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범부凡夫

박산 2024. 12. 10. 07:58

'2024 12월 노들나루 한강철교' (박산 찍음)

 

서울 사는 범부凡夫 -

 

하는 일은 별 볼일 없어도

그럭저럭 돈이 있으니 갈 곳이 있다

골프장 그리고 룸살롱이다

지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것들에 지치면 지루하다

고독을 모르니 더 지루하다

돈이 없어야 진한 고독을 알 수 있다

 

청산靑山이 부르는 소리가 들릴 때 즈음이면

풍족하여 술에 망가진 몸뚱이가 말을 안 듣는다

이 때 서울 사는 범부

유목遊牧의 경계를 넘어 은둔하려한다

 

나오는 한숨에 이제야 진한 고독을 마시고 싶다

청산에 가고 싶다

 

홀로 있어 보려나

꽃 이름 몇 개라도 알려나 

 

 

*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우리글 2011)》 중 

 

여의도 유람선 선착장(2024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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