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엽-
마시다 흘린 피 같은 소주가 수염에 촉촉이 적셔지고
아리스토텔레스 닮은 긴 머리가 늘어진 채 철학을 한다
튕기는 기타 줄이 파도 音階로 바다를 부르더니
목청껏 부르는 노래 하늘로 솟아 별을 딴다
알아주는 이 없는 서러움 따윈 알고도 모른 척이다
번쩍이는 어떤 사치도 애잔히 부른 내 노래 한 줄만이야 하겠나
트루바두르가 시를 들고 여기 現身했다
이 사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 현승엽(1954-)
기타 하나 들고 구름 벗 삼아 이곳저곳 방랑하는 음유시인 싱어송라이터(자작가수)
마치 중세 프랑스 남부를 누비던 음유시인 트루바두르처럼.
주로 이생진의 시에 곡을 붙여 노래하며 그의 대표곡으로는 ‘됐어’ ‘그리운 바다 성산포' ‘바다로 간 여인’ 등 외
다수의 대중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서정적 노래가 많다.
현재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의 일원으로 매월 마지막 금요일 모꼬지가 열리는 인사동 ‘시가연’에서 뒤풀이 공연을 한다.
진흠모 모꼬지는 현승엽의 노래가 끝나야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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