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2 낭송 중인 김미자님 (all photo by 한규찬)
2월 22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1.짝퉁 - 양숙
2. 月下獨酌(2) - 김경희 낭송 (이백李白 701~762)
3.사느냐 죽느냐 사이 - 김정욱 낭송 (이생진 시)
4.화를 내다 - 김미자
5.길 - 김경영 낭송 (김기림 시)
6.시집 쫓아 세월 흘러도/ 온실과 선생님 - 김성훈
7.아무도 없다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8. 임이여 어딜 다녀오셨나요? - 박산
9 위험한 家系 - 이생진 낭송 (기형도 시) with 담론
장상희님
111-31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스케치
2013년1월 25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1. 칼바위 벼랑의 poor - 양숙
까딱 잘못하여 삐끗
우측이면 경북 풍기로 구를 것이고
좌측이면 충북 단양 島潭 四! 峰!
두 눈 부릅뜨고 조심조심 칼날 위를 걷는다
실바람이라도 안 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등산화 속 발톱도 눈이 되어
두툼한 가죽 속을 튀어나와 긴장한다
구조대가 어디서건 달려오면 다행이지만
관할 다툼 하느라 늦어지면
산속에서 배고픈 들짐승 밥이 되ㄹ…….
헤쳐 온 길 내내 사람 그림자라곤 보이지 않고
멧돼지가 들내놓고 다니던 길 아니었던가 싶으니
조각구름이라도 붙잡고 같이 하산하자 통사정 하고 싶다
석양빛 받아 곱디고운 소백산 단풍의 담황색 따스함에도
찬 기운이 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하우스 푸어 여듀 푸어 등등의 푸어 시리즈를 듣고도
그저 남의 일인 듯했는데 지금 여기
어두워지는 칼벼랑에 서서 더넘바람이라도 멈추길 바라는
시간에 쫓기고 퇴화 되어버린 감각에 쫓기는 내가 바로 poor!
땀에 젖어 누웠던 얼굴 솜털이 불끈 毛骨悚然(모골송연)
잘못한 거 없이 살았는데…….
*더넘바람-초가을에 작은 나뭇가지가 흔들릴 정도로 선들선들 부는 바람
*2012.10.13 소백산에서
* 최근 시집 -‘하늘에 썼어요’
* email : 55yasoo@hanmail.net
2. 구례 화엄사 4월 새벽 이야기 - 낭송 장상희(박산 시)
- 화엄사 기상
호텔방
옆에서 잔 벗은 부처를 만나러
새벽 4시00분 방문 열어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나갔다
이불 속 눈만 감고 있는 나는
시詩를 만나려고 여명黎明을 기다렸다
부처를 만나는 시간이나
시를 만나는 시간이나
다 새벽이고 아침이다
나도 어서 일어나야지
- 새벽 새 소리
새벽어둠
발자국 죽여 조용히 지나는 내 소리가 시끄러운가
반기는 소리가 아니지 저 소리는
숲의 적막을 깨는 내가 미워 그럴 거야
시커먼 내 그림자도 무서워 그럴 거야
그렇다 한들 그리 시끄럽게 울지 마라
알고 보면 난 쉰 넘은 너그러운 아저씨란다
- 화엄사 입구 개울가 붉은 벚꽃
붉은 늦벚꽃 몇 잎이
새벽 개울 흐르는 소리에 슬피 떨어진다
개울 깊은 탓에
남보다 며칠 더 살았지 하며
어차피 갈 길 이라 체념하지만
그래도 서러운 건 어쩔 수 없다
화엄 계곡 먼동이 훤해질 때
‘나’ 가는 길 곱게 비추어 주겠지
- 절집 담 이끼
절집 담에 낀 이끼는
무얼 먹고 이리 소복소복하게 살까
비 오는 날 빗물이 고작이겠지
아니야
독경 소리 목탁 소리 먹어 그럴거야
- 화엄사에서 화엄이란
수행修行 만덕萬德 덕과德果 다 모르겠다
그냥 반야교 건너 대웅전 목탁소리 듣는다
꽃잎 하나 새벽을 이기지 못해 계곡에 아프게 떨어졌다
화엄이 꽃잎지고 새잎 나는 윤회인가 한다
여명은 반질반질한 목탁 위를 타고 논다
- 새벽 화엄사
화엄사 절집 마당
천백 년 전부터
좋다 싫다 없이 서 있는
두 개의 동 서 5층 석탑
사이 계단 올라
대웅전에 들어 부처 얼굴 보니
갑자기 절이 하고 싶어졌다
내려 보고 있는 부처야
내가 불자佛子라 하건 아니라 하건 무슨 상관이랴
나 좋아 삼 배 올리고
가만히 앉으니 새 소리만 들린다
나의 침묵에 고요가 춤을 추더니
갑자기 흐르는 눈물은 무슨 조화인가
보는 이 없지만
쑥스러움에 눈가 훔치고
부석부석 지갑 열어
오천 원권 지폐 한 장
살며시 불전함에 넣는다
- 동백은 떨어져도 예쁘다
화엄사 절집 뒷길
적멸보궁 오르는 길
햇살 파고든 왼 편 숲길
붉은 동백은 붉게 떨어져
헤픈 새벽을 맞고 있다
힘없어 떨어져
너나없이 머리 풀고 가슴 헤쳐
누군가 품어 주길 바라지만
보는 나는 떨어진 너희가 다 예쁘다
다 품고 싶은 고운 여자다
한 송이 손 내밀어 집어
코에 한 번 대고는
진한 키스를 해 본다
이리 아름답고 붉은 동백이여
떨어져 내 품에 든 네가 내 여자다
(박산 시집 - 노량진 극장/2008 중에서)
* 장상희 : 사업가
3. Hoegaarden - 김미자
- 기네스(Guiness)
70%를 잔에 따르고 3분을 기다려야 해요.
거품이 사라진 뒤
다시 가득 채워서 마셔요,
그래야 쓴 맛이 아니라 달콤한 맛이 느껴져요.
다 마신 뒤에는 빈 병을 흔들어 보세요, 달그락 거리죠?
다른 맥주들이 탄산가스를 넣는 대신
기네스는 하얀 위젯 속에 질소를 충전시켜 병속에 담그죠.
병뚜껑을 열면 위젯 속에서 질소가 나와 탄산가스 역할을 해주는데
그것이 갈색층의 부드럽고 풍성한 거품을 만들어주죠.
이제,
살짝 들이켜 보세요.
다음에 만날 때는 호가든을 대접하고 싶어요.
- 호가든(Hoegaarden)
지난번 기네스맛 기억해요?
이번에는 벨기에 맥주, 호가든이에요.
호가든을 시키면 호가든 전용잔이 따라 나와요.
육각형인데, 아랫부분은 두껍고 위로 갈수록 넓어지죠?
손의 온기가 맥주맛을 흐트러뜨리지 않게 하려는 거죠.
윗부분이 넓은 것은 맥주향이 점점 위로 올라오면서 퍼지게 하려는 거예요.
이것 역시 한 번에 쭉 따르면 안 되고
3/4만큼만 따른 뒤 멈추고, 병을 흔들어야 해요.
그래야 병 속에 있는 효소가 잘 섞이거든요.
2분 뒤에 맥주를 다시 가득 채우세요.
황금빛깔의 맥주와 풍성한 구름이 일품이죠?
눈으로 드셨으면
이제 마셔보세요.
신이 난 남자는 여자에게 공들이는 중이고
여자는 그 남자에게 점점 빠져듭니다.
이제, 작업주로서
Hoegaarden의 임무는 끝났습니다.
여자는 이미 맥주보다 남자한테 더 취해가고 있거든요~
* 호가든: 작업주의 대명사
(남자가 여자 꼬실 때, 주로 마시는 맥주)
* 기네스: 품격 있는 맥주의 대명사로, 매우 비싸서 특별할 때 한 두 병 마시는 정도.
* 위젯: 기네스 맥주 속에 들어있는 작은 알갱이.
* 레드 썬: 최면을 걸 때 쓰는 용어.
* 기네스와 호가든
* 교사 email : smfla@chol.com
유재호님
4. 나 미장원에서 커트했다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울타리 밑에서 바람 불기만 기다리는 늙은
민들레 홀씨 같은 내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구별할 필요도 없이
유리창에 붙은 광고 '남성 커트 6000원'만 보고
미장원에 들어갔다
ㅡ컷트 되나요?
"그럼요"
대환영이다
뒷머리에 가위를 대며
"들어오시는데 청년 같았어요. 혹시 연세가?"
'혹시' 나이는 기억하고 있느냐는 물음 같기에
그저 쉬운 대로
ㅡ둘
했더니
"일흔둘이신가요?"
ㅡ아니 여든둘
"그런데 걸음걸이가 청년 같으시네"
ㅡ걸었더니 그래
"우리 엄니는 일흔둘인데 늘 무릎이 아프시대요"
ㅡ난 걸었더니 그래
걷는데는 남녀 구별이 없다
"그래도 연령에 비해 다르신데요"
ㅡ걸었더니 그래
아니 시를 썼더니 그래 할까 하다가
엉뚱한 소리가 나올 것 같아서
그냥 '그냥 걸었더니 그래' 하고 말았다
ㅡ이발료가 얼마지?
"6000원입니다"
(내 시집은 7000원인데)
라고 생각을 하며 6000원 냈다
내 시집을 내면 천원 거슬러주는 미장원에 가고 싶다
* 이생진 시집 <골뱅이@ 이야기>에서
* 봉재 사업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歌客
5. 시를 쓰자 - 박종희
시를 써서
낭송의 음율을 태워보자
아름다운 그 소리와 뜻
일파만파 퍼지니
10월의 국향사이로
온 세상 떠다니는 노래되네
시향이 천지에 가득하니
사람들이 그 소리에 귀 기울여
웃음꽃 피우네
꽃밭에 나비 되어 훨훨
만인이 즐기는 시를 쓰자
만인의 노래가 되는 시를 쓰자
* 과천시 시-동우회
김경영님
6. 겨울행 - 낭송 김경영(이근배 시)
대낮의 풍설은 나를 취하게 한다.
나는 정처 없다.
산이거나 들이거나 나는
비틀 걸음으로 떠다닌다.
쏟아지는 눈 발이 앞을 가린다.
눈밭 속에서 초가집 한 채가 떠오른다.
아궁이 앞에서 생솔을 대시는
어머니.
어머니.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고향엘 가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서 다시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름날 당신에 적삼에 배이던 땀과,
등잔불을 끈 어둠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타고 내리던 그 눈물을 보고 싶습니다.
나는 술 취한 듯 눈길을 갑니다.
설해 목 쓰러진 자리
생솔가지를 꺽 던 눈밭의
당신의 언 발이 짚어가던 발자국이 남은
그 땅을 찾아서 갑니다.
헌 누더기 옷으로도 추위를 못 가리시던
어머니!
연기 속에 눈 못 뜨고 대시던
생솔의, 타는 불꽃의, 저녁나절의
모습이 자꾸 떠올려지는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자꾸 취해서 비틀거립니다.
* email : rud-dud@hanmail.net
* 전문 낭송가 · 라인댄스 강사
7. 셋째 번 단추 - 박산
오래전 미국회사 일을 할 때 얘기 입니다
부모가 러시아계라는 아시아담당 마리나는
항시 가슴에 셋째 번 단추를
상대방이 보기 좋게 풀어 놓았지요
내가 보기에도
그녀의 크고 예쁜 가슴은 매력 덩어리 였어요
움직일 때마다 그 흔들림에 탄력이 넘쳤지요
점잖지 못한 욕망을 잘 억제해야 군자라고
아주 잘 교육받고 자란 이 한국 촌놈은
그녀와 마주한 미팅시간이 고역입니다
정면으로 마주보고 얘기를 하자니
그녀의 가슴에 자꾸 신경이 쓰였지요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난감 했지요
홀로 얼굴 붉히다가도 내심은
여성의 아름다운 가슴을 보고도 무감각하다면
그건 죽은 놈이나 진배없다고
스스로 자위 했지요
어쨌든 매번 정면으로 마주 보지 못하는
부자연스런 나를 알아차렸는지
나만 보면 실실 웃는 마리나는
아주 내가 재미있다는 표정이 역역 했지요
보라고 열어 놓은 걸 그냥 보면 되는 데 그게 잘 안 됩니다
며칠 전 내 오랜 이태리 친구 클라우디오를
오랜만에 만났지요
말이 친구지 나이가 나보다 위이고
우리 나이로는 올 해 환갑 입니다
갸름한 얼굴 날씬한 몸매에 착 달라붙는 양복이
전형적인 이태리 멋쟁이 남성 맵시가 여전 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친구 역시 노타이 차림에
셋째 번 Y셔츠 단추가 열려 있었지요
까맣고 복슬복슬한 가슴 털이
그대로 들어나 보이는 거에요
여자는 민망해서 마주하기 힘들지만
남자도 뭔지 거북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사동에서 순수 한국식으로 소주 + 밥을 먹으면서
동성끼리임을 빙자해 씨익~ 한번 물어 보았지요
“니 나이면 한국에서는 첫 번째 단추까지 다 채우고 다닌다” 하니
“무슨 소리야! 여자들이 내 가슴 털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제서야 알았지요
미국의 마리나는 남자들이 좋아하니 단추 풀고
클라우디오는 여자들이 좋아하니 단추 풀고 있다는 사실을요
나도 순간 여자들 좋아하라고
셋째 번 단추를 풀어 볼까 분수없는 생각을 했지요
그러다 가만 생각해보니
뚱뚱이 뱃살에 + 보여줄 까맣고 복슬복슬한 털도 없으니
단추 꼭꼭 채우고 조용히 있기로 했지요
* 최근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8.
@ 손톱 깎는 날 - 낭송 이생진(김재현 시)
우주는 뒷덜미만이 환하다, 기상청은 흐림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쏟아지는 빛 속에는
태양이 아닌, 몇 억 광년쯤 떨어진 곳의 소식도 있을 것이다
입가에 묻은 크림 자국처럼 구름은 흩어져 있다
기상청은 거짓, 오늘
나는 천 원짜리 손톱깎이 하나를 살 것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내 손톱은 단단했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나의 바깥이었다
어릴 적부터 손톱에 관해선
그것을 잘라내는 법만을 배웠다
화초를 몸처럼 기르는 어머니를 보고 자랐지만
나는 손톱에 물을 주거나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는 일 따위에 대해선 상상할 수 없었다
결국 그것은 문제아거나 모범생이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과 같았지만
나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만 모범이었으며 문제였을 뿐
그러므로 손톱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나 또한 그것의 바깥에 불과하다
오늘, 우주의 뒷덜미가 내내 환하다
당신은 매니큐어로 손톱을 덮으려 하고 나는 손톱을 깎는다
우리는 예의를 위해 버리고, 욕망을 위해 남기지만
동시에 손가락 위에 두껍게 자라는 것들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 알 수 없다
다만 휴지 속으로 던져둔 손톱들과, 날씨
그리고 나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
버려진 손톱들은 언제나 희미하게 웃고 있다.
-조선일보 2013년1월1일 C1
김재현:1989 거창 생, 경희대 국문과 재학 중
@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 낭송 이생진(김경주 시)
나는 밤에, 거리에 서서 주머니를 자주 뒤집어보는
인간, (이었다.) 언제 깎고 담아두었는지 모를 물렁하
고 누래진 손톱들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해변)처럼
깎을수록 완성되지 못하는 손톱들에 대해서 나는 한
참 생각해본 적이 있는 짐승, (이므로) 낮에, 캄캄하
고 따뜻한 잠, 손톱 속으로 여행 온 새들이 뜬 적이
있다
밤에, 창턱에 손목을 올려놓고 손톱으로 가만히 들
어오는 그늘을 바라본다
낮에, 늙은 엄마가 손톱을 씹고 있는 걸 바라보고
있으면 그건 유전이 될 것 같았어
거리에서 주머니라도 뒤집어본다
밤에, 거리에 서서 주머니를 뒤집어 자기 손톱을
주워 먹는 사람을 바라본다
낮에, 다른 맨발의 새들이 다가와 그를 둘러싸고
모여 밟기 시작했다
더러븐 새끼!
흉한 놈!
자기 손톱을 먹으면 두들겨 맞는 저 질서에서 보자면
나는 아주 불경스러운 불운에 불과하다
낮에, 내가 모은 돌에 첨예한 주머니가 생기는 밤이다
심야에도 이 혀를 탈옥할 수가 없다
밤에, 돌을 주우면 이상한 시집의 자연사를 읽고
낮에, 돌을 주우면 이상한 날에 추웠던 습곡을 생각한다
김경주 시집 ‘기담’(2008.문학과지성)(p.76-77)
@ 시적 퍼포먼스
‘2000년대의 시단에서 김경주의 등장은 돌발적이고 뜨거운 사건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 돌발성의 내용은 이렇게 말 할 수 있다. 그의 시는 2000년대의 젊은 시인들의 반서정적인 전위적인 흐름 속에 놓여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낭만적인 것의 광휘를 거의 ‘폭력적인’ 수준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의 시는 연극과 미술과 영화의 문법을 넘나드는 다매체적인 문법과 ‘탈문법적인’ 언어의 범람, 그리고 낭만적 감수성의 극한에서 그것이 어떻게 폭발하고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텍스트다.’ 이광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도 공감이다.,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불가능한 감수성) (문학과지성사.2012.p.168)
김경주(1976- )
@ 아침 - 낭송 이생진(이상 시)
캄캄한空氣를마시면肺에害롭다. 肺壁에끌음이앉는다.
밤새도록나는몸살을앓는다. 밤은참많기도하더라. 실어
나가기도하고실어들여 오기도하고하다가잊어버리고새
벽이된다. 肺에도아침이켜진다. 밤사이에무엇이없어졌
나살펴본다. 習慣이도로와있다. 다만侈奢한책이여러장
찢겼다. 憔悴한結論위에아침햇살이仔細히적힌다. 永遠
히그코없는밤은오지않을듯이.
이생진 시인 담론 -
2013년 1월 첫 모꼬지에 대한 소회를 표현하시며
지난 연말 새해맞이 군중들 속에 끼어 그들의 함성과 환희를 함께하고 싶었으나
너무 번거로워 참는 대신 1월 1일 아침 5개 주요 일간지를 모두 사서 신춘문예
를 읽으며 젊은 시인들의 출현에 함께했다고 서두를 여시면서.
<낭만적인 것의 광휘를 거의 ‘폭력적인’인 수준으로 드러내고(평론가 이광호)
있었다>는 김경주의 시와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손톱 깍는 날(김재현)의
시를 비교 낭송하시며 작금 시의 무질서한 전개와 주관적 표현의 생소함을
이타적인 아닌 이기적인 시라 평하시며 시가 갖는 독자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시에 책임이 없다’가 시가 갖는 자유는 아니다 시를 써 놓고
또 읽고 다시 또 검토하고의 진중한 과정이 필요하다> 강조하시면서.
이들의 이러한 형태의 ‘시의 뿌리’는 결국 스물일곱 해를 살다간 이상의 변조
이긴 하지만 과연 이들이 이상의 시에 도달했느냐는 또 별 개의 문제다 하시며
이상의 시 ‘아침’을 낭송하시며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되는 간결한 문장의 일반성
에 마지막 문장 ‘영원히그코없는밤은오지않을 듯이’을 낭송하셨습니다.
시인께서는 50분에 걸쳐 작금의 시가 갖는 모호한 가치의 실현에 동조하는
평론 및 개인적 자유로 위장된 시가 갖는 책임의 회피를, 1955년 시집 -
‘산토끼’로 詩作을 출발하신 원로시인으로서, 또 그 어떤 시인 보다 신세계적
사고를 지니시고 실천하고 계시는 시인으로서도 진정 안타까워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시집 34권 외 다수. 최근작 ‘골뱅이@ 이야기’
9. 새해 첫 모꼬지 모처럼 뒷풀이 음주가무 없이 조용히 한 해를 맞았습니다
10. 김성훈님과 부산에서 오랜만에 참석하신 한규찬 님 등이 참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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