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57

박산 2023. 3. 26. 08:55

모꼬지 후 생자와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57

 

20233317(매달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52번지 인사14

//(02) 720 6264

쥔장:김영희010 2820 3090 /이춘우010 7773 1579

1호선 종각역안국동 방향700m

3호선 안국역종로 방향400m  

 

《4월은 「다랑쉬굴 詩祭」가 있는 달이어서 '256 발표 시' 중 김명중 님의 시를 타이틀로 올립니다》 

 

불춤 : 김명중

 

 

다랑쉬 마을을 통째로 태운 불은 서서히 식어 가는데

숯등걸 하나둘 모여 다랑쉬오름에 작은 섬 하나 만들었다.

바다는 섬을 가두며 파도 소리를 재우고

열하나의 불등걸은 섬으로 숨어들다 한 줌의 재가 됐다.

사십사 년 만에 잿불이 피어올랐다

젖무덤을 친친 감았던 어머니의 질긴 무명천이 긴 불 끝이 되어 춤을 춘다

 

해마다 사월이 되면

이생진 시인은 다랑쉬굴 앞에 술을 따르고 '다랑쉬오름의 비가'*를 낭송한다

타거라 훨훨 타올라 다 사위어라.

이어도처럼 시간이 지나면 고운 재만 남길 섬이여

고된 서러움을 삭힌 파도는 불비가 되어 내린다

 

시인은 인사동에 인사도라는 섬을 만들고

제주에 구좌도라는 섬을 만들었다

다랑쉬굴 앞에서 스무 번째 진혼시를 올리던 날

인사도와 구좌도에 다리가 놓였다

섬에서 섬으로

시가 되고

노래 되어

춤을 춘다

훠이훠이 불춤을 춘다

 

 

*다랑쉬오름의 悲歌 : 제주 4.3사건 희생자 11인의 넋을 추념한 이생진 시인의 시

 

* 진흠모/ 시인/ 경찰/ 인사동TV 피디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56 스케치 2023224

 

2월 타계한 열혈 진흠모 포크송 가수 보헤미안 천승현 님의 명복을 비는 묵념으로

모꼬지 시작했습니다.

 

1. 마스크 자유 : 양숙

 

 

과감하게 벗었다

얼굴 삼각팬티!

 

솜털 부스스 날리는 바람결에

자유롭게 드러내고 싶었다

 

말도 안 되는 인간 말종들 대면해서

눈웃음치며 비웃는 썩소 맘껏 짓고 싶었다

 

사회생활 기본 예의라며 한 겹 덧씌우던 화장

화장 가면 벗고 출근 시간 여유 계속 누리고 싶다

 

나만의 진정한 모습을 위한 치장

남에게 보이는 모습을 위한 꾸밈

 

마기꾼이든 마해자든

모두 다 누릴 수 있어야 진정한 자유

 

 

*마스크: (새부리 삼각형)얼굴 속옷이라고도 불린다

마기꾼: 눈 예쁘게 보였는데 벗으니 사기였다

마해자: 마스크 착용 피해자

 

 

* 진흠모 편집인/ 시인/ 인사동TV 운영위원

* email: 55yasoo@hanmail.net

 

 

김명옥 화가

 

2. 이별 : 김효수

 

 

굴곡이 많은 인생을 이마에 주름 그려가며 살아가다 보니

이별 중에서 가장 마음이 아파 가슴까지 찢어지는 이별은

다시 세상에서 만날 수 없게 하늘나라로 보내는 이별이다

누구나 당연하게 가야 하는 길이기에 남은 세월 살아가다

언젠가 하늘나라 가서 만나는 순간 기쁨도 아주 크겠지만

그때까지 늘 다정하게 지내던 사람 생각하며 산다는 것은

겉으론 멀쩡하게 보여도 보이지 않는 속은 눈물일 것이다

 

 

* 진흠모/ 시인

 

 

 

 

 

3. 나이 : 조철암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고

배가 불러도

먹어야 하는 것이 나이

 

어려서는 나이의

쓴맛 단맛을 몰랐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나이의 깊은 맛을 알 것 같다

 

부부처럼 다투면서

새록새록 정이 들고

아무리 미워해도

곁에서 더블어 살아간다

 

생의 월계관을 향해

삶의 여정을

사이좋게 걸어가는

영원한 나의 동반자

 

 

* 진흠모/ 낭송가/ 시인

 

 

 

 

4. 꿈꾸는 달(김명옥 화가 작품): 이다현

 

 

우리가 어느 길에서고 다시 만날 때

달의 이마를 바라보면

촛불을 들지 않아도 서로 환하다

 

혼자 서기 힘든 이들에게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찾아와 줄 때

무례한 날들이 깃털처럼 날아간다

 

겨울 저녁 당신을 부르는

내 노래의 마지막 소절은 흩어지고

365개의 계단을 내려온 달빛

허물어진 불안의 등을 쓸어내리면

꽃이 떠난 나뭇가지에 환하게 내리는 첫눈

 

 

* 시인/ 낭송가

 

 

 

5. 너와 내가 손을 잡으면 : 이원옥

 

 

기찻길은 서로 마주보며 나란히 달린다

그러나 합쳐지지 않는다

자동차는 네 바퀴로 열심히 달리지만 합쳐지지 않는다

강아지도 네 발로 열심히 뛰지만 끝내 합쳐질 수 없다

 

우리도 둘이 나란히 걷는다

그리고 서로 바라본다

관조하는 자에게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는 손을 잡고 걷는다

손을 잡는다는 것은

네가 나에게 오고 내가 너에게 가는 것이다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하나가 되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다

이 세상에서 못 할 일이 없을 것 같다

 

손을 잡으면 호흡이 느껴진다

집중하여 너와 나의 호흡을 느낄 때

생의 모든 드라마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었구나

하는 고백이 올라온다

 

 

* 진흠모/ 시인/ 사업가

 

 

 

 

6. 빼앗긴 밤 : 김중열

 

 

밤을 빼앗긴 하루하루 삶을 잃어간 나날들을 어이해야 할까만, 고통 근심 걱정 탈도 많은 우울한 밤에 망각이 막춤을 춘다.

 

하이얗게 쇠하여 갈 즈음, 별도 달도 숨어서 더욱 검게 칠해진 진실은 부르르르 추위에 시려 떨고 거짓은 구름 불러 백골로 덧칠해진 지금을 외면한 채 실커정 뒤틀리고

 

기다리던 눈은 여직에도 아니 오는 밤

아해가 잠에 깨여 뛰쳐나온 밤

눈사람 만들겠다 떼를 쓰는 밤

잠 못 이루어도 서서히 뉘어가는 밤

 

내일엔 눈이 오겠지 주문을 외워가며 먼지 가득 쌓인 알라딘의 램프를 빗속에 버벅이며 한번 한번 또 한 번 더하여 눈물로 쓰다듬다 힘이 다한 그는 시린 아스팔트에 뉘어지어 낙엽 하나로 뒹구른다.

 

그는 달을 품은 별이 되겠다.

별빛, 달빛 떠나간 매지구름 불러 파르르르 떨리는 손으로 시린 눈물 어려진 램프 위로 타오르다 멈추어진 시간들을 별로 혹은 달로 흐놀려 가는 혼을 달래어

잘 가거라 하며....

 

잠 못 이루어 빼앗겨 가는 밤을

잃어져 잊혀져 간 그 많은 별들을

 

이젠 떠나겠다. 이별을 하겠다. 눈을 감는다.

별도 달도 저 멀리에서 어줍다 하련가만,

 

달려드는 구름을 매몰차게 그마저 뿌리치며

앙탈로 얼룩지는 그러한 밤을 떠나겠다.

 

뜨겁게 달아오른 램프에 주문을 흩뿌리며

그는 미명을 향하여 한발 또 한 발

시나브로 내딛고 있더란다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화가

 

 

 

7. 흙을 잃었을 때

-개미 :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흙을 잃은 개미가

흙을 찾아다니다가

63층 옥상 피뢰침까지 올라왔다

피뢰침은 구름에 꽂혀있다

구름은 흙이 아니다

개미는 다시 내려가야 한다

엘리베이터로 내려갈까

아니면 비상계단을 이용할까

운 좋게 엘리베이터를 만났다

더욱이 일 층에서 내린 것은 천만다행이다

그 곳에서 강변까지는 한참이다

개미는 구름보다 흙을 좋아한다

개미의 천국은 하늘이 아니고 땅이다

그것을 사람들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

 

 

-시집 <내 울음은 노래가 아니다>

 

 

* 진흠모 가수/ 낭송가

 

 

 

 

8. 흰 구름의 마음 : 낭송 김미희/ 시 이생진

 

 

 

 

9. 불춤 : 김명중

 

 

다랑쉬 마을을 통째로 태운 불은 서서히 식어 가는데

숯등걸 하나둘 모여 다랑쉬오름에 작은 섬 하나 만들었다.

바다는 섬을 가두며 파도 소리를 재우고

열하나의 불등걸은 섬으로 숨어들다 한 줌의 재가 됐다.

사십사 년 만에 잿불이 피어올랐다

젖무덤을 친친 감았던 어머니의 질긴 무명천이 긴 불 끝이 되어 춤을 춘다

 

해마다 사월이 되면

이생진 시인은 다랑쉬굴 앞에 술을 따르고 '다랑쉬오름의 비가'*를 낭송한다

타거라 훨훨 타올라 다 사위어라.

이어도처럼 시간이 지나면 고운 재만 남길 섬이여

고된 서러움을 삭힌 파도는 불비가 되어 내린다

 

시인은 인사동에 인사도라는 섬을 만들고

제주에 구좌도라는 섬을 만들었다

다랑쉬굴 앞에서 스무 번째 진혼시를 올리던 날

인사도와 구좌도에 다리가 놓였다

섬에서 섬으로

시가 되고

노래 되어

춤을 춘다

훠이훠이 불춤을 춘다

 

 

*다랑쉬오름의 悲歌 : 제주 4.3사건 희생자 11인의 넋을 추념한 이생진 시인의 시

 

* 진흠모/ 시인/ 경찰/ 인사동TV 피디

 

 

 

 

10. 너를 위하여 : 낭송 김경영/시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나의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 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의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너를 위하여

모든 것의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1. : 박산

 

사람에 훅 가는 사람이 있다

십중팔구는 오래 못 간다

천지를 삼킬 듯한 비바람도 그칠 날 오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다

있는 사람

높은 사람

유명한 사람

모두 똥 싸고 성낸다

훅 가다, 하는 낙망이 습관인지는 몰라도

너무 훅하지 마시라

한 방에 훅 갈 수 있으니

 

 

* 진흠모 이끎이/ 시인/ 자유 기고가/ 인사동TV 방송주간

 

 

한옥례 님 천양희의 '우표 한 장 붙여서' 낭송 중

 

12. 식물인간: 이생진

 

이제

내가 봐도

식물인간이네

'2023214'

이렇게 써 놓고 핸드폰을 찾네

오늘 날짜가 거기에 있으니까

모든 것을

핸드폰에 맡겼으니까

 

오늘

내 머리에서

이거라도 건진 것은

다행이지

그런데

영원한 보헤미안 가수

천승현 씨가 사망이라니?

이건 무슨 날벼락인가

여긴 튀르키예도 아닌데

 

 

* (1929~ ) 시 앞에서는 결사적인 떠돌이 시인

 

담론: “즐거움을 지탱하려면 걸어야 삽니다”  

 

* 유재호 님의 시 노래(안용상 시인의 민들레 외)와 현승엽 님의 '갈 수 없는 나라' 노래가 있었습니다.

 

좌여순 양숙 이원옥 조선희 고여생 님 '시가연 이생진 시비' 앞에서

 

* 진흠모 소식: 제주 진흠모 구좌문학 조선희 좌여순 고여생 님 인사동 나들이에

  양숙 발행인 님이 서울 산성 투어 가이드하셨고 이원옥 님께서는, 진흠모 모꼬지

  장소인 시가연에서 막걸리 대접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열혈 진흠모 이덕수 님 인사

* 구좌의 조선희 님이 천혜향을 보내주셔서 나눔했습니다.

* 이기엽 정대성 이정현 이미경 님 등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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