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

박산 2021. 6. 10. 12:03

Dawn in the Himalayas (Photo By 윤영호)

 

「대접」

 

실제로 평생 살아오길

세일즈맨 을(乙)의 인생이라

대접받는 일보다는

대접하는 일에

훨씬 익숙합니다

 

치열한 밥벌이 일손에서

저만치 한편으로 떨어져

잡문이나 긁적이며

굳이 라 우기는 지금의 삶일지라도

어디 가면

해 오던

그대로

대접을 해야

마음이 편합니다

 

두 해째 접어든

갑갑한 코로나로 인한

부재의 그리움 때문인지

3류 시인에게도

'보고 싶다' 문자로 다가오는

샤이 독자들이 있습니다

 

얼떨결에 밥 한 끼 대접받고

소문난 막걸리꾼이니

3 골목에서

매운 주꾸미볶음을 안주로 마셨고

빵 커피 쿠폰을 톡으로 받았습니다

 

내 나이가 몇인데....

이건 아니다 싶어

어디서건

내가 먼저 계산해야지 하는 생각이 앞서

목동 한정식집 넷이 모인 자리

슬며시 일어나 카운터로 가는데

쉰다섯 먹은 A 여인이

눈을 흘기며 다가오더니

누가 얼핏 보면

마치 사랑 고백 표정으로

슬쩍 내 팔을 잡으며

귓속말로 이래요

 

"선생님, 돈벌이도 없으시잖아요?

 우리 불편하게 하지 마세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꽃  (0) 2021.06.21
상생  (0) 2021.06.14
박산 갈증  (0) 2021.06.07
이발소 小景  (0) 2021.05.31
Horror Life  (0) 202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