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
실제로 평생 살아오길
세일즈맨 을(乙)의 인생이라
대접받는 일보다는
대접하는 일에
훨씬 익숙합니다
치열한 밥벌이 일손에서
저만치 한편으로 떨어져
잡문이나 긁적이며
굳이 詩라 우기는 지금의 삶일지라도
어디 가면
해 오던
그대로
대접을 해야
마음이 편합니다
두 해째 접어든
갑갑한 코로나로 인한
부재의 그리움 때문인지
3류 시인에게도
'보고 싶다' 문자로 다가오는
샤이 독자들이 있습니다
얼떨결에 밥 한 끼 대접받고
소문난 막걸리꾼이니
종3 골목에서
매운 주꾸미볶음을 안주로 마셨고
빵 커피 쿠폰을 톡으로 받았습니다
내 나이가 몇인데....
이건 아니다 싶어
어디서건
내가 먼저 계산해야지 하는 생각이 앞서
목동 한정식집 넷이 모인 자리
슬며시 일어나 카운터로 가는데
쉰다섯 먹은 A 여인이
눈을 흘기며 다가오더니
누가 얼핏 보면
마치 사랑 고백 표정으로
슬쩍 내 팔을 잡으며
귓속말로 이래요
"선생님, 돈벌이도 없으시잖아요?
우리 불편하게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