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05회(111+94)

박산 2018. 3. 21. 12:27

                                               50년 전, 대방동 성남중학교 시절 까까머리 제자들이 이생진 시인을 찾아왔다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05번째} 
2018년 3월 30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97)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통큰갤러리 미호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死者의 거리=朱雀대로!: 양숙 

2. 3.1절: 김효수 

3. 빈터: 이승희 

4. 그곳에: 김중열 

5. 일본: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태극기를 꽂으며 

6. 마음속의 봄과 현실: 권영모 

7. 내가 백석이 되어: 낭송 허진/ 시 이생진 

8. 보내놓고: 낭송 김경영/시 황금찬 

9. 하늘 본 지가 언젠데 입만 살아 저리 헛소리야!: 박산 

10. 혼자 먹은 초코파이: 이생진 with 담론 


동인지 원고 모집 안내 

2018년도 진흠모 '인사島 무크지 4호' 주제는 '인연'입니다. 
우리는 음으로 양으로 얽힌 인연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진흠모들은 어떤 인연으로 살아가고 계시는지요 
그 인연 중 하나 풀어 원고 보내주십시요. 
시나 수필 등 격식은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격식을 갖춘 이야기면 어떻고 잡문이면 어떻습니까 
수줍어 마시고 편안하고 진솔하게 쓰세요 
편집인이 오타나 실수 도와 드립니다 수시로 접수하니 언제든 보내주세요 

이메일: 55yasoo@hanmail.net 편집 양숙(010 3749 9806) 
Due Date: 2018년 3월31일 

행인 이윤철 / 편집인 양숙 올림

                                                시인이 시를 낭송하면 즉석에서 곡을 붙여 노래하는 김학민 가수가 공연 중이다  


{인사동 시낭송 신년 모꼬지 진흠모 203번째} 2018년 2월 26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스케치
 

1. 늦반딧불이 사랑: 양숙 

나도 한때는 알바트로스가 부럽지 않았다 
자식들 낳아 기르느라 지치고 근육도 빠져 
이젠 날갯짓조차도 버겁게 되었지만 
납작한 젖가슴은 부풀고자 꿈틀댄다 
자식들 먹일 여력 없는데도 
대 잇기 거부할 생각은 꿈조차도! 
날개 퇴화되어 날지는 못해도 
여전히 생의 의무를 다하는 중 
내게 권리는 없다 
맑은 물 흐르는 계곡 대신 
개똥밭에 구르며 살지라도 
너무나 지엄한 종족 보존의 의무 

*형설지공(螢雪之功) 반딧불이는 성충뿐만 아니라 알, 애벌레, 번데기 모두 빛을 낸다.  
 암컷은 수컷에 비해 서너 배 크지만 날개가 퇴화 날지 못한다. 
*알바트로스 Albatrus : 날개 편 길이 3-4m로 활공만으로도 수십 km를 날수 있단다. 
* 진흠모/ 시인/ 진흠모 편집인 * email: 55yasoo@hanmail.net 

2. 마음이 빠졌어요: 김효수 

길을 걷다 멋진 사람에 마음이 풍덩 빠졌어요 
그 뒤로 짜임새 있었던 생활조차 엉망이 되고 
밤엔 꼬박 잠 설쳐 몰골이 아주 핼쑥해졌어요 
사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 왜 그러냐 물어요 
그럴 때마다 몰래 하는 사랑 혹시나 눈치챌까 
뛰는 가슴을 달래다 보면 금세 얼굴이 빨개요 

* 진흠모/ 시인 

3. 그림 같은 사랑: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눈으로 들어온 사랑은 눈을 감아도 보이고 
입으로 들어온 사랑은 입을 닫아도 달다 

가슴으로 들어온 사랑은 밖에 서리가 차도 따뜻하여 
사람은 사랑으로 사람도 낳고 그림도 낳는다 
하지만 사랑은 그림보다 간직하기 어렵더라 -시집 <골뱅이@ 이야기>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4. 자화상: 낭송 한옥례/시 유안진 

한 오십년 살고보니 나는 나는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라 
눈과 서리와 비와 이슬이 강물과 바닷물이 뉘기 아닌 바로 나였음을 알아라 ​ 

수리부엉이 우는 이 겨울도 한밤중 뒷뜰 언 밭을 말달리는 눈바람에 
마음 헹구는 바람의 연인 가슴속 용광로에 불 지피는 황홀한 거짓말을 
오오 미쳐볼 뿐 대책 없는 불쌍한 희망을 
오오 미쳐볼 뿐 대책 없는 불쌍한 희망을 

내 몫으로 오늘 몫으로 사랑하여 흐르는 일 ​ 
삭아질수록 새우젓갈 맛 나듯이 때 얼룩에 절을 수록 인생다워지듯이 
산다는 것도 사랑한다는 것도 
때 묻히고 더럽혀지며 진실보다 허상에 더 감동하며 정직보다 죄업에 더 집착하며 
어디론가 쉬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다 ​ 

나란히 누웠어도 서로 다른 꿈을 꾸며 끊임없이 떠나고 떠도는 것이다 
멀리 멀리 떠나갈수록 갈 데까지 갔다가는 돌아오는 것이다 

하늘과 땅만이 살 곳은 아니다 
허공이 오히려 살 만한 곳이며 떠돌고 흐르는 것이 오히려 사랑하는 것이다 

돌아보지 않으리 문득 돌아보니 
나는 나는 흐르는 구름의 딸이요 떠도는 바람의 연인이라 

* 낭송가 

5. 情/그리운 바다 성산포: 낭송 김기진 

6. 한마디 뿐: 김중열 

진실한 친구로 창대할 희망으로 위하여 기도하련만 너는 어찌 홀로 외롭다 하려던가  
오늘의 괴로움이란 내일을 위한 희생 외로움도 슬픔도 고통 또한, 태초로 부터 신이 인간에게 희망을 주려 하여 
멍에 씌워 길들이려 했던 것이라 하거늘 살아 있으메 살아가자 억눌려 숨겨진 용기를 뿜어서 사랑으로 
온갖 것 품어보자 사랑의 샘물로 목을 축여보자 네가 있기에 나는 나 또한 행복하기에 
네가 흔들리면 사랑하는 이들 또한 힘이 들터 사랑한다 보고 싶다 품고 있기를...... 

까닭에 늘 너를 위하여 기도 하련다 이 한마디 뿐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7.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낭송 허진/시 함석헌 

만 리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 맡기고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양보하며 너 만은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 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방긋이 웃고 눈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뿌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진흠모/ 시머마 이끎이/ 낭송가/ 시인 

8. 먼 나라: 낭송 김경영/시 성춘복 

바라보며 바라보며 보다가 숨소리 뜨거워지는 피리소리 
아슴한 이승의 덤불 너의 나라로 가리 망초꽃도 있고 여뀌꽃도 있고 
모시나비 춤 자락 다 꺼내 놓아 천지가 온통 꽃내와 꽃빛 
내 그리로 가리 깜깜하고 한없이 멀고 답답하여 가슴치는 거기 
당신밖엔 보이는 것 없는 그 세상으로 내 살러 가리 
울다가 또 울다가 눈물 튀어 다리 놓이는 품안에 
우리 산천 맨발로 네게 가리 네게 가리 가리ᆞ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9. 詩의 마케팅學 개론: 박산 

시집 팔아 돈 벌 생각이면 
한 쪽을 極熱하면 된다 

左든 右든 
교회를 다니든 
성당을 가든 
절집을 찾든 간에 

그 집에 열렬 樂隊를 詩로 만드는 거다 
트럼본시 호른시 클라리넷시 피콜로시 
작은북시 큰북시 등을 조합하여 
쾅쾅 울려대며 
소리도 크게 지르고 
음에 자주 악센트를 자주 집어넣고는 
시인도 어릿광대춤을 덩실덩실 추다 보면 
호른시 한 구절이 큰북시 한 구절이 
패스트푸드의 중독성 강한 맛처럼 
우상의 나팔소리로 빵빵 울려 퍼진다 

이게 뭐지? 

궁금함을 못 참는 시대의 조급증이  
SNS 스피커로 증폭되다가 
급기야 힙합의 중얼거림으로 
연속극 대사 한 줄로 
아이돌스타의 인스타그램 한 줄 낙서로 

어떤 시집이지? 
시인이 누구지? 

시집이 팔리기 시작했다 
시의 마케팅이 성공했다 

시인의 고뇌 따위가 
돈이라는 유형으로 보상 되어지는 순간이지만 
독야청청하다는 시의 자존심을 상실하고도 
슬픈 줄 모르는 
슬픈 시인의 웃는 모습을 보는 일도 
슬프다 

단, 이 짓거리도 어설프게 하려면 안 하는 게 낫다 

시장은 확실하게 줄 설 것을 이렇게 요구한다 
넌 어디냐 
어디 소속이냐 
지금 누구에 붙어 있나 

자기 이외의 것들과 타협하는 순간 
시는 시가 아니다 

* 진흠모/ 이끎이/ 시인  

                                                                                         서예: 이춘우

 
10. 이규보李奎報: 이생진 -

백운거사의 무덤 앞에서 
건방지게 규보와 대작하려는 야심은 아닌지 
길바닥에 흩어진 낙엽에게 물어보라 

이건 버리지 못한 내 생 버릇이니 
영월에 있는 김삿갓 묘 앞에서도 그랬고 
부안에 있는 매창 묘 앞에서도 그랬네 

내가 술병을 들고 예까지 온 것은 
술을 좋아하는 거사居士를 위함이오 
‘술에 병들고 시에 늙었다 병어배주노어시 病於盃酒老於詩*’ 

그 소리 또 한 번 듣고 싶어 찾아왔으니 일어나 잔 받으시오 
*이규보(1168~1242)의 시. 묘는 강화도 길상면 길직리에 있음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시인 담론: 

강화도에 가면 제가 꼭 술 한 병 들고 찾아가는 이규보 무덤이 있습니다. 
제 버릇입니다. 영월 김삿갓 무덤도 부안의 매창 무덤도 그렇습니다. 
술을 따르면서 시를 쓴다는 것은 시는 역시 情과 정이 통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입니다. 
지난 설날 권영모 시인이 아끼고 아껴오던 최고급 사삼酒를 가져와 정 나눔을 하는 것처럼 
정이 있어야 시를 씁니다. 
이규보는 정말 멋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시와 술과 거문고를 좋아했고 형식에 억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시를 썼고 
아부를 싫어해서 늦게 벼슬 살이를 했지만 자유로움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井中月’이란 시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중략,,,) 

 *************************************************************************  

* 시 즉흥 창작 가수 김학민 님이 오랜만에 참석하셔서 ‘그리운 바다 성산포’ 노래가 있었습니다.

* 진흠모 김기진 님이 시집 '어린 바다(문예출판)'를 발간 나눔 했습니다.
  
  정 - 
 " 저 선생님과 정이 든 것 같아요"
 " 나도 그래" 

 정 때문에 시를 쓴다는 
 이생진 선생님과 
 정이 들어서 

 나도 시를 씁니다 ( 어린 바다 37쪽)

* 진흠모 김중열 님이 시집 '존재의 이유2(한솔문화출판)'를 발간 나눔했습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돈도 없고 용기도 필요 없는 
   나 홀로 우물 안의 왕국에서
   쩌렁쩌렁 호령하는 왕이로소이다 - 
  (존재의 이유2 152쪽 '나는 왕이로소이다' 중)
      
* 유재호님의 시 노래와 만담이 있었습니다. 

* 김민열 님(여자축구연맹 전무)의 트로트 메들리 재밌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 이광무 석영만 조범구 님 등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 음유시인 현승엽 가수과 함께하는 이생진 시인의 퍼포먼스로 진흠모 인사島 봄맞이 행사를 마쳤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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