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55

박산 2015. 7. 4. 10:53

  

 

 

 

                                                           이생진 시인과 함께한 제주 고현심 낭송가(의사)

  

                                                          

                                    

111 + 55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2월 26(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 인사동 지나가다

 

  시 읽는 소리 들려 

 

  귀 쫑긋 들여다보니

 

  아! 여기가 바로 인사동 순풍!

 

  어! 저기,,,

 

  진짜 이생진 시인이 계시네

 

  그냥 들어오셔서 가만히 들으시면 됩니다

 

  시인들 별로 없습니다

 

  다 나 같은 독자들입니다

 

 

1.잠식 : 양숙

 

2.전라도 길 낭송- 소록도 가는 길에 : 이승희/: 한하운

 

3. 우화의 강   낭송: 최미숙/: 마종기

 

4. 이 세상 : 김효수

 

5. 자화상  낭송: 한옥례/: 유안진

 

6. 바다에 가면 엄마가 있다 : 곽성숙

 

7. 고독은 죽지 않고 낭송: 유재호/: 이생진

 

8. 나는 겨울나무 : 권영모

 

9. 그리운 바다 성산포  낭송: 허진/이 생진

 

10. 전각 : 김도웅

 

11. 죽음의 찬가 낭송: 김경영/: 김소엽

 

12. 하늘 소유권 : 윤준경

 

13. 또 한해가 간다 낭송: 김기진/: 황금찬

 

14. 아이 하나 울고 있습니다 : 박산

 

15. 실종자 501오룡호: 이생진with 담론

 

 

* 판소리 시창 김숨

 

* 가수 현승엽 공연

 

 

 

                                                       左로부터-윤준경 목필균 서혜경 시인 고현심 이혜준 낭송가

  

 

111 + 54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스케치

 

11월 28(매달 마지막 금요일

 

 

1. 나뭇잎 : 양숙

 

 

언 몸으로도

온 몸 다 열었고

지독한 땡볕에

축축 늘어지기도

 

이젠

다사로운 햇살

끌어 모아

녹색 마전 시키고

붉음 앉힌다

 

나는

태양집열판이다

 

 

* 진흠모/ 교사 시인/ 진흠모 편집인

* email :yasoo5721@sen.go.kr

 

 

 

 

2.하늘나라 : 김효수

                     

 

 

유명한 사람이 하늘나라 가셨다

아끼던 자동차 가져가지도 않고

열심히 모았던 재산까지 놔두고

최대한 가볍게 하늘나라 가셨다

 

하늘나라 훨훨 날아서 가시려면

몸뚱이 최대한 가벼워야 하는지

세상 먼지 하나 몸에 달지 않고

바람처럼 날아 하늘나라 가셨다

 

평생 잘 알고 지낸 사람들 모두

울음바다에 빠져 살아가게 하고

말없이 하늘나라 올라가신 뒤로

흡족한지 다시는 오지 않으신다

 

 

김효수 * 진흠모/ 시인

 

 

 

3. 우화의 강 : 낭송 고현심/시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 진흠모 제주 문섬을 사랑하는 시낭송가

 

chriatmas tree 55.jpeg

 

 

4.

 

정인성 낭송 내가 백석이 되어(이생진 시)

(수원 시낭송대회 금상 수상 기념 큰 절로 시인 앞에서 낭송)

 

이혜준 낭송 세월이 가면(박인환 시)

 

 

5. 황혼(黃昏)senior의 계절 : 허진

 

 

황혼(黃昏)senior즈음에 후회하지 마라

두려워하지도 마라!!

 

저녁노을 석양은 얼마나 화려한가?

새벽을 여는 태양 커다란 불덩이가

중천에서 이글거리며 생명의 에너지를 쏟아 내고는

~ 처럼 화려한 저녁노을을 만들지 않는가,

 

우리는 논두렁 문화에서 아날로그(analogu) 문화를

건너 IT 디지털(digital) 문화까지 우리가 별에서 살아가는

행복한 황혼(黃昏)senior  아니던가?

 

우리는 거친 광야에서 자라며 고운 꿈을 키워왔지,

우리 함께 꾸었던 꿈을 위하여 높은 곳에서 낮은 곳에서

마른 곳에서 젖은 곳에서 허리끈을 졸라매고 배움을

갈망하며 타는 목마름으로 몸부림 쳤다 

 

2~30  ~아 폭풍처럼  화산처럼

끓어오르던 청춘에는 뜨거운 사랑도 하지 않았던가!!

40에는 쓰러지기 직전까지 마지막 불꽃을 뿜으며

가장 이라는 명예를 걸고 한 번도 좌절하지도 않았고

비겁하지 않았다 기적을 울리며 기관차처럼 달려왔다

 

50그 욕망의 성난 파도를 잠재우고 불혹(不惑)고비를

넘기며 지천명(志天命)으로 중후한 가정을 꾸려왔다

60지금 우리는 신께서 주신 마지막 선물

손자 손녀를 안고 녀석들의 천진한 숨소리와 반짝이는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지 않는가?

 

화려한 석양이 지고나면 거룩한 밤이 오겠지

그 밤에는 내 새끼 내 손주들 깊은 잠에서 아름다운

꿈을 꾸겠지?       

아주 멋진 꿈을.....

 

 

허진 * 진흠모/ 시인/ 낭송가

 

 

 

6. 바지랑대 : 김도웅

 

 

달의 뺨이 초췌해지는 새벽

 

살 마른 등으로 꿈을 문지르며

머리맡에 괸 밤빛을 퍼냈다

 

꼿꼿한 아침을 마당에 세우고

늘어진 햇살을 팽팽히 하여

혼자 된 몸서리를 

손가락으로 떠받쳤다

 

참는 법을 전하러

강을 털어내고 온  바람이

그이와 나 사이에

이끼처럼 축 처져 있던 기억들을

만장처럼 흔들며

마지못해 헹궈 놓았던

미소를 말리고 있다 

 

끝내 무너지지 않으려고

직립하고 있는 시간 속에

울대에 파르르 경련이 일어났다

 

 

김도웅 * 진흠모/ 시인

 

7.

 

한옥례 낭송 그리운 바다 성산포(이생진 시)

현정희 낭송 (문인수 시)

최미숙 낭송 옛날의 그집(박경리 시)

 

(시가 흐르는 서울 낭송팀)

 

 

8. 명태의  절규 : 김문수

 


물고기이면서 ''   달지  못했다
출신 외모  쳐지고
재능 모자란다는 거는
인정할 수 없었다

뜻을 세웠다
세상에 나와
오장 들어내는 고통 견디고
하늘과 닿았다는 태양 신공 익혔다

자태 정갈히 가다듬고
온갖 외로움 이기며
한뜻으로 수행 정진하여
자연에 순응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북어가 되었다
마침내 ''  쟁취했다

그런데 이게 뭐란  말인가
꼴랑 술꾼의 해장국에나 쓰이고
패면 팰수록  부드러워진다는 악담에다
근본은 못 속인다는 소리나 듣고

 

 

김문수 * 진흠모/ 시인

 

 

 

9. 마라도야 마라도야 :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내가 들어오기 전에 들어와

돌담 밑에서 바람을 피해 움츠리고 있었고

수평선은 유배된 금잔화를

동정하느라 날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얼마 안 있어 섬 한복판에 십자가가 서고

목탁소리가 떠돌더니 난데없는 자장면 배달이다

그것도 문명이라고 잔디밭에 빈 그릇이 널브러지고

한나절 오토바이 소리가 판을 치더니

마라도가 간데없다

마라도야

마라도야

어디 있니

혹시 관광객을 따라 육지로 간 거 아니냐

간밤엔 등대원이 초대 받아

넥타이를 찾느라 북새더니

대통령 취임식에 갔다고

거긴 왜 가나

보고 싶으면 올 일이지

등댓불 꺼지면 어쩌려고

거길 왜 가나

마라도야

마라도야

어디 있니

-시집 <인사>에서

 

 

유재호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10.

 

단풍 素描 : 윤준경

 

 

온몸 불덩이구나

 

찬란한 푸르름 뒤에 숨겨둔

피빛 진실

이제는 감추지 말자

붉게 토해내고

 

겨울을 위하여

뜨거운 알몸으로 서려한다

 

 

윤준경 * 진흠모/ 시인

 

 

11.

 

서혜경 자작시 낭송 풀등에서

 

 

12. 낙엽의 꿈 : 낭송 김경영/ 시 김소엽
                    

가을이 되면
지난날 그리움을 황혼처럼
풀어 놓고 나는 떠나리라

나뭇잎이  가지 위에서 떠나가듯
당신의 가난한 사랑에서
소리 없이 떠나리라

가을이 되면
황금 들녘을 지나
물색 하늘에 닿으리라
떨리는 음향
빛 고운  노을 지나
하늘이 쏟아져 내리는 그곳까지
바람에 날려도 좋으리

당신 가슴에 
가을 하늘  한 자락
옮겨 올릴 수 있다면

가을이 되면 섧디섧은 
종추되어 울리리
몸은 언제나 슬프고
정신은 낙엽처럼 외로운 것

가을이 되면
낙엽 지는 숲으로 가리
낙엽 져 눈 내리는 가을 숲에 서서
가버린 사람을 추억 하노니

사랑이여!
떠날 때가 되면
나뭇잎이 가지 위에서
떠나가듯 
나 또한 그렇게  떠나겠지만
우리 지순했던
사랑만은  열매로 남겨 두련다

낙엽의 꿈은
대지의 품에 돌아와
죽어서 다시 사랑을 싹틔울
생명의 봄을 꿈꾸나니
비로소 누리의 평안과 안식이여

가을이 되면
낙엽 지는 숲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배우련다
되도록이면
단풍비 눈 내리는
서럽도록 아름다운
이별의 때를 택해서
지고한 정신의  알맹이만 남겨
사랑의 종추가 되리라

대지의 종 울리듯
당신의 겨울나무
표피 같은 단단한 영혼
흔들어 깨울 수만 있다면

가을이 되면
지난날 그리움을
황혼처럼  풀어 놓고
나는 떠나리라

김경영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3. 부다페스트에서 영화를 찍다 : 박산

 

 

한 마흔은 먹었을

가녀리게 생긴 여인이

단풍 든 나무 아래서 

바바리코트 깃을 세운

한 쉰은 먹었을 남자 콧등에

얼굴을 바싹 들이밀고는 

뭔가를 속삭이는데 

얼핏얼핏 새 나오는 단어들

부다페스트, 도나우 강

세체니 다리, 겔레르트 언덕

얼마간의 침묵

사내가 허밍으로 부르는 헝가리언 무곡 

혀를 살짝 내민 여인의 눈이 풀리는 순간

사내가 끌듯이넌지시 손을 잡아 

서너 바퀴 가볍게 돌며 춤을 추는 듯했는데

어느 사이엔가 부둥켜 입을 맞추고 있다

 

부스스 부는 바람 

단풍잎 사르르 팔랑팔랑 

포개진 어깨 위로 

톡톡 떨어지고 있다

 

 

박산 * 진흠모/ 진행자

 

 

 

14. 낙엽 : 이생진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아까울 때가 있다
그때가 좋은 때다
그때가 때묻지 않은 때다
낙엽은 울고 싶어하는 것을
울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엽을 간직하는 사람은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새로운 낙엽을 집을 줄 아는 사람은
기억을 새롭게 갖고 싶은 사람이다

 


* 시화집 '산에 오는 이유(1984)'에서 '낙엽'

 

 

이생진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담론 ;

 

비바람 치는 굳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를 위해 모꼬지를 찾아주신 여러분께 우선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언어를 통해 표현하는 시는 예술입니다.

만약 언어를 돈을 주고 사는 것이라면 나의 시 쓰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오늘 인사동을 걸으며 비 맞아 떨어진 낙엽이 처참하게 밟혀지는 광경을

안타깝게 보았지만 시는 언어를 통해 살려낼 수 있습니다.

시가 아무리 배고프다 해도 배부르게 할 수 있습니다.

 

이점이 나는 행복합니다.

늙어서도 생명을 가질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홍처럼 운다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 밟는 소리를

 

구르몽(1858-1915)의 시를 읽으며 그의 생애를 말합니다(...중략)

 

욕심을 버리고 그냥 무언가를 써 보세요

오늘을 써 보세요

아마도 그 사람이 있을 겁니다

안 쓰면 없고 쓰면 있습니다

세상은 기록으로 이루어집니다

 

종종 카톡을 받습니다

누군가가 복사를 해서 여기저기 퍼 나르는 문장들은 진실성이 없어

읽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가 쓴 사진이나 내가 쓴 시와 글들은 읽습니다

(중략)

 

나는 시를 이용한 제도권의 권력이 싫어 여기저기 다 빠져나온 사람입니다.

자꾸 이생진을 내 세우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리오니 가급적 여기서 제 시를 읽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중략).

 

 

한 번 더 오늘 같이 굳은 날씨 인사동 순풍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 함께해 주셔 감사드리고 정말 보고 싶은 분들이란 생각입니다.

 

 

국악인 조수빈.jpg

                                                                  경기민요 전수자 명창 조수빈님

 

 

@ 오기환 수필집 빗소리 바람소리 숨소리

 

진흠모 동인이신 오기환 선생님께서 참석 동인들 다수에게

수필집 증정과 수필을 쓰시게 된 동기, 6.25를 겪은 세대로서

77세 희수를 맞은 감회 이생진 시인과의 인연 등을

얘기해 주셨습니다- 수필집이 발간 될 때 마다 배포해주시는

오기환 수필가께 진흠모 모두 감사드립니다.

 

@ 제주에서 낭송가 고현심(의사)님과 목필균 서혜경 시인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 정인성 이혜준 님

 

수원시 주최 시낭송대회에서 이생진의 시 내가 백석이 되어로 금상을

수상한 정인성님이 이혜준님과 함께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정인성님의, 호소력 깊은 가슴으로부터 나오는 낭송이 듣는 이의

가슴을 후벼 팠습니다. 이생진 시인 앞에서 낭송하게 되는 영광된

자리를 큰 절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 ‘시가 흐르는 서울낭송가 한옥례/현정희/최미숙님이 처음 참석해

   낭송해 주셨습니다.

 

@ 시집 출간을 앞 둔 권영모님이 참석하셨습니다.

 

@ 경기명창 조수빈님이 무의도 정중근님과 함께 참석해 주셔

  청춘가 창부타령 태평가를 들려주셨습니다.

  감사드리고 인사동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 모꼬지 전속가수 현승엽님이 바쁜 스케줄로 불참한 이날도

  유재호 김도웅 윤준경님의 노래와

  처음 오신 분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이생진 시인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떨리는 낭송으로

  겨울맞이 진흠모 모꼬지 111-54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