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29

박산 2015. 7. 4. 09:54

 

 

 

 

 

 

                     유재호님과 반갑게 손 잡고 담소하시는 이생진 시인 (사진 by 김명옥 화가 스마트폰)

 

    

111-29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10월 26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달고(733-7377)

 

 

1. 우면산 - 양숙

 

2. 울컥, 하다 - 백승훈

 

3. 길상사를 찾아 가다 - 이복래

 

4. 자화상 - 김경영(낭송 유안진 시)

 

5. 부녀회 단풍놀이 - 김미자

 

6. 남산 위에 저 소나무 - 유재호(낭송 이생진 시)

 

7. October - 박산(낭송 Robert Frost 시) 

 

8.  혼자 사는 어머니 , 딸 아이의 능금 - 이생진 with 담론

 

 *  신간 : 이생진 시인의 "골뱅이@이야기 -우리글" 

 

 

이령 노명희.jpg

                                                                                                     조이령 & 노명희 님

 

111-28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스케치

9월 21일 7시

 

 

 

1.

지하철 IT 父子 - 양숙

 

어디를 눌러야 해?

누르시지 말고 살짝 터치만 하세요

자음은 그대로 찍으면 되고

모음은 맨 위의 '' '' ‘'

요 세 글자만 익히면 간단해요

ㅇㅣ ․ ㅣ를 찍는다 이거지?

가볍게 토톡 못하고 꾸꾹 꾹 꾹

같은 글자가 두세 번 찍히다가

화면 가득 소리 없는 비명

ㅣㅏㅏㅣㅣㅣ…….

 

다시 도전, 이번에는 ’ ‘' ‘

정맥 드러난 구부정한 손가락

천지인 세 칸에서 뱅뱅이하다

쓱 반백에 속알머리 없는 머리의 땀 훔친다

아들에게 한글 가르칠 때 이랬다면

이미 알밤 올라가고도 남을 수준

 

한글이 과학적이라는 건 아는데 잘 안 된다.

연습 많이 해야겠다

사십대 후반 아버지 목소리에 스민 야무진 힘

 

세대 단절 걱정하는 소리가 크지만

모처럼 흐뭇한 부자지간 훔쳐 지켜보니

나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간다

 

 

* 최근 시집 -‘하늘에 썼어요

* email : 55yasoo@hanmail.net

 

 

 

2.  

 

섬 무덤 하나 - 낭송 유재호(이생진 시)

 

양산봉 꼭대기로 가다 보면

무덤 하나 있다

비석은 없지만 무덤이 점잖다

그것이 누구의 무덤이 건

모자를 벗고 절을 하라

비록 그가 이름없이 살다

이름없이 죽은 자의 것이라 하더라도

죽은 자 앞에서는 백 번이고 겸손하라

살았다 죽었다는 경험은

지상에서 한 번밖에 없는 경험 아니냐

그리고 살아 있다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니

너의 모습도 지금 이 시각엔

꽃이라는 것을 확인할 겸

너의 무덤은 여기 있고

혼만 간다는 사실도 아름답지만

혼과 육신은 함께 있어야 한다

겨울 홍도는 아름다움이 육신과 혼을

분리시키는 수가 있다

절벽을 조심하라 절대 조심하라

절벽에 오면 네 혼이 너를 떠나려고

몸부림치는 수가 있으니까

 

 

*이생진 시집 <동백꽃 피거든 홍도로 오라>에서

 

 

* 봉재 사업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歌客

 

    

http://www.islandpoet.com/sjlee.html(이생진 시인 홈페이지에서)

 

3.

 

사자(死者)의 변() 김미자

 

자살이라는 부고 문자에

그녀는 주인공이 되었다.

윤심덕은 아니더라도

전혜린정도의 그 무엇이 있기를 바라는 이들이

명실공히 그녀를 one-top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육개장만 놓여있어도

죽은 이의 비하인드 스토리로 진수성찬인 영안실,

자살이 아니라 심근경색이었대라는 뒷담화는

단박에 그녀를 통속으로 몰아넣었다.

 

투서 사건 열흘만이라지?’

욕심이지, 결국!’

부러울 것 없어 보였던 그녀는

비운의 주인공에서, 제 분에 못 이겨 죽은 여자가 되었다.

 

제 소리 못 내고 살아가는 부정맥 문상객들은

그녀의 흰국화가 처신과 운신이라는 꽃말을 담고 있는 줄 알까?

.

.

.

23일간 새로운 버전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 누구보다도 잘 가르치려 노력하고 또 잘 가르치는 교사

* email : smfla@chol.com

 

 

 

4.  

인사동 모꼬지 스크랩 - 김문수

 

세월은 억겁을 달리나

움직임은 촌각도 다르지 않고

물은 일만 골짜기를 흐르는 데

마음은 앞을 다투지 않으며

달은 일천 산에 떨어져도

그림자는 스스로 외롭네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간 보고 회 뜨고 삶기도 하나

맛을 넘어 형상 그대로

모두를 품어 안는구나

 

 

* 변호사(구박 받는 시 변론 중)

 

 

 

5.

 

노명희 노래 - 그리운 바다 성산포 외 

 

* 현재 제주도에서 시를 작곡하여 직접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6.

 

낙엽의 꿈 - 낭송 김경영(김소엽 시)

가을이 되면
지난날 그리움을
황혼처럼 풀어놓고
나는 떠나리라
나뭇잎이가지 위에서
미련없이 떠나가듯
당신의 가난한 사랑에서
소리없이 떠나리라

가을이 되면
황금 들녘을 지나
물색 하늘에 닿으리라
떨리는 음향
빛고운 노을 지나
하늘이 쏟아져 내리는 그곳까지
바람에 날려도 좋으리
당신 가슴에
가을하늘 한자락 옮겨
울릴 수 있다면

가을이 되면
섧디 섧은 몸
종추되어 울리리
몸은 언제나 슬프고
정신은 낙엽처럼 외로운 것

가을이 되면
낙엽지는 숲으로 가리
낙엽져 눈내리는 가을 숲에 서서
가버린 사람을 추억하노니
사랑이여, 떠날 때가 되면
나뭇잎이 가지위에서
떠나가듯
나 또한 그렇게 떠나겠지만
우리 지순햇던 사랑만은
열매로 남겨두련다

낙엽의 꿈은
대지의 품에 돌아와
죽어서 다시 사랑을 싹틔울
생명의 봄을 꿈꾸나니
비로소 누리는 평안과 안식이여

가을이 되면
낙엽지는 숲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배우련다
되도록이면 단풍비 눈내리는
서럽도록 아름다운 이별의 때를 택해
지고한 정신의 알맹이만 남겨
사랑의 종추가 되리라
대지에 종울리듯
당신의 겨울나무 표피같은
단단한 영혼 흔들어 깨울수만 있다면

가을이 되면
지난날 그리움을
황혼처럼 풀어놓고
나는 떠나리라.

 

 

 

* email : rud-dud@hanmail.net

 

* 전문 낭송가 · 라인댄스 강사

 

 

 

 

 

7.

 

아침 - 김낙필

 

전생을 건너

이른 아침 잠에서 깨면

이승의 삶은 아련하고 낯설다

간밤 쏟아져 내리던 별빛과

막막한 사막 가운데 서있던

대추야자 그늘이 못내 그리워져

꿈에서 깬 것이 허무하고

허전하기만 하다

 

베개맡으로 어느새

쓸쓸한 계절들이 묻어나고

밤새 방황하던 흔적들이

이불깃에 아리게 서려 있어서

차마 일어나지 못하고

죽은 듯 숨죽여 있기도 한다

 

긴 생을 걸어와

마지막 닿은 마을에 짐을 풀어 놓듯이

만갖 상념들을 내려놓고

멍하니 천정에 시선 하나를 그려 넣는다

무엇을 위해 살아나야 하는지

그냥 움직이지 않았으면 차라리 좋겠다

 

긴 여행에서 돌아온 구도자처럼

생의 윤회는 마디마디 절절하기만 한데

신에게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

가슴이 아려오는 것은

슬픔이 아니라 차라리 통증이였다

 

사람들의 아침은 모두 이러할까...

문뜩

하늘 호수로 떠난 어느 수행자가

내내 울고 다녔다던 황량한 풍경 앞에

서고 싶다

'갠지스'강 가에서

'구다리바바'를 만나고 싶다. <2005.09>

 

# 구다리 바바 : 누더기 천 조각으로 옷을 만들어 입고 다니는 사두(인도의 수행승).

긴 머리를 늘어뜨린 이들은 흔히 탁발 고행승이라 불리지만 다른 종교의 어떤 수도승들과도 다르다

 

*김낙필 - 시인 겸 화가  

http://knpil.kil.co.kr & blog.daum.net/knpil

 

 

 

 

8. 난장판 타령 - 이복래 낭송 (조병무 시)

 

높은 놈 낮은 놈 없이

찢어진 입으로 쏟아내는 말 때문에

온 세상은난장판이 되고 있다

 

높은 놈 낮은 놈 없이

날 뛰는 패거리 놈들 때문에

정치고 나팔이고 없고

민생이고 개 코도 없이먹어라.

 

숨겨라.

튀어라세상은 쑤시게 판이 되고 있다.

아, 제발패거리들아

걸핏하면 먹을 것 찾다 싫으면 흩어지는

더러운 패거리들아,대가성 대가성,

 

지랄소리 입에 붙지 말고

억하고 죽는 불쌍한 서민,

억이 뭔가.

 

높은 놈 낮은 놈 없이

놈들은 먹었다면 억이요,

수백 억이라

공짜 좋아하는 놈들

불어오는 바람 공짜로 마시면

썩어 뭉크러진 심뽀나 바로 잡아 보렴

 

아, 제발세상 살아가는사람들아.

거리에 팽개친 잡초 풀잎이나

나뒹구는 들꽃 잎 따다

그 찢어진 입에 붙여 보렴.

 

요지경 세상,어쩌다

나도 욕하는 놈이 되었나

더러운 놈들,

 

이복래 : 시인 (월간 한맥 문학 동인/ 다음 카페 '시인의작은숲' 운영자)

 

 

손가락 일출.jpg

 

일출 목포.jpg

                                                      목포 영산강 하구둑 일출 스마트폰 찍음

 

    

9.

 

마지막 정사情事 - 박산

 

생명이 끝나는 아침이

내일로 예고되었지만

어차피 미련 죽은 세상

두려움이 없었지요

 

피 묻은 털가죽 걸친 수놈이 되어

가슴 예쁜 암놈 하나 데리고

해 저문 동굴 속

어둔 원시原始의 시대로 갔었지요

 

소리만 사나운 코끼리 같은 일을 하다

질감 좋은 뱀이 되어 똬리를 오래 틀었지만

부드러운 그 일도 하다하다 지쳐

참새만한 움직임에 할딱거리다가도

살집에 흘릴 땀이 남을까

이미 혼 빠진 암놈을

흔들어 또 품었지요

죽어 썩어지는 물체보단

땀으로 사라지고 태워져

죽음이 쾌락으로 가려지는

그런 원시의 시대에서

살았던 기억을 모두 지우고

그렇게 사라지는 중 입니다

 

* 최근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10. 작곡가 변규만 - 플릇 연주 & 노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어느 멋진 날에 

 

 

11. 

 

강남스타일 風 - 이생진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baby baby
나는 뭘 좀 아는 놈*
You know what Im saying
오빤 강남스타일*

너는 어쩌자고 무거운 몸으로 그렇게

네 아빤 저녁상도 받지 않고 정신없이 TV만 보며

대낮에 남의 사타구니 밑으로 들어가는 너를 걱정하는 척

TV만 보고

밖엔 아이들이 모두 무섭다고 하는데

일찍 귀가해라

나도 무서워 나가기 싫다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baby baby

나는 뭘 아는 놈*

모두 얼굴 없는 시대

어느 사람은 자살이고

어느 사람은 타살이고

법을 쳐놔도 벌써 법 밖으로 나와 있으니

일찍 귀가해라

나도 무서워 나가기 싫다 (2012.9.9)

 

*싸이의 강남스타일에서

 

 

* 시집 33권 외 다수. 최근작 실미도, 꿩 우는 소리

* 블로그 http://islandpoet.com/blog

 

 

 이생진 시인 담론 -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비춘 현대 문화 코드 이해하기

 

   가사 전문을 읽으시면서 국내 뿐만아니라 전세계적 K-Pop열풍에

 

   따르는 문화적 소회를 언급 하시며 스마트 폰 등에 걸친 현대 IT 기기의

 

   전파력의 놀라움과 유튜브가 갖는 문화의 공유성 등에 입각한

 

   말씀이 있었습니다 .  

 

.......

나는 뭘 아는 놈*

모두 얼굴 없는 시대

어느 사람은 자살이고

어느 사람은 타살이고

법을 쳐놔도 벌써 법 밖으로 나와 있으니

일찍 귀가해라

나도 무서워 나가기 싫다

 

 

  시의 말미가 의미심장했습니다  

 

  * 라임댄스 강사이기도한 김경영 낭송가께서 싸이의 말춤을 직접

 

    시연해 주시어 더욱 더 실감 있는 낭송이 되었습니다.

 

 

12.캐나다와 대전을 오가면서 번역작업을 하시는 이복희님이

 

   본 블로그를 보시고 물어물어 처음 참석하시었고 

 

   김낙필 시인께서도 처음 찾아오셔서 낭송까지 하셨습니다.

 

   미국 댈러스 거주하시는 한윤수(한수선)님도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모꼬지에서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