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2월 일기 ㅡ
입춘 지난 날씨
정오에도 영하 4도
아직 목덜미가 차갑다
매운 주꾸미 비빔밥 한 그릇에
나는 동동주 반 방구리를 마셨고
술 한 방울도 안 하는 O형은
왕새우 튀김에 콜라를 마셨다
평소 절대 안 걷는 게 원칙이라는 양반이
웬일로 커피숍 대신 인근 천문대를 오르잔다
코로나 시국에
찻집 가는 일도 마음 불편하던 차에
옳다구나!
야트막 산자락 들어 도란도란 걷다가
한 10분 아니 15분
녹지 않은 눈이 드문드문 쌓인
오르막 계단을 오르는데
스틱까지 거머쥔 거친 숨소리로 하는 말이,
ㅡ 남들은 웃겠지만
나는 여길 오르는 일이 히말라야다
푸하하하!
뻥이 세긴 너무 세다!
문 닫힌 천문대 볕 좋은 벤치에 앉아
살아오고 살고 있는 그렇고 그런 얘기 나누다
내려오니 날이 많이 풀렸다
도심 숲속 양봉 농가 벌통에는
성급한 벌들이 벌써 윙윙 날고 있다
저만치 봄이 오고 있나 두리번거렸다
아무튼 그렇게 웃으며 걷다 헤어졌다
ㅡ O형 내일도 꼭 걸으슈!
담 만날 때 뱃살 - 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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