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내 말 맞지요 ?

박산 2022. 1. 18. 11:04

 

아부지 내 말 맞지요?

 

부모 복이라곤

땡전 한 푼 받아 본 적 없는

생전 울 아부지 말쌈이

맞대거리 송사 걸리는 일 하지 말고

남에 돈 빚 지고 살지 마라

깜냥도 안 되는 눔이 사업이랍시고 벌였을 때

치성 들여 델꼬 있던 친구란 눔이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하루아침에 온다간다 없이 도망갔지만

아부지 말씀 받자와 고발하지 않았고

껌딱지 같이 스무 해 가까이

찰거머리처럼 딱 붙어

따박따박 이자 따 먹던

억억 거리던 마이너스통장 이 놈들도

이젠 얼추 떨궈 내니

앓던 이 뺀 거 같이 시원하고

쟁여 놓은 돈 없어도

누군가 돈 내 놓아라 할 일 없으니

배짱은 편타

 

자식 용돈 단 한 번을 안 받아 쓰시고

자식이 문안 인사드리면

밥값은 벌고 다니냐 걱정으로 묻고는

당신 벌어 쓰시다 당신 돈으로 소풍 떠난 아부지

당연 나도 그래야 함이 마땅하다 사는 중에

철든 자식 새끼 이삐 하는 말이

아부지, 집이 건 뭐 건

    내 걱정 마시고

    다 쓰면서 사세요

 

살기는 더 팍팍해진

국민소득만 3만 불인 이즘 세상

다 큰 자식들 치다꺼리로

늙은 부모들 등골 휘고 빠지는데

뜯어간다 안 하는 새끼가

일면 다행스럽긴 하지만

응당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아부지 내 말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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