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57

박산 2015. 7. 4. 10:58

  

 

 

                                                 건축가 김진우(부산 거주)님과 함께한 이생진 시인

                                                   

                                        

                            

111 + 57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월 27(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 인사동 지나가다

 

  시 읽는 소리 들려 

 

  귀 쫑긋 들여다보니

 

  아! 여기가 바로 인사동 순풍!

 

  어! 저기,,,

 

  진짜 이생진 시인이 계시네

 

  그냥 들어오셔서 가만히 들으시면 됩니다

 

  시인들 별로 없습니다

 

  다 나 같은 독자들입니다

 

 

 

1. 공부해서 남 주자 : 양숙

 

2. 사랑하는 당신은 : 권영모

 

3. 행복 : 낭송/ 최미숙 시/ 유치환

 

4. 가슴에 품은 뒤 : 김효수

 

5.님의 침묵 : 낭송/한옥례 시/ 한용운

 

6. 별과의 對話 : 허 진

 

7. 시는 이슬이야 : 낭송/유재호 시/이생진

 

8. 다시 떠나는데 : 김도웅

 

9. 사랑은 바람 : 낭송/김경영 시/성기조

 

10. 영화 국제시장 : 박산

 

11. 제주항 제7부두 : 이생진 with 담론

 

 

 

윤철수 윤준경 이인평.jpg

                                     박산 윤철수(의료개혁연대 대표) 윤준경 이인평 님(좌로부터)

 

 

111 + 56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스케치

 

1월 30(매달 마지막 금요일)

 

 

 

1. 머라삐(Merapi) 화산 : 양숙

 

 

그 동안 당한 설움

더 이상 참지 않고

화병으로 굳어지기 전에

한 번씩 쏟아내는

네가 참 장하다

 

콧김이라도 힝 내지를라치면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에 고뿔이라고

하얀 가운에게 끌려가는

불쌍한 내 주인

 

이렇게 분출 시키고 나면

오히려 더 많은 생명들을

품어줄 수 있음을 모르는

안쓰러운 인간들

이제야 널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머라삐 화산: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 있는 2930m 활화산으로 항상 흰 연기를 내뿜고 있다. 2010년에도 분출 많은 인명 피해를 냄. 거의 5년 간격으로 폭발한다고 한다.

 

 

 

* 진흠모/ 교사 시인/ 진흠모 편집인

* email :yasoo5721@sen.go.kr

 

 

 

2. 자화상(自畵像) 낭송/이다혜 시/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甲午年)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으련다.

찬란히 틔어 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 낭송가

 

 

 

3. : 김효수

             

 

돈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

아무리 잘났어도 없으면 무척 슬퍼진다

영혼은 돈을 먹고 절대 살 수가 없는데

사람은 육체만 살찌우느라 바쁘게 산다

사람 사는 곳마다 정이 부쩍 말라 간다

영혼도 견디기 어려운지 비틀대고 있다

세상엔 갈수록 아름다운 영혼 줄어들고

피를 부르며 살아가는 짐승만 들끓는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왜 욕심만 키우는가

자신의 배 한평생 잘 먹이지 못할까 봐

창고 가득 쌓아놓고도 불안해 그러는가

새들도 그날그날 먹고 살아가는 세상에

만물의 영장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아무 감정 하나 없는 돈의 노예가 되면

세상은 갈수록 얼마나 더 추해지겠는가

끝없이 돌고 도는 돈 개도 먹지 않는데

사람은 어찌 미쳐 허무하게 살아가는가

 

 

 

* 진흠모/ 시인

 

 

4. 나도 개츠비처럼/김미자

 

 

5. 자화상(自畵像) : 낭송/한옥례 시/유안진

 

 

한 오십년 살고 보니
나는 나는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라
눈과 서리와 비와 이슬이
강물과 바닷물이 뉘기 아닌 바로 나였음을 알아라

수리부엉이 우는 이 겨울도 한밤중
뒷뜰 언 밭을 말달리는 눈바람에
마음 헹구는 바람의 연인
가슴속 용광로에 불 지피는 황홀한 거짓말을
오오 미쳐볼 뿐 대책 없는 불쌍한 희망을
내 몫으로 오늘 몫으로 사랑하여 흐르는 일

삭아질수록 새우젓갈 맛나듯이
때 얼룩에 쩔수록 인생다워지듯이
산다는 것도 사랑한다는 것도
때 묻히고 더럽혀지며
진실보다 허상에 더 감동하며
정직보다 죄업에 더 집착하며
어디론가 쉬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다

나란히 누웠어도 서로 다른 꿈을 꾸며
끊임없이 떠나고 떠도는 것이다
멀리 멀리 떠나갈수록
가슴이 그득히 채워지는 것이다
갈 데까지 갔다가는 돌아오는 것이다
하늘과 땅만이 살 곳은 아니다
허공이 오히려 살 만한 곳이며
떠돌고 흐르는 것이 오히려 사랑하는 것이다

돌아보지 않으리
문득 돌아보니
나는 나는 흐르는 구름의 딸이요
떠도는 바람의 연인이라

 

 

* 낭송가

 

 

 

 

6. 당신은 별 같은 자리 : 권영모

 

 

어둠이 내려서야

저 별들을 바라볼 수 있다.

 

내 마음 외로운 날

다른 자리에 서 있으면

왜 그리도 밤하늘의 별마저

내 마음에 속삭이듯 스며드는지

 

그 자리에 날마다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는 당신의 별

그런 당신을 간직하고 있는 난

행복한 사람

 

그 행복을 모르 듯

사랑을 사랑인지 못 느끼며

감사하고 사랑한단 말 한마디 못 건네는 자신을

저 뜨거운 태양은 눈 흘기듯 바라본다

 

그러겠지

내 가슴에 대고

진정 행동하는 사랑인지

어둠이 내려야 별을 그리워할는지

 

 

 

* 진흠모/ 시인

 

 

최미숙님.jpg

                                                                          낭송가 최미숙 님

 

 

7. 물 긷는 사람 : 낭송/최미숙 시/이기철

 

 

새벽에 물 긷는 사람은

오늘 하루 빛나는 삶을 예비하는 사람이다.

 

내를 건너는 바람소리 포플러 잎에 시릴 때

아미까지 내려온 머리카락 손으로 걷어 올리며

새벽에 물 긷는 사람은

땅의 더운 피를 길어 제 삶의 정수리에 퍼붓는 사람이다.

 

풀잎들의 귀가 아직 우레를 예감하지 못할 때

산의 더운 혈맥에서 솟아나는

새벽에 물 긷는 사람은

흰 살이 눈부신 아침 쟁반에 제 하루를 담아

저녁에 편안을 마련하는 사람이다.

 

나무들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이른 새벽에

옷섶이 떠질 듯 부푼 가슴을 여미며

새벽에 물 긷는 사람은

목화송이 같은 아이들과

들판 같은 남편의 하루를 예비하는 사람이다.

 

물 긷는 사람이여,

그대 영혼의 물을 길어

마른 나뭇잎처럼 만지면 부서질 것 같은

나의 가슴에 부어다오

나는 소낙비를 맞고

가시 끝에 꽃을 다는 아카시아처럼

그대 영혼의 물을 받고 피어나는

한 송이 꽃이 되련다

 

 

* 낭송가

 

 

8. 이 순간 : 낭송/허진, /피천득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9교향곡을 듣는 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하는 사실이다

 

 

* 진흠모/ 시인/ 낭송가

 

 

 

9. 홍대 근처 : 김도웅

 

 

항상 뒤를 잘 챙겼어야 했다

 

산호초를 갈망하는 눈짓

팔꿈치를 툭툭 치며

파도의 문 속으로 잠수한다

 

세상 끝에 저당 잡힌 춤도 아니고

먼 상식으로 부터  귀양 온 음절도 아닌데

*미도콘드리아가 퇴화되어

하루살이들의 그림자가 안개 속에 파고든다

꽃잎 속 타악기가 같은 공기가 빅뱅이 되고

 메아리를 추적하여 온 별빛이

넋 빠진 비상구 앞에 서성거린다

 

몰골들이 바람의 거울 앞에서

체취의 피사체로 형질 변경되는 시간 속

허공의 등고선 곳곳에 조등이 흔들리고

현기증을  잊은 군상들은

깨어날수록 몽롱해 진다

 

어떨떨한 단어들이

아무렇게나  거품이 될 때마다

밤샘을 들킨 부엉이처럼

막장의 껄쭉한 절정이

목에 가시가 되고 있다

 

증발되고 있는 호흡이 니글니글하다

 

 

*미도콘드리아 : 세포호흡에 관여하는 소기관, 호흡이 활발할수록 에너지 생산이 높다

 

 

 

* 진흠모/ 시인

 

 

 

 

10. 소리도- 섬에 따라 온 친구 : 낭송/유재호, /이생진

 

 

자네가 천국에 간다기에 따라왔는데

천국이 아니잖아

물이 거세고 춥고 바람불고

천국이 아니잖아

 

천국이라고 춥지 않나

계산을 잘못했지

조금은 괴롭고

조금은 춥고

조금은 쓸쓸하고

조금은 그리운 곳 그곳이 천국이야

 

그래도 나는 서울로 돌아갈 거야

서울은 천국인가 도둑 천지인데

서울은 수세식 변기가 있어 편해

앉아 누는 것이 편할지는 모르지만

누워서 누는 것은 더 편해

 

 

-시집 <가는 곳마다 그리움이>에서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11. 아침 : 윤준경

 

 

지금

싱싱한 아침에

내가 당신께 하고 싶은 말은

창문을 활짝 여는 일

 

앞뜰의 꽃송이와

이슬방울에 매달린

우리의 언어가 같아

우리가 하나임을 확인하는 일

 

지친 나래를 손질하고

녹슨 문고리를 닦아

저 하늘 광활한 사위에

은은히 채울

노래가 되는 일

 

지금

돋아오는 햇살 아래서

내가 당신께 하고 싶은 말은

끝날까지

서로의 허물을

덮으며 살자는 이야기.

 

 

* 진흠모/ 시인

 

 

 

12. 청춘 : 낭송/김경영 시/사무엘 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미의 용모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손발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정열을 가리킨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의 청신함을 말한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 보다 8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 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 가지만

열정을 잃으면 마음이 시든다

고뇌 공포 절망에 의해서 기력은 땅을 기고 정신은 먼지가 된다

 

7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에는 경이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

 

그대에게도 나에게도 마음에 눈에 보이지 않는 우체국이 있다

인간과 하느님으로부터

아름다움 기쁨  희망 힘의 영감을 받는 한 그대는 젊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아이러니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혀질 때 20세라도 인간은 늙는다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3. 영혼이 된 섬 이생진 시인 : 이인평 (공간 시낭독회 회장)

 

 

14. 겨울 숲 : 박산

 

바람은 어둠 따윈 개의치 않는다

볼때기 시리게 쌩쌩 때리는데

숲이 잘 있었냐?” 묻는다

그 길고 추운 고독 알 것도 같고

그냥 휙 지나치기 미안해

그래 너는 어때 하고는

이 얘기 저 얘기 주고받는데

황색 점퍼 입은 노인이

지팡이 짚고 낙엽 부스러기를

발끝에 질질 끌고 지나간다

햇빛은 어두운 숲을 포기하지 않고

하늘 향해 벌거벗은 나무 꼭대기에서

소리 없이 웃으며 서성인다

빨간 바지 파란 파커가 어울리는 여인이 

검은 선글라스로 어둠을 더하면서

내게 가벼운 목례를 하고 스쳐 지나간다

숲은 저 여인하고도 말하고 싶어

나무 몇 그루를 흔든다

숲을 빠져 나왔지만

노인은 아직 멀리 가지 못했다

돌아 본 숲이 표정 없이 잘 가라 손짓이다

바람은 여전히 차다

  

 

* 진흠모/ 진행자

 

 

 

거문도 이승희 시판.jpg

 

 

 

15. 겨울 섬의 표정/이생진

-고독 수용소

 

 

 

자꾸 꼬부라드는 허리를 등에 업고

혼자 사는 겨울 섬으로 간다

이 나이의 고질병을 환영할 곳은 없다

되도록 사람이 없는 데로 가야……

사람이 없으면 고독이 편하다

 

갈대밭을 지나 노둣길을 걸어

앞뒤를 봐도 따라오는 이 없고

고독이 피하기 좋은 순간

대나무밭 참새들 처음 보는 괴물에

느티나무 언덕으로 피했다가

일제히 간이학교 운동장으로 도망친다

간이학교도 폐교의 위협을 감당하기 어려워

문이란 문 다 못질하고

하나밖에 없는 학생이랑 뭍으로 나갔다

참새들은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듯

대나무 숲속으로 들어가니

나그네의 저녁길이 조용하다

 

언덕 위에 빈집 하나

텃밭에 겨울배추가 얼었고

마루 밑에서 얼룩고양이 눈을 흘긴다

고독에 발톱이 닳은 놈

그놈이 나를 흘겨보더니 하품을 한다

잘 만났다는 식이다

나는 고립된 고독의 수호자

타협은 고독의 지름길이 아니지만

고양이 눈치를 보며 빈집 문을 연다

신문지 두 장이면 잘 것 같다 ()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담론:

 

인사동을 나오는 심정이

여러 분의 1년은 제게는 10년입니다

고독에 대한 아쉬움은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습니다

 

미라보 다리(기욤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흐르는데

나는 기억해야하는가

기쁨은 늘 괴로움 뒤에 온다는 것을(중략)

 

(피카소를 처음 파리로 이끈 카사레마스 결국 그를 고독으로,,,중략)

 

 

 

@ 공간시낭독회 이인평님의 이생진 시인에 대한 인연과 인사가 있었습니다.

 

 

@ 의료개혁연대 윤철수(의사) 대표가 추구하고 있는 맑은 의료보험 세상

  국민의 혈세가 의료보험 재정을 핑계로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 가에 대한

  짧은 설명이 있었습니다. 그가 추구하는 의료 개혁이 우리가 지향하는

  '순수한 짧은 시 한 줄' 같이 국민복지의 행복으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 부산 거주하시는 김진우(건축가)님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 서예가이며 전각가인 권영모 시인의 첫 시집 울고 싶을 때 우는 남자

   시집 증정이 있었습니다

 

@ 2015 진흠모 첫 모꼬지

 

김도웅 김경영 유재호 김민열 윤준경님의 노래가 있었고

언제나 그랬듯이 모꼬지 전속가수이며 음유시인 작곡가 현승엽님이

이생진 시인과 펼치는 퍼포먼스로 한 해 시작을 알렸습니다.

 

새해에도 저희 모꼬지 진흠모는

이제 것 그래왔듯이 큰 변화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이생진 시인을 모시고 시를 읽고 그의 음성을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