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年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79

박산 2016. 12. 22. 10:16

 

                                                                                                                                                                                      모꼬지 111+78

                                                                                                                                                                           * 사진 동영상: 섬 여행가 이승희님

 

{送年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79}

2016년 12월 30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통큰갤러리 미호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중년에 : 김효수


2. 무서운 약속 : 권태원


3.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 낭송 이다현/시 이기철


4. 책등 : 양숙 with 담론  


5. 자화상(自畵像) : 허진


6. 머릿속에 뜬 구름 :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7. 내년에는 : 김중열


8. 그 사람이 그리운 날에는 : 김명중


9. 마음의 색깔 : 권영모


10. 인사島 순풍港 : 낭송 김경영/시 박산


11. 그냥 : 박산


12. 폭염일기 : 이생진 with 송년 담론  



<인사島 무크지 3호 원고 모집>

 

벌써 인사島 3호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김정욱 양숙 이윤철 박산 4인의 편집인이 의논한 결과

이생진 선생님께서 건의하신 주제 ‘카르페 디엠 carpe diem’으로 정했습니다.

‘현금’보다 ‘소금’, ‘소금’보다 소중한 ‘지금’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한번쯤은 있으셨으리라...

시 수필 잡문 등 형식과 내용에 구애 받지 않고 이메일로 접수합니다.

 

1. 주제: 카르페 디엠 carpe diem

2. 자격: 진흠모 모꼬지 참가자 누구나 (제한 없음)

3. 원고마감: 2017년 3월31일

4. 보낼 곳: 양숙 010-3749-9806 이메일 : yasoo5721@sen.go.kr

 

발행인 이윤철 / 편집인 양숙 드림

 

 

 

 

{진흠모 111+78} 2016년 11월 25일 7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스케치 1.

 

1.지느러미조차도 : 양숙

 

어떤 관계는 고인 물처럼 시간과 함께 썩어간다는 것을

거기 몸을 담근 물고기까지 서서히 썩어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물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음 그 물에서 헤엄쳐 나올 수 없었음은

지느러미조차도 이미 썩어버렸기에

 

* 진흠모/ 교사 시인/ 진흠모 편집인 * email: yasoo5721@sen.go.kr

 

2. 가슴을 찢고 간 사람 : 김효수

 

벌겋게 얼굴 물들여 몇십 년째 가슴에 살던 사람이 행복에 젖어 꽃처럼 몇십 년째 가슴에 살던 사람이

낙엽이 어디로 갈지 몰라 바람에 휩쓸려 떠돌던 날 이별이란 칼을 꺼내 말릴 사이도 없이 가슴을 찢고

냉정하게 바람을 가르며 그 사람 저 멀리 갔습니다 찢긴 가슴에 놀라 쓰러져도 그저 저 멀리 갔습니다

살다 보니 날마다 세월이란 약에 눈물로 살다 보니 언제 나았는지 흉터 하나 빈 가슴 채우고 있습니다

외로워 비틀비틀 험한 세상 홀로 지내며 살다 보니 그 사람 생각에 때로는 가슴에 흉터 보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가슴에 웃음꽃 피우길 원하고 있습니다 보내고 살아가다 보니 그 사람 남기고 간 상처보다

보고 싶은 그리움이 더 크게 자라는 걸 알았습니다 하여 나도 모르게 괜히 그 사람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시는 찾고 싶지 않은 사람인 줄 알고 살아왔는데 긴 세월을 견디며 살다 보니 그 사람이 그립습니다

그땐 당장 죽을 것 같았는데 세월이란 약을 써가며 살다 보니 이제는 그 사람이 그리워 눈물이 납니다

그때 미웠던 모습은 어디 하나 조금도 보이지 않고 곱게 웃는 모습만 눈가에 떠올라 늘 보고 싶습니다

사랑이란 남은 사람이 잊지 않고 긴 세월 보낸다면 모든 강물 바다에 만나듯 그런 날 오리라 믿습니다

 

* 진흠모/ 시인

 

 

 

 

3. 우리가 어느 별에서 : 낭송 허진/시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에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아가 풀은 시들고 꽂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별빛마다 서로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사랑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떠나기 위하여 어느 별에서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 진흠모/ 시가 머무는 마을 이끎이 / 낭송가


 

4. 빼빼로 데이 : 김중열

 

오는 11월 11일에 너를 떠나보내련다 하는 마음 있기에 이미 허전만 하구나 흔한 시인들의 사랑이야기 저자에 들려지는 그런 이야기 언젠가는 나도 해보았으면 했던 러브 스토리를 여기서 막을 내리는 까닭이란 너를 사랑하기에 너를 위하기에 그럴 뿐 노쇠한 당나귀에겐 사랑도 무게일랑 느끼걸랑 얼마나 오래 견딜까 빈 깡통만 요령소리로 요란하거늘 목탁을 두드린들 언제나 채워볼까 그런 염려보다는 푸른 하늘 휘저어 뭉게구름 품고서 달려와 풍성하게 안겨온 너는 산 너머 저기 건너 숨겨진 화원으로 함께 가자 재촉했더냐 고질의 천식으로 심하게 숨이 차기에 내 모습 보이기가 싫었기에 아침이면 "전화주세요“ 기다리던 톡의 설레임 저녁이면 이런저런 하루 이야기 수다로 까르르르 나를 웃게 한 그 모습일랑 더 이상 못 본다 하련마는 너를 지독하게 사랑하기에 너를 유별나게 위해 보려고 빼빼로 과자 뭉툭 부러트리면서 너에게 마지막 선물로 주련다 하며 쾡해진 내 마음을 토닥이련다 비록 보낸다 하여도 너의 심쿵한 마음은 나에게 가득하기 외로울 때는 한점한점 꺼내어 다시 보고 또 보고 달래거늘 사랑한다 백번 천만번의 언약보다 너를 떠나보내는 게 진정한 사랑이란 것을 시월을 보내면서 알았기에

 


* 아라밴드 이끎이/ 시인


 

5. 땅끝에서 만난 하늘끝 : 김명중

 

어둔 세상에 빛이 내리고 하늘과 땅을 옮겨 온 듯 형상 그대로 토해 낸 빛그림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더 더 깊은 산을 담아내는 *달마산 길섶 앞선 마음은 먼데를 바라보며

욕심 키우느라 산 높이를 가늠할 수 없다 바다보다 더 깊은 산에서

수백 수천의 바위로 맺어낸 달마산 도솔봉 산속 어디서 수행승의 불경 외는 소리가 풍경소리에 화음처럼 들린 뿐

아무리 찾아헤매도 인적은 없다 암자가 서있는 고갯마루에 오르자 하늘끝이 구름과 부딪치며 어둠을 뚫고

영롱한 오색빛이 큰 바다를 이루며 온누리를 비추고 있다.

아~ 땅끝과 하늘끝이 만났다. 나의 동광에도 이쁜 미소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달마산 : 전남 해남군에 있는 해발 489m의 산

* 안산 근무 어사(경찰)시인

 

 

 

6. 행복한 쇠똥 :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여서도 5 산길을 가며 만나는 것은 쇠똥

쇠똥이 행복하면 소가 행복하고 소가 행복하면 마을이 행복하지

행복은 소유보다 나누는 데 있다는데

나는 누구하고 쇠똥을 나누나

소를 행복하게 할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

그러니까 쇠똥 옆 그 집 무덤도 행복하지

죽어서 행복한 무덤이 진짜 행복이라면

쇠똥을 덮고 자는 잔디가 행복하지

 

-시집 <혼자 사는 어머니>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7. 자화상 : 낭송 김경영/ 시 유안진

 

한 60년 살고 보니 나는, 나는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라 눈과 서리와 비와 이슬이 강물과 바닷물이 뉘가 아닌 바로 나였음을 알아라.

 

수리부엉이 우는 이 겨울도 한 밤중 뒤뜰 언 밭을 말달리는 눈바람에 마음 행구는 바람의 연인 가슴속 용광로에 불 지피는 황홀한 거짓말을 오오 미쳐 볼 뿐 대책 없는 불쌍한 희망을 내 몫으로 오늘 몫으로 사랑하여 흐르는 일 삭아질수록 새우젓갈 맛 나듯이 때 얼룩에 절수록 인생다워지듯이 산다는 것도 사랑한다는 것도 진실보다 허상에 더 감동하며 정직보다 죄업에 더 집착하여 어디론가 쉬지 앓고 흘러가는 것이다.

 

나란히 누워도 서로 다른 꿈을 꾸며 끊임없이 떠나고 떠도는 것이다. 갈 때까지 갔다가는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하늘과 땅만이 살 곳은 아니다 허공이 오히려 살만한 곳이며 떠돌고 흐르는 것이 오히려 사랑하는 것이다 돌아보지 않으리 문득 돌아보니 나는, 나는 흐르는 구름의 딸이요 떠도는 바람의 연인이라 김경영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8. 다행多幸 : 박산

 

사는 게 너무 팍팍해

짜증도 나고 말이야

술을 마셨어

 

자정이 가까운데도

도심은 술꾼들로 득시글거렸지

 

문득 올려다 본 밤하늘 별은 총총했지만

달은 뭔지 모르게 우울 했어

사정射精한 후의 나른함 같은 게 몰려왔어

 

누군가와 쌍시옷으로 삶을 말하고 싶었지

마누라 붙들고 고주알미주알 떠들긴 싫어

좋은 얘기도 아니잖아

 

영감탱이 소릴 코앞에 둔 친구 놈들

휴대폰 번호들이 사열하듯 쭉 떴지

찌든 냄새가 폴폴 났어

 

이 시간에 받을 놈이 있을까

그 중 잘난 척하고는 담쌓고

아무 때나 눈물 글썽이는 착하디착한 Y를 눌렀지

익숙한 트로트 음악이 한참이나 울렸어

 

자는 줄 알고 끊으려는데

“어디야? 같이 마시자”

 

중간 접선구역에서 만났지

 

쩐錢, 마누라, 새끼들, 몸뚱어리 건강, 정치,

대통령, 지구의 평화까지 내겐 가당치 않은 주제를

쌍시옷 섞어 얘기했지만 기억에 남는 건 없어

 

그냥 새벽까지 얘기 들어주고

맞장구쳐 줄 친구 하나 있음에 다행이지

 

-박산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중에서-

 

* 진흠모/ 진행자/ 시인


 

9. 낙엽 : 이생진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아까울 때가 있다

그때가 좋은 때다 그때가 때 묻지 않은 때다

낙엽은 울고 싶어 하는 것을 울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기억하고 싶어 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엽을 간직하는 사람은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새로운 낙엽을 집을 줄 아는 사람은

기억을 새롭게 갖고 싶은 사람이다

 

-시화집 '산에 오는 이유'(1984)에서 '낙엽')-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담론:

 

    항시 드리는 말씀이지만 한 달에 한 번 여기 와서 시 읽는 재미가 너무 좋습니다.

 

   100만 명이 모인다 해서 퇴계로에서 광화문까지 행진을 따라 가는데 너무 많은 인파에 밟혀 죽을 것 같아

   집에 일단 귀가했다가 새벽 시청 앞에 다시 나가 보았습니다. 쓰레기도 돌멩이도 신나병도 없이 깨끗했습니다.

   속상한 마음 달래기 위해 뼈다구해장국집에 갔습니다. 딱 2명이 앉아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울분을 토하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요. 이런 정도면, 한국은, 대통령은 실패했지만 나라는 실패한 게 아닙니다.

 

   '북은 핵을 만든다 난리고 남은 사드를 배치한다'하니 미국 사는 제 동생이 하는 말이 "한국처럼 살기 힘든 나라가 어딨냐" 했는데

   막상 와 보니 이런 질서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화장실 등에 놀랍니다. 이런 '데모 문화'도 수출해야 한답니다.

   정보요원들이 판치던 시절 ‘그리운 바다 성산포’도 가난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탄압 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마구  '잡아가는 시대'가 아닙니다. 자유로운 표현을 존중하는 나라입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나라로 남아야 합니다. 내일도 광화문에 나가려 합니다(중략)

 

   나는 아직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밥 딜런에 취해 있습니다.

   수상식에 개인 약속이  있어 참석 못한다는 그가 정말 멋집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나는 시와 음악과 미술의 집합을 끊임 없이 시도하며 살고 있습니다. 특히 여기 현승엽 선생과 음악을.

   혹자는 대중가수에게 노벨문학상이 무슨 가당찮은 일이냐? 하는 견해도 있지만 그의 노래와 가사가 내포하고 있는

   인종차별과 전쟁에 대한 반항적 시각은 어느 시 보다 사회에 끼치는 반향이 크다는 생각입니다.

   그는 대단한 음유시인입니다.

 

  오늘 그의 노래(A Hard Rain's A Gonna Fall)를 번안 한, 양병집과 이연실이 부른 노래 '소낙비'를 현승엽 가수의

  반주로 다 함께 불러 봅시다.

  "어디에 있었니 내 아들아 어디에 있었니 내 딸들아 나는 안개낀 산속에서 방황했었다오,,,"

    (중략)

 

 

                                                                   

* 권영모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너의 얼굴'(책과 나무) 출간하여 참석하신 모꼬지 동인 모두와 나눔을 했습니다.

 

     사랑이란-

     싸움 속에서도 미워하지 않고

     용서하고 싶지 않으면서 벌하지 아니하고

     멀리 있으면 더 그리워 지는 것

 

* 섬 여행가 이승희님의 서해 바다 격렬비열도 여행기를 통해 중국 자본의 침투로 중국인 소유에 대한 우려를, 

  국가 차원의 관심을 주창했습니다.

 

* 멀리 서귀포에서 고현심님이 보낸 귤 세 상자 열어 맛난 귤에 취하고도 남은 귤들을 

  비닐 봉다리에 총총 품고 귀가했습니다.

  귤맛도 고마운 일이지만 고현심님의 저희 진흠모를 위하는 그 고운 정성에 감사드립니다.

 


                                                                                                                                                                       2016 06 미수잔치



* 유재호님의 시 노래와 

  현승엽과 함께하는 이생진 시인의 퍼포먼스로 11월 모꼬지를 마무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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