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에 쪽팔렸다

박산 2022. 1. 13. 07:08

2022년 무숙이(이광무 화백 일러스트) 

 

알고리즘에 쪽팔렸다 

 

최근 안 다니던

삼성동 L호텔에서 스테이크를 썰었고

여의도 등심 한우집을 갔었고

엊그제는 서교동 G호텔 스시를 먹었다

 

허구헌날 종로 뒷골목이나

사는 동네 근방 허름한 식당 찾아

룰룰랄라 막걸리나 마시며 다녔는데

알고리즘이 놀랐나 보다

 

그 호텔 어떠냐고

그 식당 어떠냐고

자꾸 묻고는 별점을 매기란다

 

아이고 이노무 알고리즘 이 시키가 정말!

촌놈 서울 음식 구경 훈련 시키려나 보다

나 서울 토박인 줄... 고건 몰랐지 이 눔아

끄응 하고 야단치듯 중얼거리길

 

알고리즘, 너 이 시키 요것도 모르지

한때는 짜샤 나도 거기 일수 찍던 눔이야!

더 이상 쪽 팔리게 하지 마 짜샤, 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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