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뻥쟁이 ㅡ
노들나루 능수버들
축축 늘어지던 날
울 아부지 강 건너 문안 다녀오시면서
광화문에 소나기 쏟아져
사꾸라가 다 떨어졌는데
노량진은 햇볕 쨍쨍하네
가만히 듣고 있던 고물상집 대머리 홍씨 아저씨 왈
고향에서 소 몰아 밭갈이 하는데
소 등짝 딱 반만 비가 옵디다
어린 내가 듣기에도
봄 뻥이 셌다
봄나들이 나선 푸른 새벽
아파트 화단 흰목련
열다섯 소녀 봉긋한 젖 몽우리처럼
고개 빼꼼 내밀어 수줍었는데
깜깜 밤늦은 귀갓길
화단 가로등 불빛 아래
휘영청 농익어 바람에 출렁이는 게
단골 순댓국밥집 아줌니 젖통이네
뻥이 너무 센가?
(2018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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