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륙도ㅡ이기대(부산 갈맷길)

박산 2022. 9. 22. 15:35

 

 

오륙도ㅡ이기대(부산 갈맷길)  

 

시 얘기 모임 후, 파전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는데 나하고 두물머리를 걸으며 담소를 나눈 적이 있는 분이 "이즘도 많이 걸으세요? 좋은데 좀 알려 주세요" 하셔서 말씀 드린 코스, 한 칠팔 년 지났을까, 걷기 20년 지기 벗들과 걸었던 부산 갈맷길 '오륙도ㅡ이기대'를 걸어 보시라 말씀드렸다.

 

6.5km의 안전하게 조성된 해안절벽 길을 따라 광안대교와 해운대, 달맞이고개를 저만치 보며 걷는 환상적인 트레킹 코스, 때론 가파른 절벽 계단을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넘실대는 파도에 아찔한 스릴을 느끼기도 하지만 오르막길 내리막길 내내 절벽 중간 중간에 자리한 쉼터는 농바위 같은 기기묘묘한 해안 절벽의 형상을 감상할 틈을 친절하게 내주고는 낭떠러지 절벽 사이사이에 서식하는 갈매기들 둥지를 관찰할 수 있는 여유까지 제공한다.



걷기 나름이지만 쉬엄쉬엄 2-3시간에 걸쳐 걸어야 제격인 길이다.



조용필의 노래로 누구나 친근한 오륙도의 섬 풍경을 보며 시작하는 정취도 좋고 절벽을 오르고 내리는 길옆에 샐쭉 고개 내민 갯쑥부쟁이 해국 같은 들꽃들과 "잘 있었니" 하며 속삭이는 맛도 정겹다. 의기義妓 두 명의 전설로 전해지는 이기대二妓臺 너른 바위에서, 골치 아픈 세상 머릿속 잡념 모두 바다에 던져버리고는 두 팔 두 다리 모두 뻗고 벌렁 누워 바다 짠 내음 속 하늘 구름 구경하는 맛 또한 새롭다. 백문이 불여일견!

참 좋은 날엔 
참 좋은 사람을 만나 
참 좋은 길을 걸으며
참 좋은 대화를 나누다  
참 좋은 음식을 즐기면 
참 좋은 일들이 기다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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