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흠모 111+68

박산 2016. 1. 22. 11:36

 

 

 

                                                   산타 모자 쓰신 이생진 시인 현승엽 가수와 (2015,12,25)

                                                                      동영상: 이승희님( * 동영상 청취시 아래 바탕음악 정지하시고 보시기 바랍니다)  

 

 

{진흠모 111+68}

2016년 1월 29일 7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통큰갤러리 미호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멍때리기 2학점: 양숙

 

2. 그 어느 것도: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3. 나뭇잎 하나: 김효수

 

4. 너의 사람: 권영모

 

5. 눈 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이옥희 낭송/ 이생진 시

 

6. 꿈꾸는 老兵: 허진

 

7. 처연해지는 계절에 서서: 김도웅

 

8. 아! 어머니: 김경영 낭송/ 신달자 시

 

9. 막: 박산

 

10. 섬 사람들 8: 이생진 with 담론

 

 

<인사島 무크지 원고 모집 공고>

 

지난 유월 창간호에 이어 인사島 2호는 김정욱 양숙 이윤철 박산 4인의 편집인이 의논한 결과 장상희 동인께서 양숙 시인께 건의했다는 주제 '설렘'으로 정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씩의 설렘이 있으셨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시나 수필 등의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본인이 쓴 글을 이메일로 접수합니다.

 

1. 주제: 설렘 (시 수필 잡문 등 형식에 구애 받지 않음)

2. 자격: 진흠모 모꼬지 참가자 누구나 (제한 없음)

3. 원고마감: 2016년 3월 31일

4. 보낼 곳: 양숙 010-3749-9806 이메일 : yasoo5721@sen.go.kr

 

발행인 이윤철 / 편집인 양숙 드림

 

 

                                                                                                                                                               김도웅 유재호 박산 김정욱 님

 

 

111+67 스케치 2015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송년 모꼬지 

 

1. 비라 경품 : 양숙

 

연말 모임 흥겨운 분위기 경품 추첨한다니 물 끼얹듯 조용 진행자 묻는 말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저기서 건강! 새해에도 건강하라고 받은 효소와 식초 봉지 들고 싱글벙글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대답할 새도 없이 자문자답 情! 사람 사이 오가는 정이겠지요?

초코파이 한입에 넣을 듯 앙글벙글 겨울 추위 이기는 데는 털실 장갑과 머플러가 최고라며 사랑하는 사람과

막달 추억 남기라는 음악회 연극 영화 초대권 등등 내 번호 불리길 기다리다 추첨권 번호를 흘낏 보며

‘그럼 그렇지’ ‘내 복에 이런 것 당첨된 적 있었던가’ ‘운이 없는 게 아니야’ ‘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돌려주는 것이니 이것 또한 내가 짓는 복이지...’

마지막 가장 좋은 선물이라지만 기대를 구겨 접고 마음 편히 가졌는데

236번 236!

안계세요?

뭐?

236?

잠시 전 접어버린 종이를 펼치니 분명 236!

묵직한 오동나무 상자 받아들고 개선장군 행진 “내 복이 ‘빨간 내복’ 내 복! 오늘만큼은!”

안타까워하시는 분들 많을 줄 알고 극비의 선물!

이건 아주 가볍습니다 주머니 속에 넣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보다는 짝에게 더 즐거움을 드리고 일파만파

이 세상을 즐겁게 하는 선물 중의 선물!

다들 긴장하시고 못 받은 분들 추첨권 펼쳐보세요

‘에이 내게 오지 또 한 끗 빗나갔네’

방금 전 ‘내 복’이란 맘은 어디로 사라지고 모두를 즐겁게 해준다는 말에 일렁이는 억울함

후다닥 달려 나간 미시족으로 보이는 이에게 자그맣고 예쁜 것을 보이며 이게 뭔지 아십니까?

글쎄요...

딱 네 글자입니다 가운데 글자는 받는 분이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첫 글자는 비!

마지막 글자는 라!

정작 주인공은 얼굴 벌건데 좌중은 박장대소! 마치 자기들이 받는 것처럼 난리다

‘비○○라’ 모르시겠어요?

그럼 마지막 힌트!

‘비○그라’ 나머지 한 자는 맞춰야 드립니다

좌석에서 모두들 입을 맞춘 듯 합창

“아!” 자기가 받는 것도 아닌데 저리 즐거워들 하는 비라? 삐라?

 

* 진흠모/ 교사 시인/ 진흠모 편집인

*email :yasoo5721@sen.go.kr

 

PS: 크리스마스 겸 송년 모꼬지 겸하여 위 시를 양숙 시인께서는 즉석 비라 경품행사를 실현하였습니다.

      오십여 참가 동인들의 환호 속에 ‘비라’를 비롯한 시인이 준비한 선물들과 고급목도리(조철암 사장 찬조)에 열 분이

      당첨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2. 눈물은 왜 짠가 : 낭송 현정희/시 함민복

 

지난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깃국물이라도 먹어 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 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그만 국물을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댔습니다. 그러자 주인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 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 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 낭송가

 

 

3. 두 노인의 대화 : 김효수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아주 자연스러운 힘에 오는 해마다 빠뜨리지 않고 나이를 먹어 간다 그동안 나이는 검은 머리 하얗게 물을 들이고 허리까지 잔뜩 구겨서 지팡이 의지한 두 노인 떨어진 낙엽 바람 따라 뒹구는 모습에 멍하니 가던 길 멈추고 공원 의자에 앉아서 얘기한다 우리도 언젠가 더 나이를 먹어 힘에 부대끼면 저 낙엽처럼 우리 인생의 나무에서 뚝 떨어져 깊어가는 세월에 한 줌의 흙으로 변해 가겠지 참 다행이야 사람으로 태어나 살다 가는 것이 만약 소나 돼지 아니면 닭이나 산삼 더덕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살고 있다면 어찌 되었겠나 한참을 더 살아갈 수 있는데 억울하게 잡혀서 생각만 해도 끔찍하게 몸이 몇 군데로 찢어져 시뻘건 불에 끓여져 사람들 배 채우지 않겠나 그럼 다시 죽어 사람 살리고 똥으로 태어나니 똥으로 천대를 받다가 한 줌 흙으로 돌아가니 참 다행이야 자네나 나나 사람으로 태어난 것 만약에 우리 죽으면 슬픈 사람도 있을 것이고 며칠을 함께 지내다가 명당에 묻어 줄 것이니 복 중에서도 복을 받아 세상에 태어난 것이지 소처럼 희생하며 세월 보낸 것도 하나 없는데 산삼처럼 산에 들어가 도를 닦은 것도 없는데 자네나 나나 사람이 되어 살고 있다는 이유로 어떤 존재에게도 먹히지 않고 바로 흙이 되니 사람으로 이 세상 왔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네

 

* 진흠모/ 시인

 

 

4. 안도, 그 사람 :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그 사람 아직 살아 있을까

안도安島* 산길을 걸어 마을로 들어가다가 피아노 소리에 놀라 멈췄을 때 만난 그 사람 정원에서

나무를 다듬다가 배가 들어온다고 가위를 든 채 선착장으로 내려오던 그 사람

멍하니 섰다가 배 떠난 뒤에도 멍하니 섰다가 돌아가던 그 사람

그때가 70이라 했으니 지금 80이 넘었겠네

숲 속의 성황당, 세월에 없어지고 갯가의 초가집, 바람에 날렸으니 그이라고 남아 있을까

그때 그 사람 그때 그 골목에서 한참 서 있다가 이번엔 내가 가네 -시집 <실미도, 꿩 우는 소리>에서

 

*안도安島- 전남 여수시 남면 안도리에 속함.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한옥례님

 

5. 그리운 바다 성산포 : 낭송 한 옥례/ 시 이 생진

 

살아서 고독한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 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혼자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섬에서 한 달만 한 달만 살자 저~섬에서 한 달만 한 달만 뜬 눈으로 한 달만 살자 저~섬에서 한 달만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 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그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노래를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만 바라보는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 에서는 한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바다만을 바라보고 있는 존재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바다를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때늦은 밀감 나무에는 게으른 윤기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에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했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 주었다 삼백육십오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다 사랑하고도 또 기다리는 사람 또 기다리는 사람!!

 

*낭송가/박경리문학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6. 약혼반지 : 김도웅

 

둥그렇게 울타리를 세워 푸른 숲을 지었다

 

서로 가꾼 심장의 피가 회전되어 둘이 번갈아 쓰는 문장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도록 속눈썹에 붙어 있던 의구심과 불안을 털고 숨이 굳어지는 줄 모르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아찔한 물살을 헤쳐 왔기에 크게 호흡을 키우며 손가락 마디에서 시간의 체온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늘이 흑암으로 변질되면 달에서 켜 온 촛불을 열두 자루 넘게 밝히겠으며 간이 부서질 듯 천둥이 울음소리 낭자하게 이 산의 잎을 모두 떨어뜨릴지라도 푸른숲 하나 다시 못 짓겠나

 

* 진흠모/ 시인

 

                                                                                                                                                   권영모 시집

 

7. ‘어느새 언제나 그렇게’ 권영모 시인 두 번 째 시집에 대한 소회와 낭송이 있었습니다. 동인 모두에게 시집 증정이 있었습니다.

 

 

 

8. 내가 백석이 되어 : 낭송 허진/시 이생진

 

나는 갔다 백석이 되어 찔레꽃 꺾어들고 갔다 간밤에 하얀 까치가 물어다준 신발을 신고 같다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는데 길을 몰라도 찾아갈 수 있다는 신비한 신발을 신고 갔다 성북동 언덕길을 지나 길상사 넓은 마당 느티나무 아래서 젊은 여인들은 날 알아채지 못하고 차를 마시며 부처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까치는 내가 온다고 반기며 자야에게 달려갔고 나는 극락정 마당 모래를 밟으며 갔다 눈 오는 날 재로 뿌려 달라던 횐 유언을 밟고 갔다 참나무 밑에서 달을 보던 자야가 나를 반겼다 느티나무 밑은 대낮인데 참나무 밑은 우리 둘만의 밤이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울었다 죽어서 만나는 설음이 무슨 기쁨이냐고 울었다 한참 울다보니 그것은 장발이 그려놓고 간 그녀의 스무 살 때 치마였다 나는 찔레꽃을 그녀의 치마에 내려놓고 울었다 죽어서도 눈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손수건으로 닦지 못하고 울었다 나는 말을 못했다 찾아오라던 그녀의 집을 죽은 뒤에 찾아 와서도 말을 못했다 찔레꽃 향기처럼 속이 타들어 간다는 말을 못했다

 

* 진흠모/ 시인/ 낭송가/ ‘시가 머무는 마을’ 단장

 

 

 

9. 그림자놀이 : 윤준경

 

제 그림자가 무서워 도망치다 쓰러져 우는 아이를 보았다

그림자는 끝내 한 발짝도 아이를 놓아주지 않고 아이는 마침내 유령에 잡힌 듯 소스라치며 울음을 터뜨렸다

밝은 날 강변을 달리다 보았다 밟히며 따라오는 야누스의 끈질긴 추적 저녁 해를 삼킨 듯 그림자가 짙어갈 때

명품의 그녀를 밟고 서서 헛되이 별을 쫓던 더딘 발길을 여기서 멈추기로 한다

패션의 레벨을 규정짓지 않는, 실패한 인생을 차별하지 않는 그림자 산다는 것은 그림자놀이,

그림자 하나 지우느라 평생을 바친다

 

* 진흠모/ 시인

 

 

10. 겨울 행 : 낭송 김경영/ 시 이근배

 

대낮의 풍설은 나를 취하게 한다 나는 정처없다 산이거나 들이거나 나는 비틀 걸음으로 떠다닌다 쏟아지는 눈발이 앞을 가린다 눈발 속에서 초가집 한 채가 떠오른다 아궁이 앞에서 생솔을 때시는 어머니! 어머니!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고향엘 가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서 다시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름날 당신의 적삼에 베이던 땀과 등잔불을 끈 어둠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타고 내리던 그 눈물을 보고 싶습니다 설해목 쓰러진 자리 생솔 가지를 꺾던 눈밭에 당신의 언 발이 짚어 가던 그 발자국을 찾아서 갑니다 헌 누더기 옷으로도 추위를 못 가리시던 어머니 연기 속에 눈 못 뜨고 때시던 생솔의 타는 불꽃의 저녁나절의 모습이 자꾸 떠올려지는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자꾸 취해서 비틀 거립니다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1. 행복 : 박산

 

축 처진 어깨로 술이 고픈 배를 움켜쥐고

까무룩한 도심의 밤을 품었다

 

별이 한강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파란 소주병들 붉은 와인병들

불꽃 만발하여 둥둥 떠다녔다

 

소주 한 병 와인 한 병 건졌다

한 맛은 밥 씹는 기분이고

한 맛은 꽃 같다

 

갈증을 덜어낸 어깨로 달빛이 기대왔다

빛에 향긋한 여인의 젖내가 어릿어릿

강물 빛 반사된 은결로 살며시 안았다

 

아직 까무룩 밤은 저만치 있고

꺼내지 않은 술병들은 강물 속 둥둥 빛나고

빛을 꼭 품은 사내는 이제야 행복해졌다

(박산 시집 '노량진 극장' 중에서)

 

* 진흠모/ 진행자

 

 

12. 낙엽 : 이생진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아까울 때가 있다

그때가 좋은 때다 그때가 때묻지 않은 때다

낙엽은 울고 싶어하는 것을 울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엽을 간직하는 사람은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새로운 낙엽을 집을 줄 아는 사람은 기억을 새롭게 갖고 싶은 사람이다

(시집 ‘山에오는 理由’(1984/대제각) 61쪽)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담론 : 낙엽에도 산 낙엽과 죽은 낙엽이 있습니다.

                   빛을 간직한 산 낙엽은 아름답습니다.

                   낙엽은 결코 시체가 아닙니다.

                   나는 오래 사는 데 詩가 너무 고맙습니다.

                   시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까지 살지 못했을 겁니다.

                   시가 나를 살리고 있을 뿐입니다.

                   여기서 시를 낭송하고 듣고 읽는 분들은 모두 가슴에 시가 존재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크리스마스 공휴일인데도 시를 듣기위해 이렇게 많이 찾아주신 여러분들과

                   오늘은 여러 말씀 드리는 것 보다는 빨리 막걸리를 함께 마시고 싶습니다.

                   목이 마릅니다!

 

 

 

 

                                                                                                                                                       지리산에서 오신 고명숙님

 

@ 지리산 가수 고명숙 님 ‘봄날은 간다’ 등의 열창이 있었습니다.

                                                                                                                                      

@ 강나을 조연수 님등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 이덕수 신오선 님 등이 오랜만에 참석하시어 무대 인사가 있었습니다.

 

@ 노희정 시인의 이생진 시인에 대한 소회와 시낭송이 있었습니다.

 

@ 이생진 시인을 흠모하는 ‘유영진 웹’의 유영진님이 오랜만에 참석하시어 시인의 스마트폰에 페이스북을 즉석 개설해 

   선생님과의 직접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치시면 이생진 시인과 페이스북 소통을 하실 수 있습니다.

 

@ 진흠모 가수 유재호님의 시 노래와 김도웅님의 아리아 등의 노래가 있었습니다.

 

@ 진흠모 ‘패티 윤’ 윤준경 시인의 노래가 있었습니다.

 

 

                                                                                                                     비라 경품 중인 이윤철 교수와 양숙 시인

 

 

                                                          

 

@ 현승엽 & 이생진의 빈센트 반 고흐를 위한 퍼포먼스에 이어진 진흠모 가수 현승엽의 작은 리사이틀 후

   그가 부르는 올드렌 사인으로 모두 일어나 어깨동무를 하고 2015년 한 해를 보냈습니다.

   동인 여러분의 새해 건강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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