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흠모 111+70

박산 2016. 3. 17. 11:03

                                                                                                         어느 봄날 마라도에서 장상희님

 

 {진흠모 111+70}


2016년 3월 25일 7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통큰갤러리 미호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종로매 : 양숙

 

2. 봄 : 김효수

 

3. 수인선 협궤 열차 : 이승희

 

4.나무의 여행 :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5. 벤치 : 권영모

 

6. 수선화에게 : 낭송 김경영/시 정호승

 

7. 가던 길을 버리고 : 김도웅 

 

8. 사월의 노래 : 허진 낭송/ 시 박목월    

 

9. 춘장春葬 : 박산

 

10. 故 水然선생을 생각하며 : 이생진with 담론 

 

 

 

 

 

                                                     인사島 무크지 창간호(2015) 이생진 시인 글씨 원본


<인사島 무크지 원고 모집 공고>


지난 유월 창간호에 이어 인사島 2호는 김정욱 양숙 이윤철 박산 4인의 편집인이 의논한 결과

장상희 동인께서 양숙 시인께 건의했다는 주제 '설렘'으로 정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씩의 설렘이 있으셨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시나 수필 등의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본인이 쓴 글을 이메일로 접수합니다.

1. 주제: 설렘(시 수필 잡문 등 형식에 구애 받지 않음)

2. 자격: 진흠모 모꼬지 참가자 누구나 (제한 없음)

3. 원고마감: 2016년 3월 31일

4. 보낼 곳: 양숙 010-3749-9806 이메일 : yasoo5721@sen.go.kr


발행인 이윤철 / 편집인 양숙 드림 

 

 

 

                                                                                                           69 모꼬지 현승엽 박산 김정욱 양숙 김경영님


 

진흠모111+69 스케치 2016년 2월 26일 7시


1. 이등병 학원 : 양숙


기가 막힌다 병장 노릇도 아니고 하사관 노릇도 아니고 장교 노릇도 아니고

별 노릇은 더더욱 하늘같은 별이라니!

맘먹는 것만도 언감생심!

별의별짓을 다 해대다 스팩 쌓다 지쳐서

자신에게 맞는 일거리를 찾았나보다 했더니

이젠 이등병 학원가야 한단다

이런 빌어먹을 놈의...


* 2015.10.28.수. ‘이등병 학원이 생겼다’신문에 났단다 취직이 안 되니 군대라도 가서 시간 벌어야하는데

  지금 아이들은 군 생활도 제대로 못하겠고 자신이 없어 미리 이등병 학원 다녀서 배우고 간다니...

  오메 세상 천불나서 못 살겠네!


* 진흠모/ 교사 시인/ 진흠모 편집인 * email :yasoo5721@sen.go.kr


2. 시 쓰는 성직자 : 이승희


50여 년 간 섬으로 떠도는 방랑자

사람들은 그를 ‘섬시인’이라 부른다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는데

그는 왜 섬으로 갔을까?


외로운 사람이 등대를 찾는다 한다

섬에 가는 이유 바다에 오는 이유 모두 버리러 왔다고 한다

섬마다 그리움이 있다 하고 저 별도 이 섬에 올 거라 한다

하늘에 있는 섬에서 염소와 뛰놀고 정약전 유배 섬에서

통보리사초와 이야기 하는 그는 시 쓰는 성직자다


* 섬 여행가


3. 겨울 풍경 : 김효수


점으로 보이는 새떼 이리저리 허공을 가르며 포물선 그린다

바람도 하얗게 내리는 눈을 데리고 새떼를 따라다니고 있다

어느새 바다나 산이나 들은 하나가 되어 하얀마을을 이룬다

더러운 세상은 깨끗이 변하고 길마다 하얗게 카펫이 깔린다

하염없이 이어진 아름다운 카펫 길을 그대와 걸어가고 싶다

우연히 그대와 만나 함께 걷는다면 살아가는 동안 추억이다

너무 행복하게 그려진 겨울 풍경이 가슴에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으로 간절하게 그려보는 하나의 겨울 풍경일 뿐

비틀대며 걷는 자국마다 눈물로 얼룩진 그리움 추운지 떤다


* 진흠모/ 시인

 


4. 팽나무에 겨울 까치집 :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팽나무에 까치집 두 채 겨울인데

눈이 오는데 비바람 치는데

까딱하지 않고 잔가지 물어다 집을 짓는다

삶이란 그런 거 집이 있어 춥지 않고

팽나무 역사에 얻어맞아 울고 울었어도

그런 티 내지 않고 까치에게 집터를 내준다

그리고 팽나무 까치 앞에서 다시는 울지 않는다


-시집 <서귀포 칠십리길>에서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5. 나잇값 : 허진


나잇값 치르려고 아홉수 나이에

지난밤 꿈자리가 그토록 화려했나 보다

좋은 소식 듣고 술을 마셨다

아직은 건장한 사나이 당당한 남자

소주 3병에 쓰러져 3개월 간 혼쭐나고

술병[酒病]이 그렇게 길었나보다

무심한 세월 앞에 속수무책으로 밀려서

칠십 문턱을 넘었다

그 짜릿하던 소주 맛이 옛 맛이 아니로다

군침 돌던 고기 맛이 왜 이렇게 질기더냐

그 뜨거웠던 사랑도 명예도

애잔한 추억 속으로 숨어가고

붉게 타오르는 석양 서산에 다가서고

어제와 다른 체력 실감하고

아무리 젊게 보여도 나이는 못 속여

나잇값은 내[本人]가 치르는 것이여!!


* 진흠모/ 시인/ 낭송가

 


6. 노을을 삼키려는데 : 권영모


나의 가슴 지친 노을을 어둠이 삼키려드는데

기다리다 지쳐버린 잡초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파도에 밀려온 미풍에 나 자신도 지탱할 수 없어 리듬을 탄다

노을빛에 눈이 부신 내 몰골은 이미 눈동자엔 황달이 스며든다

넌 어디쯤 오는 거니 노을이 저렇게 지어가는데

널 기다리는 난 풀잎 속에 잠이 들고 말겠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콧등 치는 저 아름다운 해풍에 허무하게.


* 진흠모/ 서예가/ 시인

 


7. 독백 : 김도웅


돌 때 더워지는 피로 앞날의 빗장이 풀리고

옹알이가 읽을 수 없는 지도 따라 아장아장 나섰다


일곱 살 때 달 속에 검푸른 꽃망울들이 오도카니 있기에

언제 터질까 갸우뚱 거리며 보고 또 보았다


열다섯 살 때 별빛의 목청에서 우러나오는 노래를 즐겼다


링반데룽*에 걸리지 않도록 서른 살 때 모든 정강이를 광풍으로 읽으며

가득한 화살을 미래의 속살로 몽땅 날렸다


환갑 때 신기루처럼 못 알아듣는 거울을 계속 들여다보았다

더 나이 먹으면 허공에게 호흡을 맡겨 놓을 것이다


* 링반데룽: 독일 등산 용어(Ringwanderung) 야간 또는 악천후 속에서 방향 감각을 잃고 같은 지점을 맴도는 현상.

* 진흠모/ 시인

 


8. 행복과 불행 사이 : 낭송 김경영/시 황금찬


길은 모든 길은 행복과 불행 사이에 나 있었다

나는 그 길로 가고 있다 바람이 파도를 일으킨다

내 배는 그 물결 위로 가고 있다

그네를 타고 앞으로 치솟다간 다시 뒤로 물러선다

정지되면 행복도 불행도 아니다

삶이란 흔들의자에 앉는 것이다.

앉는 순간부터 흔들리는 의자.

지혜와 의지로 어느 지점에다

그네나 의자를 잠시 더 머무르게 할 수 있다

흔들의자에 앉기까지는 신이 할 일이다

그 다음은 존재자의 철학이다.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9. 광음光陰 : 박산


습濕한 은둔 속 꿈틀대던 작은 벌레 한 마리

용케도 새의 먹이가 되지 않고

몸통에 날개를 달았다


숲을 떠났다


아집我執에 취해 만든 목표

허공에서 높이 날 생각만 했다


억지웃음에 호들갑을 떨었고

내가 벌레였음을 잊었다


그때가 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날개 힘 빠지던 무렵 잦은 눈물을 흘릴 그때다


회한悔恨 따위의 자학의 습관들 날갯짓이 슬프다

가만가만 다시 기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백랍의 날개 보다는 퇴화退化가 더 좋다

난 이카로스가 아니다


땅 내음에 오래된 고향이 들어있다

조상님 같은 들어본 듯한 노랫소리가

역시 싫지 않은 박자를 타고 논다


조류도 못되어 본 곤충

다시 벌레 되어 꿈틀거리다


요만큼만 가고 요만큼만 먹고

빛 둘에 그늘 여덟로 산다


(박산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중에서)

 

진흠모/ 진행자

 


                                                                       동영상: 섬 여행가 이승희님

 

 

10. 섬사람들 9 : 이생진 -만델라의 로벤 섬


어느 날 밤 소지품을 들고 집합하라는 바람에 다른 곳으로 이감 되나 보다 했더니 그게 바로 로벤 섬이라 그래서 흥분했노라고 넬슨 만델라(1918~2013)는 말한다 어떤 의미의 흥분인지 새겨들을 겨를도 없이 나는 나대로 흥분한다 ‘섬’소리만 들어도 흥분하는 주제에 남아공 케이프타운 앞바다 마라도처럼 펼쳐진 섬 외딴 섬끼리 통하는 외로운 물결 그곳엔 하루하루 밀려오는 고독 밖에 없으니까 넬슨 만델라 그는 로벤 섬으로 끌려오면서 그 섬에서 탈출하다 빠져 죽은 은셀레라*를 생각했고 유일하게 살아나갔다는 아우추마요**를 떠올렸다고도 말한다 악명 높은 로벤 섬 만델라는 그 섬 좁은 감방에서 18년을 살았다 끝없이 이어지던 종신형에서 살아남아 대통령이 된 뒤 다시 로벤 섬으로 건너와 기나긴 세월 어둠에 쌓인 철창 밖을 내다보던 창살을 잡고 "가장 위대한 무기는 평화" 라며 살며시 눈을 감는다 *코사족 군사령관. 그는 로벤 섬에 유배 되었을 때 헤엄쳐 탈출하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


**코이코이족과 네덜랜드인 사이에서 일어난 1658년 전쟁 뒤에 로벤 섬에 유배 당했다 탈출에 성공한 유일한 사람.

<주>넬슨 만델라의 자서전 『나 자신과의 대화』(윤길순 옮김/2013/PHK) -182-183쪽에서 인용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담론: 오늘 ‘물고기가 왜(웃는 돌고래)’라는 책을 들고 온 김준 박사는 섬을 발로 연구하는 섬 생태학자이며

                         바다를 찍는 뛰어난 사진작가 이기도 합니다. 이즘 연예인들이 섬에 다니면서 먹거리를 마구잡이로 선전하고

                        있습니다만 바다와 섬이 우리 생태계에 주는 감사함과 김준 박사와 같은 발로 접근하는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다

                        는 생각입니다. 오젓은 오월에 잡아 오젓이고 육젓은 유월에 잡아 육젓입니다. (중략)

                        만델라의 로벤섬 이야기( 중략)

 

 

 

                                                                                          섬 생태학자 김준님

 

* 섬 생태학자 김준님의 설명과 함께 우리 바다 동영상 ‘ 사람 사는 섬이 아름답다’ 시청했고 김준님의

  “사람은 삶이 메마르면 인문학 얘기를 하는데 바다가 병들어 가면 바다는 어찌해야 할까요? 물고기는 말을 못합니다”

   바다 생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시가연을 운영하시는 이춘우 김영희님의 노래 ‘봉숭아’ ‘물망초’ 노래를 들었습니다.

 


* 유재호님의 노래와 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현승엽의 시 노래 퍼포먼스로 진흠모 2월 모꼬지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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