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흠모 111+69

박산 2016. 2. 18. 10:16


                                                                                                                       김경영님의 새해맞이 몸풀기 춤으로 시작한 모꼬지  




{진흠모 111+69}

 

2016년 2월 26일 7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통큰갤러리 미호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이등병 학원: 양숙

 

2. 시 쓰는 성직자: 이승희

 

3. 겨울 풍경: 김효수

 

4. 팽나무에 겨울 까치집 :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5. 나잇값: 허진

 

6. 노을을 삼키려는데: 권영모

 

7. 독백: 김도웅

 

8. 행복과 불행 사이: 김경영 낭송/ 황금찬 시

 

9. 광음: 박산

 

10. 섬사람들 9 - 만델라의 로벤섬: 이생진 with 담론


<인사島 무크지 원고 모집 공고>

 

지난 유월 창간호에 이어 인사島 2호는 김정욱 양숙 이윤철 박산 4인의 편집인이 의논한 결과

장상희 동인께서 양숙 시인께 건의했다는 주제 '설렘'으로 정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씩의 설렘이 있으셨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시나 수필 등의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본인이 쓴 글을 이메일로 접수합니다.


1. 주제: 설레임(시 수필 잡문 등 형식에 구애 받지 않음)

2. 자격: 진흠모 모꼬지 참가자 누구나 (제한 없음)

3. 원고마감: 2016년 3월 31일

4. 보낼 곳: 양숙 010-3749-9806 이메일 : yasoo5721@sen.go.kr


발행인 이윤철 / 편집인 양숙 드림



                                                                                                       이생진 시인과 함께한 (左로 부터) 김태경 권정자 이옥희님  


111+68 스케치 (새해 첫 詩歌演 행사) 2016년 1월 29일


1. 멍때리기 2학점 : 양숙


하산하는 일만 남은 인생길 마음 다잡고 조심해야지

이제는 정말로 다 버려야지

이렇게 수십 번도 더 다짐하는 것은

아직도 내려놓지 못 했음의 증거

이젠 안으로 눈을 돌려

내 안의 이야기 내가 내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을 차례인데

아직도 밖에서 찾으려 들고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바람 든 잎처럼 흔들리고 있다

노후 반석이 되려면 흔들리지 말아야 할 텐데

좋다 이번엔 정말 정말 마지막으로 딱 2학점만 들어야겠다

멍때리기 2학점!


* 진흠모/ 교사 시인/ 진흠모 편집인 * email :yasoo5721@sen.go.kr


2. 그 어느 것도 :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그 어느 것도 진실만 못하다

그 어느 것도 순결만 못하다

그 어느 것도 사랑만 못하다

그 어느 것도 아름다움만 못하다

그 어느 것도 내가 있을 때만 못하다

  -시집 <바다에 오는 이유>에서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3. 나뭇잎 하나 : 김효수


나뭇가지에 바삭 말라 허리까지 구긴 나뭇잎 하나 한 떨기

바람에도 어지럽게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 간밤에 소리 없이

어둠을 헤치고 소복소복 내리는 하얀 꽃송이

이불처럼 폭신하게 덮은 나뭇잎 하나 햇볕은 따스하고

세상은 한 폭의 그림이 되었건만

친구도 연인마저 없이 세월을 보내는 나뭇잎 하나

한없이 처진 마음에 우울증까지 와서 못살게 구니

한얀 꽃송이 애처롭게 바라보다 눈물로 뚝뚝 진다


* 진흠모/ 시인


4. 너의 사람 : 권영모


언제 부터인지 너의 그림자로 살아가는 날이 힘들고 외로워서 눈물로 가슴을 씻어 내리기도 했었어.

나를 잊어버리고 네게 내려놓고 여기까지 온 것을..... 네가 좋아하는 것이 나의 행복이란 걸 깨달은 날은

이미 세상을 반쯤은 살아온 뒤였지. 너의 그림자로 너의 사랑으로 살아가는 난 또 다른 너의 가슴인지 모르지

어제보다 오늘이 더 좋은 것은 네게 조련 받은 내 마음이기에 .....


* 진흠모/ 서예가/ 시인


5. 눈 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 낭송 이옥희/시 이생진


시 읽는 건 아주 좋아 짧아서 좋아 그 즉시 맛이 나서 좋아 ‘나도 그런 생각하고 있었어’ 하고 동정할 수 있어서 좋아 허망해도 좋고 쓸쓸하고 외롭고 춥고 배고파도 그 사람도 배고플 거라는 생각이 나서 좋아 눈 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누가 찾아 올 것 같아 시는 가난해서 좋아 시 쓰는 사람은 마음이 따뜻해서 좋아 그 사람과 헤어진 뒤에도 시 속에 그 사람이 남아 있어서 좋아 시는 짧아서 좋아 배고파도 읽고 싶어서 좋아 시 속에서 만나자는 약속 시는 외로운 사람과의 약속 같아서 좋아 시를 읽어도 슬프고 외롭고 시를 읽어도 춥고 배고프고 그런데 시를 읽고 있으면 슬픔도 외로움도 다 숨어 버려서 좋아 눈 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눈에 파묻힌 집에서 사는 것 같아서 좋아 시는 세월처럼 짧아서 좋아 (1997.1.7. 눈 오는 날)


* 낭송가


6. 꿈꾸는 老兵 : 허진


世上 나이 70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가?

가끔은 소년처럼 설레며 밤마다 꿈을 꾸고 있다

군 복무를 마쳤는데 입영 통지서가 나왔다

아무리 항변해도 기록을 찾지 못해 재 입영했다

몸은 천근만근인데 구보도 하고 각개 전투, 총검술에 숨이 찬다

제대를 하고보니 혼기를 놓친 노총각이 되었다

그동안 공들여 놓았던 순이랑, 꽃분이, 영자는,....

어데로 가고 아무도 모른다 하네!!

어느 누구도 찾아오는 사람 없고

나는 깊은 외로움에 빠져 설치던 잠을 깨고 나니

내 옆에 늙은 아내가 곤히 잠을 자고 있네.


* 진흠모/ 시인/ 낭송가


7. 처연해지는 계절에 서서 : 김도웅


여름과 가을 사이는 외로움의 원천이다

이 가을은 이야기를 한 동안 자라지 않기로 약속 한 계절

새의 날개 속에 달빛이 녹아 있듯 내 혈관엔 헤어짐의 아픔이 흐르고 있다

먼 별을 바라보는 시선의 끝에 아직 마르지 않은 한숨의 숲이 있다

햇살이 손바닥을 누렇게 찌르고 실핏줄을 헤치며 살갗에 파고든다

숨을 고르고 있는 석양이 도리깨에 맞아 홀로된 넋을 콩 껍질처럼 나뒹굴게 하였다

저 깊은 하늘의 통점은 어디서 찾을 수 있나

회억回憶의 울먹임이 몰고 온 바람이 돌쩌귀를 삐이꺽 울려줄 때

도토리 빛 별똥들이 들국화 꽃잎처럼 떨어진다

서너 잔 거나해진 머리칼이 귀뚜라미 노래에 푸석푸석 거린다

허전해지는 서늘한 그늘 속 이 산하가 오싹하게 처연하다


* 진흠모/ 시인


8. 아! 어머니 : 낭송 김경영/시 신달자


어디에도 펼 곳이 없어서 둘둘 말아 가슴 밑바닥에 숨겨둔 그 꿈 어머니 지금은 어느 곳으로 흘러 한자락 구름이라도 되었을까요 구름이 되어 애끓는 비가 되어 자식의 문전에서 궂은 바람 씻겨 가시나요 죽더라도 이거 하나는 죽을 수 없어 이 세상 어디쯤에 샘 하나 남겨서 흐렁흐렁 낯익은 곳에서 저린 예감 전해오면 물기도는 바람타고 달려가려 하시나요 아! 어머니 아직도 그 눈물 지상에 남아 있습니다 마르지 않는 은빛의 약속 촉촉히 축여서 이 자식 저 자식에게 뿌려 주고 계십니다 오직 어머니 꿈 하나는 불멸의 빛으로 살아남아서 자식의 발걸음 앞 아픈 어둠을 당신의 가슴으로 빨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식들은 저마다 어머니의 뜨거운 심장을 들고 시린 어깨를 가리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젠 냉정히 돌아 서십시오 우리들도 우리들의 심장을 꺼낼 때가 되었습니다어머니! 아! 나의 어머니여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9. 막 : 박산


막 엎어지고

막 구르고 막 먹고

막 가고

막 쉬고

막 벌고

막 쓰고

막 토吐하고

막 죽으려다가도

막 좋아하는 건

막 할 수가 없다


(박산 시집 '노량진 극장' 중에서)


* 진흠모/ 진행자



                                                                                          수선화 혹은 금잔옥대, 은잔옥대 혹은 멀마늘이라고도 부름  



10. 섬사람들 8 : 이생진


-김정희의 세한도 적소 주변엔 인적이 없고 모슬봉엔 구름 산방산엔 달 마라도는 말이 없네

한겨울에 핀 수선화 뽑아내고 뽑아내도 돌담 밑으로 기어들어 적소를 닮네

언젠가 박희진(1931~2015) 시인이랑 다랑쉬오름에서 시를 읽고 내려오는데

김순이 시인이 제주 금잔옥대라며 수선화를 보여줬지

그 후 수선화를 보면 금잔옥대인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네

대정읍 추사 적거지에 와서도 초가집 돌담 밑에 핀 수선화를 보고 금잔옥대부터 확인했으니

이젠 세한도 보고 우선(藕船) 이상적(李尙迪)의 정리(情理)를 확인하는 것도 그와 비슷한 버릇이네

우선(藕船)의 藕는 연뿌리 우요 우단사련(藕斷絲連)이라 겉으로는 끊어져 있으나 속은 이어져있다는 뜻으로

정의(情意)가 아직 끊어지지 않았다는 비유라면 秋史와 藕船은 겉도 속도 끊어지지 않은 정의(情誼)일세

내가 추사를 더 알려는 것은 세한도를 더 알기 위해서라기보다 藕船을 더 알기 위해서요

藕船을 알면 알수록 藕船의 시세계를 알게 되고 그가 말한 시와 그림을 알게 되니 더욱 더 추사를 알게 되네


* 秋史는 세한도의 발문에서 ‘소나무와 잣나무가 늘 푸르듯 나를 향한 자네의 마음도 늘 변함이 없네 권세와 이익이 없으면 교분도 벌어져 서먹해지는 건데 자네는 이전이나 이후나 한결같으니 고마운 마음을 이것으로 대신하네 쓸쓸한 마음에서, 늙은 완당(阮堂)이…’

*<참고>우이시 제164호 ‘조영님/한시한담’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담론:

     늙어가며 느끼는 건 세상에 대한 고마움입니다. 여기 인사동에서 시를 읽을 때마다 여러분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너무 고맙고

     행복합니다.

      (중략) 나는 섬을 보면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시를 쓰는데 권력자들은 섬을 보면 누군가를 가둘 생각만 합니다.

     나폴레옹도 만델라도 정약용도 오늘 내가 읽을 시, 세한도의 추사 김정희도 다 섬에 유배된 사람들입니다.

     섬을 사랑하고 그리면 평화가 옵니다. (중략)




                                                                                                                   몽골의 하늘을 보며 작곡한 곡' 은하수'를 연주하는 기타리스트 김광석님


@ 박순원, 권정자(서예가), 양경신님등이 참석하셨습니다.

 

 

@ 공간시낭독회 이인평 시인이 참석하시어 공간시낭독회에서의 고 성찬경 박희진 시인과 이생진 시인과의 오랜 인연을 말하며

   이생진 시인에 대한 존경과 자유롭고 정갈한 우리 모꼬지의 느낌, 이 땅에 꾸준히 시의 등대를 밝히고 계시는 이생진 시인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제주 성산포 이생진 시비 거리를 방문했던 소회를 언급하며 이 시회에서 시인이 왜 필요한가를 생각했다는

   담론과 함께 자작시 ‘고요의 사원’ ‘대지에게’를 낭송 하셨습니다.

 

                                                                                                                                              최종고 이인평 김효수 시인

 

 

최종고(서울대 명예교수) , 진일 시인이 참석하시어 자작시 ‘흑산도 풀벌레’ ‘흑산도 개’와 ‘편지의 꿈’등을 낭송하셨습니다. 



@ 기타리스트 김광석님이 참석하시어 ‘애수의 소야곡’ ‘목포의 눈물’ 그리고 몽골 여행 중 몽골의 하늘을 보고 작곡했다는

   ‘은하수’등의 주옥같은 연주를 들려주셨습니다.

 

 

 


@ 유재호 김도웅 김경영 님의 노래와 공연이 있었고 언제나처럼 현승엽과 이생진 시인이 함께하는 퍼포먼스로 2016년 새해

   첫 모꼬지를 보냈습니다.

 

 

@ 광주 모꼬지 차꽃 곽성숙 시인이 보내 온 詩카렌터 80부, 참석자 한 분도 빠짐 없이 감사히 나눔했습니다.


 

   모꼬지에 함께하시고 성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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