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길을 가렵니다

박산 2022. 2. 3. 07:06

KTX 말고 무궁화호를 탔습니다(영등포역 새벽)

 

시집 《'인공지능이 지은 시' 중, 2020 황금알≫

 

, 길을 가렵니다 -

 

이만하면 다 왔는 줄 알았는데

아직 갈 길이 남았습니다

이런 적이 처음 아닌 게 다행입니다

항시 당황스럽지만

지금 같은 실망에 익숙해져서

한탄 대신 긴 한숨을 내쉽니다

점점 거리가 좁혀지고 있습니다

물론 지도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 더 가야겠지요

금싸라기 캐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바보가 아니거든요

배불리 먹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돼지가 아니거든요

험하지 않은 길섶에 핀 꽃처럼

어느 누구나 그냥 보아도 편안한

그런 편편한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거기서 나지막이 부르는 노래가

숨 쉬고 있는 모두를 위한

생명의 노래였으면 좋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곧 보일 거라는 확신으로

, 길을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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