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박산 2016. 1. 30. 07:16




엄마! -


밥은 잡수셨어요?

(이리 여쭈면 항시 하시는 대답) 아니!


씹지 않아도 잘 녹는 갈색 초콜릿 한 조각

입에 넣어드리려 어머니! 아! 하니

말 잘 듣는 착한 아기처럼 입 벌리며 아!

잇몸으로 오물거리며 하시는 말씀

너무 맛있어요! 고맙습니다!(존댓말이 된다)


똥냄새로 기저귀 갈아 드리려

화장실 가시자 팔을 살포시 끌자

왜 이러세요?(당신의 보호 본능으로)


오빠! 날 부르시는 호칭이다

징용 갔다 돌아 온 내 외삼촌은

마흔 아홉 이른 나이에 소풍 떠난 지 오래다


예순 넘은 아들도 과거로 간다

엄마!

엄마!

엄마!


(2016,01 미소들 요양병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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