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마케팅學 개론

박산 2018. 4. 2. 16:27




詩의 마케팅學 개론 _ 


 시집 팔아 돈 벌 생각이면 
 한 쪽을 極熱하면 된다 

 左든 右든 교회를 다니든 
 성당을 가든 절집을 찾든 간에 
 그 집에 열렬 樂隊를 詩로 만드는 거다 
 트럼본시 호른시 클라리넷시 
피콜로시 작은북시 큰북시 등을 조합하여 
 쾅쾅 울려대며 소리도 크게 지르고 
 음에 자주 악센트를 자주 집어넣고는 
 시인도 어릿광대춤을 덩실덩실 추다 보면 
 호른시 한 구절이 큰북시 한 구절이 
 패스트푸드의 중독성 강한 맛처럼 
 우상의 나팔소리로 빵빵 울려 퍼진다 

 이게 뭐지? 
 궁금함을 못 참는 시대의 조급증이 
 SNS 스피커로 증폭되다가 
 급기야 힙합의 중얼거림으로 
 연속극 대사 한 줄로 
 아이돌스타의 인스타그램 한 줄 낙서로 
 어떤 시집이지? 
 시인이 누구지? 

 시집이 팔리기 시작했다 
 시의 마케팅이 성공했다 

 시인의 고뇌 따위가 
 돈이라는 유형으로 보상 되어지는 순간이지만 
 독야청청하다는 시의 자존심을 상실하고도 
 슬픈 줄 모르는 
 슬픈 시인의 웃는 모습을 보는 일도 슬프다 

 단, 이 짓거리도 어설프게 하려면 
안 하는 게 낫다 

 시장은 확실하게 줄 설 것을 이렇게 요구한다 
 넌 어디냐 
 어디 소속이냐 
 지금 누구에 붙어 있나 

 자기 이외의 것들과 타협하는 순간 
 시는 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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