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마케팅學 개론 _
시집 팔아 돈 벌 생각이면
한 쪽을 極熱하면 된다
左든 右든
교회를 다니든
성당을 가든
절집을 찾든 간에
그 집에 열렬 樂隊를 詩로 만드는 거다
트럼본시 호른시 클라리넷시
피콜로시
작은북시 큰북시 등을 조합하여
쾅쾅 울려대며
소리도 크게 지르고
음에 자주 악센트를 자주 집어넣고는
시인도 어릿광대춤을 덩실덩실 추다 보면
호른시 한 구절이 큰북시 한 구절이
패스트푸드의 중독성 강한 맛처럼
우상의 나팔소리로 빵빵 울려 퍼진다
이게 뭐지?
궁금함을 못 참는 시대의 조급증이
SNS 스피커로 증폭되다가
급기야 힙합의 중얼거림으로
연속극 대사 한 줄로
아이돌스타의 인스타그램 한 줄 낙서로
어떤 시집이지?
시인이 누구지?
시집이 팔리기 시작했다
시의 마케팅이 성공했다
시인의 고뇌 따위가
돈이라는 유형으로 보상 되어지는 순간이지만
독야청청하다는 시의 자존심을 상실하고도
슬픈 줄 모르는
슬픈 시인의 웃는 모습을 보는 일도
슬프다
단, 이 짓거리도 어설프게 하려면
안 하는 게 낫다
시장은 확실하게 줄 설 것을 이렇게 요구한다
넌 어디냐
어디 소속이냐
지금 누구에 붙어 있나
자기 이외의 것들과 타협하는 순간
시는 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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