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78‘】
<송년 모꼬지>
12월 27일 6시 30분 마지막 금요일
Dress Code: 정장
종로구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
詩/歌/演(02)7206264
쥔장:김영희 01028203090/ 이춘우01077731579
1호선종각역→안국동방향700m
3호선안국역→종로방향400m
* 낭송 예정자:
김미희 김효수 노희정 유재호 신순희 김중열 조철암 한옥례 안기풍
선경님 권혁국 김명희 김경영 박산 이생진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77’ 스케치】
(11월 29일 6시 30분 마지막 금요일)
1. 목마와 숙녀: 낭송 김미희/시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 진흠모/낭송가/시인/인사동TV 운영위원
2. 사람은: 김효수
살다 보면 때로는 까맣게 걱정 몰려오는데 희망은 보이지 않아
모든 걸 내려놓고 조용히 하늘나라로 날아가고 싶은 때가 있다
일이 잘못되어 전 재산 잃어버리고 낙엽처럼 길에 주저앉을 때
사고로 장애인이 되거나 가족을 차가운 몸으로 영원히 보낼 때
위로도 들리지 않고 저절로 눈물만 폭포처럼 쏟아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죽을 각오로 몸부림치며 땀으로 세월 보내다 보면
가슴에는 아주 커다란 산이 생기고 한없이 깊은 계곡이 생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이 세상에 지쳐서 허리가 구겨진 것처럼
가슴에도 힘들 때마다 남들 모르게 굽이굽이 걸은 흔적이 있다
* 진흠모/시인
3. 산중고독: 낭송 류재호/ 시 이생진
세상물정 전혀 모르고도
살아온 세상이 고마워서
아무나 보고 꾸벅꾸벅
절하는 버릇이 산에 올라와서도
나무 풀 바위 까치
모두 고맙게만 여겨져서
꾸벅꾸벅 절을 한다
그래도 막혔던 숨통은 있었던지
산정에 올라
숨 한번 마음놓고 쉬면
엉뚱하게 눈물은 왜 나오는지
-시집 (산에 오는 이유)
* 진흠모/가수/낭송가
4. 아날로그 사랑: 조철암
흑석동에서 오신 미스터김
카운터에 전화 와 있습니다
흐르던 음악이 멈추고
뮤직박스 DJ의 안내 멘트
'남대문시장 박사장'
작은 칠판에 종을 흔들고
다니는 호텔 커피숍
친절한 여성 직원
나이트클럽에서
종이 네프킨에 쓴
전화번호를 주고받는
남과 녀
육군 제9513부대
주소를 몰라도
강원도 최전방 부대까지
사랑을 찾아 면회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도
연인들의
사랑과 낭만이 있었다
* 진흠모/시인/낭송가
5. 화려한 촌년: 김중열
꼬마 인형 어떤 가시나 하나 있어
회색빛 도심 속 밤을 뒹구르며
카랑카랑 맑은 소리 내질러
진녹색의 별들 이야기를 꺼내어
내일을 불러내며 삶을 흐놀린다
그러한 어느 촌년이 있어
살 맛 나는 머스마 하나가
니 나 좋으냐 하고
한마디 툭 던진다
화려한 몸짓으로 손짓하는
찬란한 별빛 그녀를 바라보던
머스마 또 하나 주절리기를
참 좋다 그 참 좋다
덩실덩실 함께 노닐더니
잠꼬대로 꿈 속에서
별들을 만나고자 흐놀리어
그 머스마들 줄줄이 그녀에게
별빛 눈결로 화답을 하더란다
* 아라밴드 이끎이/시인/화가
6. 초매(草昧): 낭송 이원옥/시 박산
이제껏 내가 살아온 익숙한 공간이라는
누군가의 말에도
지금 눈앞이 새삼스럽다 여겼는데
과거라 말하는 때의 기억이 는개를 타고 왔다
한동안 못 봤던 아버지가 웃으며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얹고는 셀카를 찍는다
1995 전(前)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는데요?
그냥 웃으신다
순간, 바닥에 떨어진 스마트폰이 산산이 부서져
풀 되고 나무 되고 돌멩이가 되었다
한강이 보이더니 63빌딩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밤도 아니고 낮도 아닌 시간들이 바람을 불러
억새를 매질하고 있다
잉잉! 잉잉! 잉잉!
진땀에 이마와 겨드랑이가 촉촉해졌다
느슨하게 풀린 허리띠를 졸라매도
바지춤은 살을 빼며 더 헐거워졌다
정신을 차리려다 정신 차릴 이유를 결국은 못 찾았다
태양을 몰아낼 정도의 강력한 서치라이트가 개발되었다는 뉴스가
하늘에 걸린 스크린 속 우주복 입은 아나운서가 말했다
이어서 기상예보를 할 줄 알았는데
태양보다 더 강하다는 그 빛이 바로 튀어나와
엄청난 크기의 서치라이트를 통해 구름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는
그래도 성이 안 찼는지 강을 무자비하게 갈라놓아
범람한 강물이 시청 방송국 삼성빌딩 LG빌딩을 삼키고 청계천을 어디론가 보냈다
얼빠졌던 내 목을 적신 차가운 물에 겨우 정신이 맑아지려는데
눈을 멀게 할 정도의 강력한 그 빛이 얌전해지더니 세상이 또 바뀌었다
사방이 온통 처음 보는 것들이다
옷을 헐하게 입은 온전치 않은 사람들도 간간이 눈에 들어왔다
등이 익숙한 아버지도 누군가와 함께 가는 뒷모습을 보이다 다시 사라졌다
머리가 깨질 듯한 통증이 잠시 다녀갔다
엎어버린 화투판 화투장처럼 기억했던 이름들이 뒤죽박죽이다
생소한 것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눈을 감아 버렸다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음이 느껴졌다
는개가 사라지는 중일 것이다
아직 눈을 감고 있어 모른다
* 시집 《가엾은 영감태기》 중
* 진흠모/시인/사업가
7. 사랑은 바람: 낭송 김경영/ 시
사랑이 바람 되어
내게 불어라
얼굴을 장미빛으로 만들고
가슴을 뛰놀게 한다
사랑이 구름 되어
가슴 속에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사랑이 비가 되어
촉촉히 나를 적신다
사랑이 바람 되어
땅 위에 해바라기를 키워
하루도 하루도 빠짐없이
해를 바라 본다
해를 바라 본다
*진흠모/낭송가/라인댄스 강사
8. 갯벌을 걸으며: 노희정
강화 갯벌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등재를기원하며
게 구멍 속엔 역사가 숨어 있다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시간들이 갯벌에 촘촘히 모여 살고 있다
강화의 오래된 사연을
게들은 맨몸으로 쉼 없이 물어 나른다
밀물 썰물에 쓸려가고 밀려오며
오천 년 세월을 기억하고
몇 번 외세의 침략에도 굴하지 않았다
게들은 대대손손 집을 짓고 보수 해가며
강화의 바다를 어제도 지켜냈고 오늘도 지키고 있다
똑바로 걷지는 못해도
똑바로 서서 걷는
인간의 흔적을 되새김하며 살아내고 있다
게거품 풀풀 날리며 힘들다는 내색 없이
강화의 갯벌을 지키는 파수꾼이었다
이제는
게들의 안식처를
우리가 지켜야 하고
노을 깊게 드리운 갯벌 위를
사랑의 보금자리로 만들어
미래를 밝혀 주어야 한다
더 나아가
서해로 흘러 오대양 육대주로 흐르는
검푸른 생명의 바다를 위하여
우리 모두 한뜻 한 빛으로
등대지기가 되어
강화의 갯벌을 보존해야 한다
게 구멍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우리의 삶처럼
*진흠모/시인/육필문학관장
9. 흔들리며 피는 꽃: 낭송 선경님/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피었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진흠모/낭송가/어린이집 원장
10. 치유治癒: 박산
상처 난 곳에서는
아픔 이전의 평화를
기억하지 못하고
분명 부드러웠던 살갗조차도
차갑고 쌀쌀하게 각인되어
좀체 지워지지 않았다
그 망각의 이유는 단 하나
한결같지 않았던
이율배반적 모순이다
변질되었던 개인의 역사는
미래의 수치를 가늠하지 못했다
참을 수 없는 건
상대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선택의 한계를 논하기 전에
시간이 준 세월이라는 진통제로
고통을 수반한 치유의 시간을 인내했다
억겁이 가도
지닌 공간의 모든 기억들이
한순간 모두가 행복으로 찼다
* 시집 '가엾은 영감태기' 중
* 진흠모 이끎이/시인/자유 기고가/인사동TV 방송주간
11. 맞다: 이생진
맞다
아무리 헛들어도
네 소리가 맞다
헛소리처럼 뱉은 소리
보고 싶을 때 맨발로 뛰어올 테니
너도 뛰어오라던 소리
맞다
그 소리가
맞다
* (1929~ ) 시 앞에서는 결사적인 떠돌이 시인
* 원송문학회, 안기풍 김명희 신태식 신순희 권혁국 님등 낭송 및 인사가 있었습니다
* 구리 김경복 시낭송가 처음 참석했습니다.
* 이종성 시인 오랜만에 참석했습니다.
* 이선복 연주가의 아코디언 연주가 있었습니다.
* 유재호 현승엽의 노래로 277 진흠모 모꼬지는 막을 내렸습니다.
공지:
무크지 《인사島 11호 원고 청탁》
이생진을 흠모하는 모꼬지 [珍欽慕]는 《인사島 11호》발행을 위한
선생님의 고귀한 원고를 부탁드립니다;
1. 주제: '고독'
주제가 고독이지 제목이 고독이 아님.
2. 형식: 시 산문 수필 장르 구분 없음.
3. 원고 마감일: 2025년 3월 31일
4. 보내실 곳:
To: 김미희 《인사島》편집인
이메일: 7035933@hanmail.net
또는 카톡 010 8965 5933
5.무크지 11호는 2025년 유월
《진흠모》생일잔치에서 배포됩니다.
자세한 문의는
저 김미희 편집인(010 8965 5933)에 직접 문의 바랍니다.
《인사島》편집인 김미희 드림
또는 박산 편집인에게 주셔도 됩니다.
010 5233 1186
scrpark@hanmail.net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수旅愁 (33) | 2024.12.17 |
---|---|
서울 사는 범부凡夫 (5) | 2024.12.10 |
파두 (포 8) (40) | 2024.12.07 |
옴니버스 스토리Omnibus Story (38) | 2024.12.03 |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77‘ (38) | 2024.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