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67'】
* 1시간 당겨 6시 시작합니다.
2024년1월 26일 6시(매달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인사동길52번지 인사14길
詩/歌/演(02)7206264
쥔장:김영희 01028203090/ 이춘우01077731579
1호선종각역→안국동방향700m
3호선안국역→종로방향400m
* ‘김명중 피디’ 『진흠모』 정년퇴임식
『인사동tv』 열혈 피디로서 『진흠모』와 ‘생자 시인’을 기록하는 ‘김명중 피디’가 36년의 민중의 지팡이 경찰 봉직을 마침으로서 『진흠모』 모두는 그의 퇴임식을 詩로 마련했습니다.
김미희 노희정 한옥례 님이 시로 격려하고 조철암 님이 마련한 케익으로 그의 Second Life를 축하했습니다;
1. 환복(換服) : 낭독 김미희 / 시 김명중
여름 근무복을 벗고
춘추복으로 갈아입는 날
파출소 단풍나무도 빨간 옷으로 바꿔 입는다
36년 전
파란 추리닝을 벗고
경찰복으로 갈아입던 날
우리 집 마당에 겨우내 말라 있던
개나리도 꽃망울을 터트렸다
파출소 마당에 아득한 세월이 핀다
수많은 달과 해가 번갈아 꽃처럼 피고 지고
소용돌이 끝에 엎드려 기도한 긴 시간을 지나
이제는 빨간 추리닝으로 갈아입어야 할 시간
총총한 걸음으로 큰길로 들어선다
2. 사막을 걷는 낙타처럼
김명중 소장님 퇴임을 축하하며
노희정 쓰고 낭송
걸었다
바람불면 사라지고
걷고나면 지워지는
사막위를 걷는 낙타의 발자욱처럼
우직한 성품으로 걸어 온 삶
오랜 시간 앞만 보고 전진했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멍에를 지고
민생의 안위만을 위해 걸어 온 여정
불철주야 외길만 고수하고
편견 없는 사고와 화합으로
실타래처럼 얽힌 사건 풀며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의 길을 걸어왔다
목이 타고 힘이 들때면
오아시스같은
술한잔 기울이며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마음 달래가며 외길을 걸었다
모퉁이에 굴러다니는 잔돌멩이의 삶에도 귀 기울이고
장미꽃 그늘에 핀 들꽃 한송이의 한숨에도 손 내민
뚝심 하나로 견뎌 온 궤적
이제는 의무를 싣고 걷던
낙타의 등에서 내려 와
오로지 자신만의 삶을 위해
다양한 꿈 이루며 살아가라
눈부신 일출처럼 빛나는 미래 추구하며
무늬다른 무한대의 삶을 살아가라
님을 위해
신세계로 가는 문 활짝 열리고
결고운 시간의 길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김명중피디
김명중작가
이 순간부터
그대의 삶은
비단길 위만 걷는
한 마리 낙타 되어 살아가리라
3. 당신도 - 박산 시 / 낭송 한옥례
새벽 눈 떠 보고 싶은 이 있다면
당신도 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꽃잎 질 때 눈물이 흐른다면
당신도 꽃 같은 사람입니다
비 맞는게 싫지 않다면
당신도 비 같은 사람입니다
푸른 하늘이 항시 내 것인 양 한다면
당신도 푸른 하늘 같은 사람입니다
붉은 노을이 주는 빛에 취한다면
당신도 붉은 노을 같은 사람입니다
달 속에 들어 꿈을 꾼다면
당신도 달 같은 사람입니다
《 공지》
2024년 1월부터 모꼬지 낭송 원고와 『인사島 10호』 무크지 원고는
아래 김미희 편집인 아래 주소로 바뀝니다;
E mail: 7035933@hanmail.net
스마트폰: 010 8965 5933 (카카오톡)
* 진흠모 『인사島 만원클럽』 계좌 역시 아래와 같이 변경됩니다.
계좌: 신한은행 조철암
110-561-546166
【인사동시낭송2023송년 모꼬지 진흠모'266' 2023년12월29일】
1. 단풍 : 김효수
뜨겁게 내리는 햇살에 견디지 못하고 벌겋게 달궈지는 세상
사람들 더위를 피하려고 그늘에 앉아 선풍기 강하게 틀어도
몸 여기저기에 땀방울이 스멀스멀 다니는 여름이 가고 나니
시원한 바람이 활짝 핀 코스모스 살랑살랑 흔드는 가을이다
사람들 배낭을 걸치고 버스를 예약하여 산으로 구경을 간다
사람들 산불이 자꾸 번지듯 벌겋게 물드는 단풍에 감탄한다
사람들 단풍놀이에 빠져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지만
한 몸으로 살아가는 나무와 나뭇잎이 헤어져야 할 계절이니
가을엔 사람들 입이 찢어지게 웃으며 산을 찾느라 바쁘지만
가을이 깊어갈수록 봄부터 밤이나 낮이나 함께 세월을 보낸
나무를 두고 멀리 떠나려니 나뭇잎이 슬픔을 이겨내지 못해
날마다 눈이 충혈되게 울다 보니 나뭇잎이 벌게지는 것이다
가을엔 사람들 아름다운 산에 취하여 잠시 시름도 잊겠지만
태풍이 불어도 장대비 내려도 위로하며 한 몸으로 버텨왔던
나무와 나뭇잎 영원히 헤어질 운명에 가을엔 눈물로 보낸다
* 진흠모/ 시인
2. 愛別離苦(애별리고) : 김화연
이별을 앞서서 갈 필요가 없다
인연에도 때가 있듯이
이별에도 때가 있어서
서두르지 않아도
만날 것은 만나고 헤어질 것은 헤어진다
會者定離
去者必返
生者必滅
모든 것에는 시절이 있음에
억지로 되는 것은 아니니 물 흐르 듯이 가자
생사고락에 이별은 있고
영원한 것은 없기에 생의 끝은 이별이다
시간 차는 있을지언정 누구나 모두 이별이다
내 것이라 여겼던 모든 것들과 이별이라
세상에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생이다
그럼에도
한 번만 생의 고비를 넘어가자
이별을 앞당길 필요 없다
때가 되면 모든 것과 이별이다
언젠가는 나와 나 사이의 이별도 온다
한 번 맺은 인연 끝자락이라도 잡고 가자
人生四苦
누구나 외로운 생이다
한때는 내 생을 바쳐 사랑했던 것들이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가자
* 낭송가/ 시인
3. 무상 : 이원옥
고개들어 거울을 보니
주름은 늘어났고
머리는 백발이 성성하다.
굽어지는 허리
애써 가슴을 내밀으니
조금은 펴진 듯하다.
길을 가다 다리가 아파
잠시 앉아 쉬어보니
바람이 등을 떠밀어
갈 길을 재촉한다.
하늘은 여전히 푸르고
내 마음도 그대로인데
내 몸만 변해간다.
세월은 앞장서서 끌고
등 뒤에서 떠밀고
젖은 미역같은 시절을 잘 보냈는데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은
그 빛을 잃어 버렸다.
이 세상 지나가는 바람
같이 가자고 손 내민다.
* 진흠모/ 시인/ 사업가
4. 사랑했다는 사실 : 낭송 윤효순/ 시 이생진
사랑에 실패란 무슨 말이냐
넓은 들은 잡초와 같이
해 지도록 헤맸어도 성공이요
맑은 강가에서
송사리 같은 허약한 목소리로
불러 봤다 해도 성공이요
끝내 이루지 못하고
혼자서만 타는 나무에 메달려
가는 세월에 발버둥 쳤다 해도 성공이요
꿈에서는 수천 번 나타났다
생시에는 실망의 얼굴로 사라졌다 해도 성공이니
기뻐하라
사랑했다는 사실만으로 기뻐하라
* 여울아라 회원
5. 마리 마리 : 선경님
마리 마리
이리와 내게로 어서 오렴
얼마나 긴 세월 뒤에야
너를 다시 만난 거니
아스라이 흐린 기억 속에
내 영혼을 부추기며
너를 그리며 살아온 시간들
반세기를 훌쩍 넘어서야
너를 다시 품에 안을 수 있다니
꿈이 현실이 되는 오늘이야
밤이면 총총히 빛나는 별들이
우수수 쏟아져 내린 대나무 숲에서
너와 술래잡기한 단짝 소녀
12 갑자를 훌쩍 넘은 나이에
널 만나도 그때처럼 가슴 뛰는 건
무늬만 성숙한 아직도 소녀인가
칠흑 같은 어둠의 강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넌
영원한 나의 동경이며
어둠의 신화 밤의 요정이다
- 12.1.코타키나 발루에서 -
* 낭송가/ 시인
6. 내가 나를 : 낭송 류재호/ 시 이생진
내가 나를 종교처럼 따라가다가
내가 나를 바다처럼 밀어내다가
가면서 줄어들고
살면서 멀어지는
나를 나는 안다
-시집 <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만큼 기다렸다>
* 진흠모, 가수/ 낭송가
7. 더덕주 : 조철암
생명수당 나오는 추진포대
경계근무 중 상급부대에서
야간 불시 검열이 나왔다
주번사령에게 대접하려고
더덕주를 급하게 제조 시작
술병에 향긋한 더덕을 넣고
설탕을 타서 한참 흔들다 보니
아뿔싸 큰 미원 봉지와 작은 설탕봉지를
혼동해서 미원을 넣고
흔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 잔 쭉 마신 주번사령 왈
'역시 추진포대 더덕주가 최고야'
그분 지금까지 건강하게 사신다면
그때 마신 미원더덕주 효능이라고
쓴웃음을 지어보지만
그 당시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추진포대 : 최전방에 배치된 포병 중대
*주번사령 : 야간에 대대장 임무를 수행하는 중대장
* 진흠모/ 낭송가/ 시인
8. 내가 백석이 되어 : 낭송 이미경 / 이생진 시
- 백석과 자야 2
나는 갔다
백석이 되어 찔레꽃 꺾어 들고 갔다
간밤에 하얀 까치가 물어다 준 신발을 신고 갔다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는데
길을 몰라도 찾아갈 수 있다는
신비한 신발을 신고 갔다
성북동 언덕길을 지나
길상사 넓은 마당 느티나무 아래서
젊은 여인들은 날 알아채지 못하고
차를 마시며 부처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까치는 내가 온다고 반기며 자야에게 달려갔고
나는 극락전 마당 모래를 밟으며 갔다
눈 오는 날 재로 뿌려 달라던 흰 유언을 밟고 갔다
참나무 밑에서 달을 보던 자야가 나를 반겼다
느티나무 밑은 대낮인데
참나무 밑은 우리 둘만의 밤이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울었다
죽어서 만나는 설움이 무슨 기쁨이냐고 울었다
한참 울다 보니
그것은 장발이 그려 놓고 간
그녀의 스무 살 때 치마였다
나는 찔레꽃을 그녀의 치마에 내려놓고 울었다
죽어서도 눈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손수건으로 닦지 못하고 울었다
나는 말을 못했다
찾아오라던 그녀의 집을 죽은 뒤에 찾아와서도
말을 못했다
찔레꽃 향기처럼 속이 타들어 갔다는 말을 못했다
* 낭송가/ 시인
9. 기억의 창고 : 노희정
내가 당신을 기억하는 시간
당신이 나를 기억하는 시간
얼마나 남아 있을까
이 밤이 지나면 당신은 내게 어떤 색으로 다가올까?
붉다가 검다가
파랗다가 검다가
검붉은
검푸른
동트기 전
해지기 전 절규하며 빚어내는 오묘한 빛으로 남을 수 있을까
우리는 기억 창고에
어떤 빛으로 물들까
* 진흠모/ 시인/ 육필문학관 관장
10. 방랑자 : 김중열
흔들리는 추따라
떠돈다고 방랑자라
가는 곳 머물 곳 갈 길조차
잊으련다 떠돈다 하려더냐
어데로 갈까하나
기약도 없다 하여라
석양에 널부러져 늘어진
세월 속에 망서림은 있더냐
詩空의 덫 그마저 잊어가랴
님의 향기 쫒아 취하여
이끌려서 예까지 왔더라만
사랑도 그리움 또한
무엇인지 몰라서
방랑자라 우기며
정처 없이 떠돌아도
바라볼 님 홀로 있어
예까지 왔건마는
전해줄 이 있으련가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화가
11.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낭송 한옥례/ 시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 것이다
* 진흠모/ 시예랑 대표/ 낭송가
12. 고운 소리 새 : 낭송 김경영/ 시 황금찬
고운 소리 새는
언제나 맑고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한다.
어느 날 별이 찾아와 물었다
어떻게 하면 맑은소리로
노래할 수 있느냐고
맑은 물소리를 들어라
물소리보다 더 맑은소리는
이 자연 안엔 없다.
하루는 맹수가 찾아와서
맑고 고운 소리를 내는
방법을 물었다.
새가 노래하면 꽃이 피고
선한 동물들은 춤을 추고
계절의 바람은 불고
세상이 다 평화스러운데
내가 큰 소리로 울면
나뭇잎은 떨어지고
꽃은 피지도 않고
선한 동물들은 다 숨는다.
나도 고운 소리로 울고 싶다.
고운소리 새는
맹수에게 말했다.
네 소리를 지배하는 것은
살기와 약탈과 억압과
야성과 능멸과 욕심이다.
이것을 다 버리고
사랑과 협조와
평화의 마음을 가져라
그러면 네 소리도
물소리처럼 맑아지리라.
맹수는
고운 소리 새에게
고맙다고 하며 돌아갔다.
고운 소리 새는 하늘에 집이 있다.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3. 나잇값 : 박산
긴장 속 팽팽한 연장전에서
끝내기 홈런 때린 타자의 환호성보다
고개 푹 떨군 투수의 축 처진 어깨를
보듬어 달래 주고 싶다
* 진흠모 이끎이/ 시인/ 자유 기고가/ 인사동TV 운영 위원
14. 눈 위에 쓴 시 : 이생진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 없는 허공에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눈이 녹아버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 (1929~ ) 시 앞에서는 결사적인 떠돌이 시인
홍성훈 아동문학회 이사장의 인삿말과 변규만의 연주 유재호 님의 시 노래 현승엽 님의 노래 퍼포먼스, 김경영 김미희 김명옥 노희정 님의 무용 등이 흥겹게 이루어졌고 현승엽 가수의 올드랜 사인 노래로 『진흠모』 모두는 어깨동무로 2023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