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ㅡ
종로 점심 약속 가는데
아파트 엘리베이터도 지하철도
기다림 없이 바로바로 탑니다
일부러 붐비는 시간 피한
단골 민물매운탕 집에서
항시 먼저 술값을 계산하는 젠틀맨 A에게
오늘은 꼭 내가 내야지 맘 먹고는
얼큰한 메기매운탕에 막걸리를 마시는 중에
화장실 가는 척 슬쩍 일어나 계산을 하고 오니
A가 주섬주섬 가방에서 뭔가를 꺼냅니다
ㅡ 이거 하나 샀어, 너 주려고
그 비싸디 비싸다는 G 초콜릿입니다
ㅡ 아이고 참나, 이거 원...
배보다 배꼽이 더 크네
고맙구만!
지하철 귀갓길 보험회사 문자가 와 있습니다
<3년 치 미수령 검사비 X십만 원 수령 요망합니다>
아파트 현관에는
벗이 보내온
투박하게 포장된
산청 대봉감이 놓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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