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상고대 (이명주 찍음)
느루 잡아가는 인생 -
홑적삼 너덜거려 기워 댄
*곁바대 *등바대가 헐렁거려도
바람에 살금살금 등 떠밀려
구불구불 고샅길 빠져나와
척 보아도 사람 좋은
댓바람에 얼굴 그을린 벗들 만나
곡괭이 삽자루 쥐고 땅 일구다
산 얘기 꽃 얘기 여자 얘기
별의별 얘기 껄껄 허물없이 짓거리고
결국 술 얘기에 침 꼴깍 삼키다
허리 토닥거려 잡풀 뽑아 집어 던지며
하늘 한번 쓰윽 올려보고
목구멍 깊숙이 긴 숨 토해
느루 잡아가는 인생이 좋다
*곁바대-홑저고리의 겨드랑이 안쪽에 덧대는 ‘ㄱ’자 모양의 헝겊.
*등바대-홑옷의 깃고대 안쪽으로 길고 넓게 덧붙여서 등까지 대는 헝겊.
(박산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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