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내 말 맞지요? ㅡ
부모 복이라곤
땡전 한 푼 받아 본 적 없는
생전 울 아부지 말쌈이
맞대거리 송사 걸리는 일 하지 말고
남에 돈 빚 지고 살지 마라
깜냥도 안 되는 눔이 사업이랍시고 벌였을 때
치성 들여 델꼬 있던 친구란 눔이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하루아침에 온다간다 없이 도망갔지만
아부지 말씀 받자와 고발하지 않았고
껌딱지 같이 스무 해 가까이
찰거머리처럼 딱 붙어
따박따박 이자 따 먹던
억억 거리던 마이너스통장 이 놈들도
이젠 얼추 떨궈 내니
앓던 이 뺀 거 같이 시원하고
쟁여 놓은 돈 없어도
누군가 돈 내 놓아라 할 일 없으니
배짱은 편타
자식 용돈 단 한 번을 안 받아 쓰시고
자식이 문안 인사드리면
밥값은 벌고 다니냐 걱정으로 묻고는
당신 벌어 쓰시다 당신 돈으로 소풍 떠난 아부지
당연 나도 그래야 함이 마땅하다 사는 중에
철든 자식 새끼 이삐 하는 말이
ㅡ 아부지, 집이 건 뭐 건
내 걱정 마시고
다 쓰면서 사세요
살기는 더 팍팍해진
국민소득만 3만 불인 이즘 세상
다 큰 자식들 치다꺼리로
늙은 부모들 등골 휘고 빠지는데
뜯어간다 안 하는 새끼가
일면 다행스럽긴 하지만
응당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아부지 내 말 맞지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유思惟의 끝에는 (0) | 2022.01.23 |
---|---|
무위無爲 Ⅰ (0) | 2022.01.21 |
알고리즘에 쪽팔렸다 (0) | 2022.01.13 |
기다림 (0) | 2022.01.10 |
中說 文中子를 읽음 (0) | 2022.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