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04

박산 2018. 2. 18. 08:54

 

                 -윤영호 히말라야 사진첩 중-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04번째}

2018년 2월 23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97)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통큰갤러리 미호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 이생진 시인 1월 첫 담론 -   

 

이 추위를 뚫고 오신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 나이가 올해 90이 되니 자신감이 생깁니다.   

무슨 자신감이냐?   

죽어도 좋다는 자신감입니다.   

이제까지 살아 있다는 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제가 만든 시는 제 종교이자 철학입니다.   

그래서 이제 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90세 까지 사는 이유을 덕담으로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래 세 가지를 실천하신다면 여러분들도 누구나 다 90세 넘어 사실 수 있습니다

 

첫째, 걸으세요

 

둘째, 세끼 먹고 살 경제력을 가지세요

 

셋째,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만드세요

 

여기 모이신 분들은 시를 읽으세요

긍정의 마음으로 즐거운 일을 찾아 하시길 바랍니다

 

 

1. 늦반딧불이 사랑: 양숙

 

2. 마음이 빠졌어요: 김효수

 

3. 막간 -반 고흐의 비극: 낭송 김미희/시 이생진

 

4. 난 오늘 새가 될래요: 권영모

 

5. 그림 같은 사랑: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6. 빈 둥지: 김태호

 

7. 자화상: 낭송 한옥례/시 유안진

 

8. 한마디 뿐: 김중열

 

9.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낭송 허진/시 함석헌

 

10. 먼 나라: 낭송 김경영/시 성춘복 

 

11. 詩의 마케팅學 개론: 박산

 

12. 이규보李奎報: -백운거사의 무덤 앞에서/ 이생진 with 담론 

 

 

※동인지 원고 모집 안내

 

2018년도 진흠모 '인사島 무크지 4호' 주제는 '인연'입니다.

우리는 음으로 양으로 얽힌 인연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진흠모들은 어떤 인연으로 살아가고 계시는지요

그 인연 중 하나 풀어 원고 보내주십시요.

시나 수필 등 격식은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격식을 갖춘 이야기면 어떻고 잡문이면 어떻습니까

수줍어 마시고 편안하고 진솔하게 쓰세요

편집인이 오타나 실수 도와 드립니다

수시로 접수하니 언제든 보내주세요

이메일: 55yasoo@hanmail.net

편집인 양숙(010 3749 9806)

Due Date: 2018년 3월31일

 

발행인 이윤철 / 편집인 양숙 올림

 

 

 

 

{인사동 시낭송 신년 모꼬지 진흠모 203번째} 2018년 1월 26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스케치

 

1. 발해님께: 양숙

 

한 번이라도 눈길 준 일 있었는지 마음 한 곁 내주었는지 헤아려 본 적이 있었는지

잡초 덤불에 홀로 버려져 쓸쓸함과 외로움에 지쳐 처연함을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있었는지

단 한 번이라도 운동장보다 너른 지상 최대 주작대로에서 부끄러워 숨고 싶은데

쥐구멍도 없어서 백일홍 꽃밭의 나비인 척하고 싶었다

 

맨드라미 꽃봉오리 뒤에 숨고 싶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발해님께 나보다 먼저 말 걸고

내 것이라고 노래한 젊은이 서태지가 있어서 덜 미안했다

 

* 진흠모/ 시인/ 진흠모 편집인 * email: 55yasoo@hanmail.net

 

2. 그녀 히말라야: 낭송 한정희 /시 김우선

 

그리움의 한숨은 바람의 시편이다 고단한 내 모습을 행간에 깊이 숨겨 셀파가 지고 온 꿈으로 하얀 밤을 넘긴다.

롯지로 이어진 길 눈감고 바라볼 때 점으로 떠오르는 밑줄 친 문장처럼 바람은 룽다를 펄럭여 주문을 들려준다

바위에 새겨 놓은 조난자 명단 위로 쏟아지는 슬픔을 햇살로 닦아 내면 빙하에 쌓인 만년설 내 허기를 지운다

 

* 화가

 

3. 아름다운 일이다: 김효수

 

하나의 꿈을 세상에 키우며 산다는 건 아름다운 일이다

가난이 삶을 거칠게 때려도 굴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건

근심 걱정에 가슴 찢어져도 갑자기 절망이 목을 졸라도

인생을 걸고 버티다가 보면 아름다운 날 오지 않겠는가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나면 아지랑이 피는 봄이 오듯이

 

* 진흠모/ 시인

 

4. 소모도 언덕길을 올라가는 검은 지팡이와 하얀 할머니: 낭송 김미희 / 시 이생진

 

지팡이는 할머니를 만난 지 3년 됐고 할머니는 지팡이 없이 80년을 지내다가

지팡이를 만난 후부터는 지팡이 없이 하루도 지내지 못한다

할머니는 나를 보느라 지팡이를 세워놨는데 지팡이는 나를 보지 않는다

할머니는 나를 보겠다고 허리를 펴는데 지팡이만큼 펴지지 않는다

지팡이는 허리를 굽히지 못하고 할머니는 허리를 펴지 못하고

지팡이는 할머니 없이 걷지 못하고 할머니는 지팡이 없이 걷지 못하고

이렇게 못하는 것끼리 만나 못하는 일 없이 사는구나

 

* 낭송가/ 시인

 

5. 사흘 후에: 김중열

 

하나님 사랑하는 하나님 동짓달에 태어나신 예수의 아버님 또한 나의 아버님 한 여인을 사랑하는 못난 생각에 빠져 헤어나지를 못하는 거짓된 순결의 죄로써 역십자에 매달아 주소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엘리 엘리 어찌 이리도 벌을 주시나이까 차라리 눈 덮인 공동묘지의 그 모든 십자가 하나하나를 역으로 하옵시고 이 못난 탕아를 토막 내어 또한 하나하나에 못을 박아서 지나던 이방인들이 침을 뱉으며 발길질을 하게 하소서 그리하시다 분이 풀리 오시면 사흘 후에 새 생명을 주오소소 또한 고통을 지배할 능력으로 어둠의 지배자 사탄으로 거듭나게 하소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앨리 엘리…….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5. 그리운 바다 성산포: 낭송 박경애/시 이생진

 

살아서 고독 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바다에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서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 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 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에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했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주었다 365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60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또 기다리는 사람

 

* 낭송가

 

6. 과분 (過分): 권영모

 

가슴에 그림자를 짖는다

어둠의 그림자 행복의 그림자 가슴에 감추고 살아가는 날

사치(奢侈)를 하고도 사치를 이해 못하는 일상이 되어

불행을 초래(招來) 하려드는 무모(無謀)함 다 털리고서야

어두움의 그림자가 조금은 가슴에 찾아드는 사치 유혹에

나를 잊어버리곤 돌아서 가슴만 친다

누굴 의식하고 살아가는가?

그는 그이고 나는 나 비록 어설픈 날들이어도

참의 나 이대로 보이는 대로 인 것인데 무엇 때문에

몸은 살이 찌는데 마음은 여위어 가는가?

과분하게 살아가는 날들이라고

자신에게 오늘도 최면을 걸며 살아간다

나를 모르고 망각(妄覺)에 빠져 힘들어 하기보다는

행복하다는 망각을 가슴에 각인 시켜가며 ....

 

* 진흠모/ 서예가/ 시인

 

 

 

7.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 낭송 조철암/시 이생진

 

여기서는 실명이 좋겠다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는 백석(白石)이고 백석이 사랑했던 여자는 김영한(金英韓)이라고 한데 백석은 그녀를 '子夜'라고 불렀지 이들이 만난 것은 20대 초 백석은 시 쓰는 영어선생이었고 자야는 춤추고 노래하는 기생이었다 그들은 3년 동안 죽자 사자 사랑한 후 백석은 만주 땅을 헤매다 북한에서 죽었고 자야는 남한에서 무진 돈을 벌어 길상사에 시주했다 자야가 죽기 열흘 전 기운 없이 누워있는 노령의 여사에게 젊은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1000억의 재산을 내놓고 후회되지 않으세요? '

무슨 후회?'

 

-그 사람 생각을 언제 많이 하셨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때가 있나?

 

기자는 어리둥절했다

 

-천금을 내놨으니 이제 만복을 받으셔야죠?

'그게 무슨 소용 있어' 기자는 또 한 번 어리둥절했다

 

-다시 태어나신다면? '어디서?' -한국에서

'에! 한국? 나 한국에서 태어나기 싫어 영국쯤에서 태어나 문학 할 거야'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1000억이 그 사람의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 쓸 거야'

이번엔 내가 어리둥절했다

사랑을 간직하는 데는 시밖에 없다는 말에

시 쓰는 내가 어리둥절했다

 

* 진흠모/ 낭송가

 

8. 투루판 사막의 낙타: 한경

 

 

 

9. 술의 온정: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술은 시인의 온정이요 화가의 경전이다

원수처럼 마시다가 천국에서 깨어나듯 깨어나면 지옥 압생트*!

너는 랭보의 지갑을 털었고 빈센트의 귀를 잘랐으며 모딜리아니의 목을 비틀었다

오윤**이를 불사른 홍주는 지초를 짓이겨 만들었고 빈센트를 주정뱅이로 만든 압생트는

싸주아리쑥을 빚어 만들었는데 홍주에서는 붉은 불똥이 튀고 압생트에서는 초록의 요정이 나온다

술은 뼈를 녹이는 예술의 서곡이다

 

*압생트: 싸주아리쑥을 원료로 만든 술. 중독성이 강해서 1915년에 금주령이 내려진 술. *

*오윤(1946~1986): 40세에 요절한 판화가로 김지하의 시집 <오적> 의 삽화를 제작했으며,

 진도의 홍주를 좋아했다.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10. 그리운 바다 성산포: 낭송 정영구 / 시 이생진

 

11. 집과 아내: 김정민

 

 

12. 겨울노래(속 구룡사 시편): 낭송 김경영/ 시 오세영

 

한 철을 치악에서 보냈더니라 눈 덮인 멧부리를 치어다보며 그리운 이 생각 않고 살았더니라. 빈 가지에 홀로 앉아 하늘 문 엿보는 산까치 같이 한 철을 구룡에서 보냈더니라 대웅전 추녀 끝을 치어다보며 미운 이 생각 않고 살았더니라. 흰 구름 서너 짐 머리에 이고 바람 길 엿보는 풍경같이. 그렇게 한 철을 보냈더니라. 이마에 찬 산그늘 품고 가슴에 찬 산자락 품고 산 두릅 속눈 트는 겨울 한 철을 깨어진 기와처럼 살았더니라.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3. 이윤우 김혜연 부부 낭송(자작시 가을비 소리에, 김소월의 초연)

 

14. 겨울비: 박산

 

아득한 날에 들었던 겨울 소리가 들립니다

 

울림이 그윽했던 날들의 골목 굴뚝 연기같이

잊혔던 기억 묶였던 끈들이 스르르 풀립니다

 

점점 더 봉긋해지는 성옥이 가슴 생각에

꼬물거리던 13세 소년의 성기

노량진 극장 골목 대폿집 춘자 아줌마가 구슬프게 부르는

'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헤아릴 수 없는 설음 혼자 지닌 채'

 

건넛집 개 짖는 소리가 잦아들고

한강 철교 넘은 기차 소리도 멀어집니다

 

Back to the past!

 

흑백필름 시대는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를 강조합니다

 

사라졌던 색깔들이 빗방울 사이사이로 소곤소곤 하나로 모여 오련합니

다 귀 기울여 듣는 겨울비는 과거입니다

 

* 진흠모/ 이끎이/ 시인

 

15. 인연이 종점에 이르렀을 때: 이생진

 

이제 다 지나간 그림자인데

그대는 왜 내 손을 놓지 않는가

 

하기야 나도 그대 손을 놓지 않은 것은

같은 인연의 온기 때문이지만

결국 손을 놓아야 하는

운명의 절대 절벽

잘 있게 잘 가게

그 길밖에 는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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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도 열혈 진흠모님들은 자리를 꽉 메워주셨습니다.

 

* 제주의 김정민님과 이인평, 한경 시인님 등이 참석하셨습니다.

 

* 김중열님이 이끄는 아라밴드 동인지‘여울아라 제 8호’나눔 했습니다.

 

* 유재호님의 시 노래 모음과 현승엽 가수의 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퍼포먼스로 새해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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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9일 인천 동암역 이윤철 교수 자택에서 '이생진 시인 초청 모임'이 있었습니다.

   권영모 현승엽 김효수 양숙 노희정 유재호 박산 님이 참석하였습니다.

 

@ 2월 17일 시가연에서는 설맞이 선생님 세배 드리는 행사를 진행 했습니다.

    현승엽 김미희 김문기 유재호 김효수 양숙 권영모 허미경 김경영 박산 김원수 허진 님 등이

    참석하셨고 권영모님의 귀한 산삼주 제공과 이춘우&김영희 시가연 주인장의 정성 어린 설 상으로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하며 이생진 선생님의 덕담을 듣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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