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思惟의 끝에는

박산 2022. 1. 23. 09:05

2022년 1월 인천 아트플랫폼에서(박산 찍음)

 

사유思惟의 끝에는 ㅡ

나뭇잎 떨어지고 단풍 진들

북풍한설 몰아친들

내 알 바 없으니 그게 무슨 상관이랴

이해 잔뜩 걸린 세파에만 중독되어

세상 탓하며 산 게 바로 어제였는데

흰 수염 검버섯이 안면 주름을 파고드는 오늘

이제서야 내 인생에 핑계 없음으로

풍치전체風馳電掣의 세월을 깨닫고

습관 되어 올려보는 허허로운 하늘에는

콩 볶듯 쫓기던 내 삶의 편린들을

뭉게뭉게 구름으로 꺼내어 아는 척이지만

정작 나는,,,.

짐짓 시치미 뚝 떼는 딴청으로

새순 나고 꽃 필 제 또 몇 번일까

천지조화를 헤아리고 또 헤아리다

결국은

우주의 티끌 됨에 얼굴 붉힌 헛기침으로

오늘은 누굴 만나 막걸리를 마실까

이 생각이 들자 맘이 좀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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