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동에서)
벗의 등급 ㅡ
무릇 세상사가 다 그렇긴 하지만
벗 A는 돈 좀 있고 왕년에 방귀 좀 뀐 사람이
사귐의 기준이다
가만 보니 그래 봐야 별 실속도 없다
난로 위 끓는 물주전자 헐거워진 꼬다리 마냥
덜거덕거리는 소리만 크다
문자로도 충분한 소통을 굳이 목소리 통화로
하하! 허허! 억지웃음 섞인 설레발이 심하고
때론 강자 앞에서의 비굴함도 느껴져 안쓰럽기조차 하다
한 번 쓴 기마이에 제 기분 좋으면 됐지
인간미 없이 꼭 되돌려 받아야 성이 찬다
난 저눔 딸 결혼식에 20만 원 냈는데
내 아들 결혼식에 10만 원 냈다며
이마에 내川 자가 그려졌다
자리에 참석 못한 살림 어려운 친구 B의 근황이
걱정스런 벗들의 입에서 언급 되는데
뜬금없이 A가 하는 말이
"걔는 급(級)이 안 돼!"
헤어져 오는데 '그럼 나는 몇 급이지?'
그가 매긴 내 점수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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