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ㅡ
1960년대 노량진역 앞 동네
엄마가 한 서른댓 살 정도였던 시절
오거리 골목 셋방 아줌마는 한 마흔 살 정도
미장 일 다니는 주정뱅이 아저씨가
아줌마가 입에 달고 사는 웬수같은 서방이다
버스정류장에서 아줌마는 어떤 남자와 있었다
슬쩍 다가와 십원짜리 한 장 손에 쥐어주면서
나 못 봤다 해라!
코티분 냄새가 코에 훅 들었다
요릿집 용궁 배 떠 있는 한강 다리 밑에서도
능수버들 늘어진 여의도 샛강변에서도
나 못 봤다 해라!
코티분 냄새가 코에 훅 들었다
주정뱅이 아저씨가 날 보면 물었다
아줌마 봤냐?
아니요 못 봤는데요
1원에 만화 한두 권 보던
만화가게 단골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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