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의 등급

박산 2018. 9. 3. 09:54



                                                                            (부산 감천동에서)



벗의 등급 ㅡ 


 무릇 세상사가 다 그렇긴 하지만 
 벗 A는 돈 좀 있고 왕년에 방귀 좀 뀐 사람이 사귐의 기준이다 

 가만 보니 그래 봐야 별 실속도 없다 
 난로 위 끓는 물주전자 헐거워진 꼬다리 마냥 
 덜거덕거리는 소리만 크다 

 문자로도 충분한 소통을 굳이 목소리 통화로 
 하하! 허허! 억지웃음 섞인 설레발이 심하고 
 때론 강자 앞에서의 비굴함도 느껴져 안쓰럽기조차 하다

 한 번 쓴 기마이에 제 기분 좋으면 됐지 
 인간미 없이 꼭 되돌려 받아야 성이 찬다 
 난 저눔 딸 결혼식에 20만 원 냈는데 
 내 아들 결혼식에 10만 원 냈다며 
 이마에 내川 자가 그려졌다 

 자리에 참석 못한 살림 어려운 친구 B의 근황이 
 걱정스런 벗들의 입에서 언급 되는데 
 뜬금없이 A가 하는 말이 

 "걔는 급(級)이 안 돼!" 

 헤어져 오는데 '그럼 나는 몇 급이지?' 
 그가 매긴 내 점수가 궁금해졌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12  (0) 2018.10.19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11  (0) 2018.09.20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10  (0) 2018.08.23
꽃상여에 리무진 ㅡ  (0) 2018.08.13
주책없게 오지랖만 ㅡ  (0) 2018.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