아치는 바람에 가녀린 낙엽들 몸뚱이가 부서지는 줄 모르고 멀어진다
세월이 이 세상에 우리네 인생들 익혀가다 저세상으로 데려가는 것처럼
* 진흠모/시인
3. 바다에 오는 이유: 낭송 류재호/ 시 이생진
누구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다
모두 버리러 왔다
몇 점의 가구와
한쪽으로 기울어진 인장과
내 나이와 이름을 버리고
나도 물처럼 떠 있고 싶어서 왔다.
-시집 <바다에 오는 이유>
* 진흠모/가수/낭송가
4. 바보의 이별연습: 김중열
그 뉘가 뭐라한들
바보되어 힛죽힛죽 웃었지
별것도 아닌 별나라 사람들이
그래 그랬었지 하면서
흔히들 바보라고 부르면
바보들 머리에는
바보만 떠오른다 했었지
어느날 한 여인이 나에게
찐바보 모습으로 다가서서
싸구려 거래를 하자기에
바보 탈을 거칠게 내던지고
차갑게 거절을 했었지
왜냐고?
그녀를 바보라고 부르기
그리도 싫어서 그랬었지
* 아라밴드 이끎이/시인/화가
5. 어떻게 오는 건가요: 낭송 조철암/시 양숙
어떻게 오는 건가요
당신의 사랑은
안개처럼 스멀스멀
는개처럼 살며시
이슬비처럼 시나브로
가랑비처럼 노래하듯이
작달비처럼 급습하듯
채찍비처럼 야단치며
어떻게 오는 건가요
당신의 사랑은
* 진흠모/낭송가/시인
6. 이별: 이원옥
바람은 오늘도 불고 또 내일도 분다.
숲마저 잠든 겨울밤
머나먼 들판길 외로이
홀로 떠나셨네
서로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알아갈 때
세상만사 모든 것이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려니
뜨겁고도 쓸쓸하던 가슴들을 앓으며
당신은 떠나셨습니다.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것은 알지만
이렇게 짧은 만남은 마음이 아픕니다.
침묵이 지배하는
겨울의 호수 앞에 서서
들려오지 않는 대답을 기다립니다.
산 그늘 흰눈 다 녹아 사라지고
산에는 꽃들이 노랗게 빨갛게 피어나는데
그 꽃밭 밟고
하늘에 별이 되셨네
바람은 오늘도 불고 또 내일도 분다.
* 진흠모/시인/사업가
7. 보내 놓고: 낭송 김경영/시 황금찬
봄비 속에 너를 보낸다
너를 보낸다
쑥순도 파아라니
비에 젖고
목매기 송아지가
울며 오는데
봄비 속에
너를 보낸다
멀리 돌아간 산굽이길
못 올 길처럼 슬픔이 일고
산 비
구름속에 조는 밤
길처럼 애닲은
꿈이 있었다
* 진흠모/낭송가/라인댄스 강사
8. 고통은 멋: 조순일
그림자 가까이 빛이 있다는 진리여
그림자를 두려워하지 마라.
당신이 빛과 아주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루스 E.렌컬(Ruth E, Rencal)
나태한 삶은 안락하다
고요함에 머뭇거림도 즐거움이다
이불 속의 쾌락은 흥건하다
그러나
천 년 동안 맞고 있는 에밀레종
어둠을 가르고 웅장한 소리로
게으른 자를 일으키고
잠자는 자를 깨우고 있는
한 알의 씨앗은 썩어야 젖니를 내민다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가장 소중한 것을 비워 낸다
비우니 섬기는 마음이
가을 아침 물안개처럼
몽실몽실 호수를 가득 채운다
성목요일 밤 게세마니 동산에서
잔을 거부하기보다는
기꺼이 받아들인다.
처절한 몸부림이지만
겨울을 이겨낸
버들강아지꽃 같이 싱그럽고 향기롭다
처절하게 다이모니온이 울린다
종은 맞음으로
씨앗은 썩음으로
겟세마니에서는 비움으로
완성하는데
뜰에는
음울하고 묵직한 첼로소리만
연기처럼 가득하다
*시인
9. 모든 꽃을 조건 없이 사랑합니다: 박산
예순이 넘고 일흔에 도달하면
천지간의 순리를 실감하는
道士 의 길로 접어듭니다
아파도 덜 아파할 줄 알고
슬퍼도 덜 슬퍼할 줄 알고
이별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지요
시기 猜忌 따위는 슬쩍 피해 가고
분노는 순간의 지혜로 참아내고는
일상의 미소를 터득합니다
자식 바라기 덧없음을 깨닫고
편한 말 나눌 벗을 찾으며
나름 폼나는 옷으로 품위를 찾지요
홀로 산책하는 길에도 감사하고
눈비 오심 또한 반길 줄 알고
모든 꽃을 조건 없이 사랑합니다
소풍 떠나는 길 항시 열려있음을 잘 아니
백세 ! 백세 !
호들갑은 절대 사양합니다
* 진흠모 이끎이/시인/자유 기고가/인사동TV 방송주간
10. 부재 : 이생진
자기19
나를 있게 하던 그 사람이
나를 없게 하던 그날부터
내가 찾아다니던 것은 그 두 사람
나보다 더 찾고 싶은 것은
나를 있게 하던 그 사람
* (1929~ ) 시 앞에서는 결사적인 떠돌이 시인
269 모꼬지에서 생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진흠모 양숙 시인 초상날입니다, 실컷 울고 마십시다”
추모 기도와 함께 읽는 시도 나누는 대화도
영원한 진흠모 양숙 발행인을 추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