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중 2011 우리글》
어머니 그리고 시 -
단풍 든 가을
치매 진단 받은 어머니
병원 모시고 간다
병원 진찰하고 약 탄 후
“뭐 잡수고 싶으세요”
“갈비탕”
자주 가시는 단골 갈비탕 집
질리지도 않으신 모양이다
가을 구경시켜 드리려
가까운 숲을 찾았다
느린 걸음 산책하시는 어머니
난 벤치에 앉아 시첩을 꺼내 뭔가 끼적거렸다
어느새 다가오신 어머니
“시 쓰냐?”
“네 그냥 요”
“시가 재미있냐?”
“재미는요 뭐 그냥 쓰는 거지요,
옛날에요..... 서양사람인데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죄 없는 일이 시 짓는 일이고
가장 죄 없는 사람이 시인이다 -하이데커’
“그래?”
“이 말 이해하시겠어요?”
“그래 시 쓰는데 무슨 죄가 있겠니”
성질 급한 단풍 하나
어머니 옆으로 느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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