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모꼬지 진흠모 216

박산 2019. 2. 15. 09:13

 

                         낭송가들의 선호 1순위 '내가 백석이 되어'가 실린 '그 사람 내게로 오네' 이생진 시인께서 모꼬지 참석 전원에게 새해 선물 주셨습니다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105}

2019년 2월 22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도장낙관 어사프, 통큰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방탄소년단 덕분: 양숙

 

2. 아이 좋아라: 낭송 조철암/ 시 이생진

 

3. 괜히 그러는 것이 아니다: 김효수

 

4. 죽어서 나무가 된 개미 : 김명중

 

5. 복지회관: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6. 벌침: 이돈권

 

7. 서산 내 고향: 낭송 이다현/ 시 이생진

 

8. 밥먹자: 허상

 

9. 내가 바로 내 아버지로소이다: 낭송 김미희/ 시 박산

 

10. 겨울 부처: 이승희

 

11. 치자꽃 설화: 낭송 한옥례/ 시 박규리

 

12. 희야 84/ 끝: 김중열

 

13. 출발을 위한 날개: 낭송 김경영/ 시 황금찬

 

14. 깨달음: 박산

 

15. 종로 뒷골목: 이생진 with 담론

 

 

                                                                                  (시계 방향) 양숙 오경복 한옥례 박산 이생진 조철암 현승엽 이명해 님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15} 2019년 1월 25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스케치

 

 

1. 글쟁이 직무유기: 양숙

 

사전 밖으로!

옴짝달싹도 못한 채 웅크리고 있던 말들의 외출 가출 출가 뭐라 하든 나가는데 문제 될 건 없다

늘 고대하다가 지쳐버린 말들 느낌을 부여하여 이름을 불러 주어야 비로소 사전 밖으로 나오는 말들

사전 속에서 잠자고 있는 말들의 손을 잡아 끌어내주다가 때로는 엉덩이 걷어차 튀어 나오게도 한다

더 간절한 눈빛에는 mouth to mouth 내 따순 숨을 불어 넣어 살아나게 하여 세상에서 활개 치게 한다

당신이 처음 보는 거라며 이해불가라거나 어려워 못 알아듣겠다

불평하지 말라 썩었다며 손사래 치던 홍어와 구린내 난다는 두리안에는 그토록 열광하면서

우리말에 생명을 불어넣어 살려주는 글쟁이에 대해서는 왜 눈 흘기고 잘난 척한다고 하는가

멸종 위기에 처한 한국어를 살리는 일

시인이나 글쟁이들의 의무이다

쉽게 쓴다는 그럴듯한 이유로 고작 매일 일상에서 오르내리는 언중들의 입말 몇 개를 가지고

시입네 글입네 운운하는 그런 글쟁이들은 직무 유기다

 

* 진흠모 편집인/ 시인 * email: 55yasoo@hanmail.net

 

2. 한 살 더 먹고 보니: 김효수

 

새해를 맞이하여 한 살이란 나이 더 먹고 보니

지난해보다 왠지 더 늙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몸뚱이 늙은 만큼 마음 조금 더 크게 해야겠다

지난해에 이해를 못 하였던 일도 넘길 수 있게

어떠한 일을 만나도 먼저 꽃처럼 웃을 수 있게

새해를 맞이하여 한 살이란 나이 더 먹은 만큼

험담 같은 것 싸움 같은 것은 얼씬거리지 않게

마음을 더 넓혀 나잇값 하는 한 해 보내야겠다

 

* 진흠모/ 시인

 

3. 가다가: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가다가 뒷걸음질 치며 하늘을 본다

하늘을 보다가 구름을 본다

구름이 스치고 가는 삼각산 왕바위 그 바위를 한 바퀴 돌아오던 나

나를 본다 하늘은 맑고 구름은 가볍고 바위는 무겁고 소나무는 푸르고

나는 늙었지만 심장은 따뜻해서

아직도 내게 안기는 시가 따뜻하다

남이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나는 눈물을 흘리며 반긴다 시집

<무연고에서>

 

* 진흠모 가수/ 낭송가

 

4. 풍장(風葬): 이명해

 

지고의 평화와 열락 찬란한 연소와 소멸 완전한 해방과 자유 최후의 기도를 향해 虛空 깊숙이 바람 속으로 한 점씩 날아오르는 순간 한 줄기 영혼의 바람으로 광활한 우주를 향해 날아올라 가장 아름다운 부활의 옷을 입고 싶다 언젠가 별 빛 아래 모래처럼 으스러지는 날에 빛난 울림으로 어둠을 마음 바닥까지 밝히고 밤하늘의 신성처럼 장렬히 산화하리라

 

* 시인

 

4-1. 공짜: 박호현 (부산발도르프학교 2학년)/ 선생님께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하셨다

그러나 공짜는 정말 많다

공기 마시는 것

공짜 말 하는 것

공짜 꽃향기 맡는 것

공짜 하늘 보는 것

공짜 나이 드는 것

공짜 바람소리 듣는 것

공짜 미소 짓는 것

공짜 꿈도 공짜 개미 보는 것 공짜

 

5. 구십 이상 살려면: 김정민

 

오늘 연에 연이 닿아 진흠모* 모꼬지에 참가하였다 제주에서 인사동 까지 작년 1월에 이어 올해도 왔으니 알아차려 반가워 해주는 분도 계시고 감탄을 주는 분위기도 느낀다 모꼬지는 한 달에 한 번 인사동 시가연에서 열리지만 섬을 찾아 가기도 한다 오늘이 111+104이니 215번째이다 18년 정도 되었으니 지겨울 법도 한데.... 이생진 시인은 시공장 공장장으로 생산한 시를 가지고 여행 중이나 인사동에서 독자들과 직접 소통을 즐기는 이 시대의 방랑시인이라 한다 그는 서산에서 자랐지만'그리운 바다 성산포' 발표 이후 제주명예도민이 되었다 시인의 나이가 90이 되니 죽어도 좋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90이상 살려면 걷고 세끼 먹을 수 있는 경제력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긍정으로 살라고 하신다 *진흠모 : 이생진의 시와 철학을 공유하고자 '이생진을 흠모하는 자발적인 모임'

 

*제주어보존회 이사

 

 

 

 

6. 그리운 바다 성산포: 낭송 최서호(배우)/ 시 이생진

 

 

 

 

7. 오늘이: 낭송 김미희/ 시 이생진

 

오늘이 2017년 2월 19일 토요일인데 그런데 이것을 꼭 잡아 말하거나 일기장에 쓰지 못하고 지나서야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하며 머리를 긁는다 이제 그렇게 가는가 보다 그것이 정상인가 보다 그 사람 이름을 그 사람 앞에서 잊고 그 사람과 헤어진 뒤에 생각날 때가 있다 그러니 그 사람을 불러올 수도 없고 그 사람은 늙어보지 못했으니 무관심하다고 자기는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무관심하냐고 상대방이 뭐라고 해도 하는 수 없다 놓고 가는 것이니 잊고 가는 것이니 나무라지 말라 이렇게 이해하면 쉬운 것인데 이해하지 못하고 가면 서로 섭섭하다 그게 가는 거다 오늘이 토요일인 줄 모르면 내일은 더욱 캄캄한 일요일 잊었어도 고맙게 여겨야지 잊고 살아도 살 수 있으니까 그렇게 위로하며 갈 때까지 간다 결국 안녕이란 말도 잊고 간다 그래도 눈물이 날 지경으로 오늘이 고맙다

 

* 진흠모/ 낭송가/ 시인

 

 

 

8. 존재의 이유 3: 김중열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있어 줄줄이 나열하기를 그중 하나 엄지로 꼽으라면 내가 선택한 여인인 당신이 이제라도 행복한 그 모습을 보는 것이 그 중에 제일이라 잘나지 못한 지아비의 행보에 얽혀 그 못난 자식은 몇 수 위로 더하기를 지독한 한탕질 분탕질이라 참고 참기를 보다 못하여서라 아들 하나 내 자식이라 거부하기로 차라리 처용가를 부르며 이몸 천길 만길 낭떠러지로 소리도 없이 추락하기를 그리 하고파도 인연이 천륜이라 이르기를 어찌 그리 살려하오 어찌 그리 메여 있어 놓지를 못하오 어찌하여 자식의 노예로 살려만 하려는고 그 또한 내 못난 탓이라 멍에 쓰기를 부모 살아생전에 효도를 못한 것도 지옥불에 고통이건만 내 여인 하나 행복하게 못해준 이 넘 또한 살아간들 지아비이기를 부끄럽기를 꺼이 꺼이 운다 구천에 부모님이 들어주실까 꺼이 꺼이 꺼이 통곡한다 당신이 행복하리까 그리할 수 있다면 이 밤이 지새도록 이 몸이 부서지도록 매일 밤 꺼이새가 되어 울어 제끼겠소만 그것이 아니기에 더욱 애통(哀慟)하나니 악착스레 잡초가 되어 살아서라도 그 악마를 끄집어서 부수어 내려는 게 존재의 이유라는, 이제라도 알게된 것을 구천의 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이라오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진흠모 명창, 김수정 님의 우리 소리 열창 모습

 

9. 일기예보: 이돈권

 

이 추운 날씨에 기상 캐스터의 옷차림은 영상28도 초미니

그 캐스터 방실방실 말하네

강원도는 영하29도 서울은 마이너스17도

여러분의 마음은 몇 도냐고

문풍지 달달대는 달동네는 영하30도

찬바람 일렁이는 재래시장은 영하40도

그래도 내 마음은 영상20도라네

그대만 있으면 나를 향해 웃어주는

그대만 있으면 내 마음은 한겨울에도 영상20도

당신만 볼 수 있다면

내 마음은 봄바랑 살랑대는 맑고 환한 봄날, 영상20도

 

* 시인/ 사업가

 

 

10. 판소리 사철가: 김용국(전남 보성)

 

 

 

 

11. 아! 어머니: 낭송 김경영/ 시 신달자

 

어디에도 펼 곳이 없어서 둘둘 말아 가슴 밑바닥에 숨겨둔 그 꿈 어머니 지금은 어느 곳으로 흘러 한자락 구름이라도 되었을까요 구름이 되어 애끓는 비가 되어 맨 몸으로 하늘에서 뛰어 내려 자식의 문전에서 궂은 바람 씻겨 가시나요 죽더라도 이거 하나는 죽을 수 없어 이 세상 어디쯤에 샘 하나 남겨서 흐렁흐렁 낯익은 곳에서 저린 예감 전해오면 물기도는 바람타고 달려가려 하시나요 아! 어머니 아직도 그 눈물 지상에 남아 있습니다 마르지 않는 은빛의 약속 촉촉이 축여서 이 자식 저 자식에게 뿌려 주고 계십니다 오직 어머니 꿈 하나는 불멸의 빛으로 살아남아서 자식의 발걸음 앞 아픈 어둠을 당신의 가슴으로 빨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식들은 저마다 어머니의 뜨거운 심장을 들고 시린 어깨를 가리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젠 냉정히 돌아 서십시오 우리들도 우리들의 심장을 꺼낼 때가 되었습니다 어머니! 아! 나의 어머니여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2. 난 머슴이로소이다: 박산

 

에헴, 게 아무도 없느냐!

소리 지를 일도 없고

그저 세파에 아부나 할 양으로

중얼중얼 나 죽었오 나 죽었오

쥐 죽은 듯이 골목이나 기웃거리다

막걸리 한 사발에 고기 한 점 씹어

쪼꼼 커진 간덩이로 내뱉는 분노

에이 엿 같은 세상! 쌍시옷 섞었다가

누구 듣는 이도 없는데

움츠려 휘휘 사방을 둘러본다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이리 오너라

아침 늦잠은 상전들의 특권

깨우는 이 없어도

깜깜 새벽 발딱발딱 일어나

개꿈 해몽에 들이대는 어설픈 주역 64괘

새벽을 서성이는 난 머슴이로소이다

(박산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94쪽)

 

* 진흠모 이끎이/ 시인

 

13. My Way: 이생진

 

1.

시내트라의 마이웨이를 귀에 꽂고 시도 때도 없이 듣는다

무엇보다 텅 빈 가슴에 들어와 심금을 울리는 것이 마음에 들어 이어폰을 뗄 수 없다

And now, the end is near And so I face the final curtain …………………………………. ………………………………….

이제 끝이 가까워 보이는군 그래서 난 인생의 마지막 장을 맞이한 거야 친구여, 분명히 말해두고 싶은 게 있네 내가 확신한 내 삶의 방식을 얘기하고 싶어 나는 벅찬 인생을 살았지 길이란 길은 다 가봤어 그리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건… 내 방식대로 해냈다는 거*

 

2.

나는 트럼프가 취임할 때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을 데려다 한바탕 흔들지 않을까 하고 넘겨잡았는데 트럼프의 입맛에 맞을 이가 없다. 그리고 트럼프가 오라고 해도 밥 딜런이 오기나 했을까? 트럼프는 그러지 않고 My Way에 맞춰 춤을 췄다 그것은 트럼프의 My Way 이다

 

*프랭크 시나트러의 노래 가사 <주>

시집 ‘무연고’ 58~59쪽/작가정신/(2018)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담론: (현승엽 가수의 ‘My Way' 노래와 함께)

 

      원래 F. 시나트라가 My Way를 쓴 게 아니고 프랑스의 가수가 쓴 것을 시나트라가 노래를 부른 것입니다.

      트럼프가 네 번을 결혼 했다는데 시나트라도 네 번 결혼을 했고 마린 먼로하고도 연분이 있었지요,

      공자가 예와 歌를 얘기했는데 歌는 음악인데 결국은 음악이 있어야 화합이 되고 만사 순조롭게 이어 나간다는

      얘기가 됩니다. 우리가 오늘 여기서 만나 시를 읽고 음악을 듣는다는 게, 계속 살고 싶다는 의욕을 일으키게 합니다.

 

      2000년부터 약 20년 간 인사동에서 7시부터 시를 읽었는데 내가 있는 동안만은 7시에 시작하는 걸로 참아주세요.

      박희진 선생하고 할 때부터 별 문제가 없었어요. 감사합니다!

 

 

 

* 바람의 향기: 이명해 님 작품집 나눔 했습니다

 

 

 

 

* 子夜와 함께: 김중열 시집 나눔 했습니다

 

* '내가 백석이 되어'- 시집  '그 사람 내게로 오네'  이생진 시집 나눔 했습니다

 

* 안상철 님의 이생진의 시 ‘서귀포 칠십리 길’ 자작곡 노래가 있었습니다

 

*전남 보성에서 김용국 님 내외가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편부경 정순환 김소양 님이 오랜만에 참석하셨습니다 

 

* 김수정 님의 우리 소리

  유재호 님의 시 소리

  이생진 & 현승엽의 퍼포먼스로 2109 진흠모 모꼬지를 시작했습니다  

 

 * 설 세배 모꼬지(2019 2월 6일 시가연) 

 

 

 

설 세배 모꼬지로,

권영모 김효수 이돈권 김수정 김경영 양숙 김미희 허미경 이강재 박산 현승엽 허상

김문기 오경복 한옥례 김영희 이춘우 님이 세배드렸습니다.

 

설 덕담으로 '노인은 없다(The End of Old Age)' 노인정신학 전문의 Marc E. Agronin가 쓴 책을 소개하시며 '나이 드는 것을 스스로 무엇보다 가치 있게 여겨야한다. 그리고 축하해야한다'는 문구를 강조하시었습니다.

 

 

 

                                                                                                              2019 설 세배 후 기념촬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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