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뻔뻔한 계좌번호 」
한 다리 건너 소개로 보냈던 원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편집자와 전화 대화 중에
"계좌번호 문자로 주세요!"
"내 전화번호와 같고 IBK입니다"
문자도 필요 없이
금융 소통도 이리 편리한 세상이다
친구 딸 결혼식
양가 제한된 하객으로
예식장 가까이 사는 부자 벗 J가
대표로 참석하겠다 해서
송금하여 내 축의금 봉투를 부탁했었는데
J 역시 불참하게 되어
송금 돌려 주겠다 계좌번호 묻는 중에
" J야!
달랑 내가 보냈던 돈만 넣지말고
이왕이면 가난한 이 벗을 구휼하사
구제 금융 좀 보태서 넉넉히 넣어라
부자 친구 좋다는 게 뭐냐!
계좌번호가 내 전화번호야
평생 잊을 일 없지?"
사진: 인천 신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