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TV가 볼 거 없다

박산 2021. 7. 15. 08:03

TV가 볼 거 없다 ㅡ 

예순 넘은지 오랜 벗들 만나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공감하는 말이다.  

연속극이래야 
말도 안 되는 치정에 얽힌 가족사에 
신분 격차를 극명하게 강조하고는 
노골적으로 니 편 내 편을 갈라놓고는 
어설픈 공정을 들이댄다. 

대다수 황금 시간대 프로그램이 
깔깔대며 가볍게 웃고 떠드는데 집중한다. 

그 눔이 그 눔으로 보이는 
젊은 연예인들이 떼로 나와 
절대 이해 안 가는 변질된 언어로 
끼리끼리 떠들다 끼리끼리 웃는다. 

왜 저들이 웃는지 이유도 모르고 보고 있자니 
하나부터 열까지 정나미가 뚝뚝 떨어지고 
이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들에 지친다.  

바뀐 세태에 부적응하는 나는 
성장한 자녀들에게는 한물간 꼰대로 
TV 도사 아내에겐 고집불통 영감탱이가 된다. 

그러니 그러니 
제3의 시각으로 
가만히 나를 관조해 보라 
그리고 깨달아라
'나는 지금 주류가 아니다'
TV뿐 아니라 사회 모든 기능은 
비주류가 된 나와 동떨어진 
주류를 중심으로 순환 중이다. 

느껴야 하고 인식해야 한다
이만큼 비켜서서 구름 구경하듯이. 

군시렁댈 것 없다
바둑 좋아하면 바둑 보고
여행 좋아하면 여행 보고
나처럼 야구 좋아하면 야구 보면 된다.
그래도 TV가 볼 거 없으면 안 보면 된다. 

그리고는 
내가 좋아하는 무엇을 
하늘 우러르다 소풍 떠날 때까지 
지치도록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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