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 터는 날 -
갓 시집온 새색시가
밭에 나간 시엄니 대신
멍석 위에 홑이불 깔아 놓고
깻단 거꾸로 들고 사알살 흔든다
좌르르 쏟아지는 옹골진 재미
깨알 땀방울 콧등에 송송
논일 나갔던 신랑
고샐 못 참고 뒤로 슬며시
개미허리 색시를 안고 깨를 턴다
까르르르 호호호
깻단 넘어지는 소리
방문 닫히는 소리
요란한 깨 볶는 소리
(박산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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