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박산 2022. 1. 10. 10:06

예순아홉 벗 '靑老의 2022 새해 일기 (태백에서)'   

 

기다림

 

간절하게 쥔 손은 곱아 무뎌지고

오랜 휴식이 낯선 발바닥은 지루합니다

낙엽 떨구고 눈비 오시고 꽃은 피고지고

만물은 하던 일을 그대로 합니다

사람만 빼고는 다 그대로입니다

 

희망을 앞세워 구원을 외치던

초자연의 절대자들은 지금 어디에 계신지요

학문의 깊이는 갈팡질팡 신뢰를 잃고

말만 앞선 학자들은 부정확한 통계로

두 해 넘어 처절하게 유린당하는 중입니다

 

인간의 참을성은 그러함에도

순간의 망각으로 자위되고

마스크 따위의 가면이 밥먹듯 익숙해졌고

돌파감염이 중구난방 믿지 못할 백신임에도

군말 없이 부스터 샷을 맞습니다 345...

 

끝을 궁금해 하는 지구인들의 기다림은 지쳤지만

구름 건축이 활달한 하늘은 더 푸르러졌고

별빛을 쏘아 대는 은하수 경기장은 더 빼곡해졌습니다

 

어린왕자가 슬며시 나타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찾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계절이 지나고 해를 달리했으니 이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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