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ror Life」
딸랑거리는 동전 한 무더기가 손가락 사이로 비집고 들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지폐 한 장이 배꼽을 간질이는 낌새를 느껴
직감적으로 배에 힘을 주어 구겨 넣고 불리기 시작했다
두 장이 되고 세 장이 되고 제법 쌓이는 느낌이 들었다
내 배보다 훨씬 더 큰 배들이
첨단의 Medical IT Tool로 배꼽에 구멍을 뚫는 것도 모자라
가슴으로 옆구리로 벤틀리 롤스로이스 마흐바흐 몇 대를 집어넣고는
Stock을 탱탱 불려 꺼억꺼억 되새김질로 소화를 시키더니
빌딩 몇 채 넣어 다시 배를 채웠다
이걸 옆에서 지켜보며 너무 부러워 죽게 생긴 내 손가락과 배꼽은
동전과 지폐를 모두 꺼내 구글에 아부하여 겨우 ‘마윈’ 표 가슴 절개 AI를 구해
많이도 말고 빌딩 딱 한 채만 집어넣으려 용을 쓰는데
삑 삑 삑 삑 경고음만 들리더니 작은 불꽃 폭발로 증발됐다
버스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자꾸 손가락을 벌리고 배꼽에 힘을 주는 버릇이 남아 있다
동전 한 닢 코빼기 구경하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