낄낄낄! 닷새 동안 뭐 별 것도 없었다 -

박산 2018. 3. 5. 10:25



낄낄낄! 닷새 동안 뭐 별 것도 없었다 - 


쓰고 찾고 저장하고 
듣고 보고 소통하고도 
쥐고 있어야 안심 

그것도 모자라 
머리맡에 두고 잠들기 

신줏단지 모시듯 
상전도 이런 상전이 없다 

내가 주인이어야 마땅한데,,, 

버리자! 이눔을 버리자! 

it's 100% impossible! 
그럼 이틀만,,, 
아니 하루만이라도 

지하철에서 앉고 서 있는 젊은 다수는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에 머리 박고는 
구린 입도 안 떼고 문자를 두드리는데 
검고 붉고 푸른 옷차림의 
내 또래 60대 남녀들은 
주위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통화 중이다
 
공연히 내 얼굴이 붉어진다 

독한 맘먹고 닷새를 버렸다 

헤어졌다 만난 애인 입술 열 듯 다시 켰다 

도심이 싫다고 지리산 자락 사는 W가 짜증스런 문자를 남겼다 
-아니 왜 전화를 안 받아?- 
도사되긴 힘든 친구다 

자주 소통하는 단톡방 다섯 군데에 
-69 28 19 45 39- 
로또 같은 두 자리 숫자와 
열다섯 군데 개별 톡의 숫자가 보이고 
입출금 은행 카드 관련 문자가 여섯 군데 
뭔 일이냐? 묻는 카톡과 
중복된 문자 몇 개 등등 

낄낄낄! 닷새 동안 뭐 별 것도 없었다 

다음 목표는 열흘 버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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