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사장

박산 2020. 9. 3. 11:10

 

★드레스덴 배낭 여행에서 활짝 웃으며 조 사장(左)과 

 

★부산 트레킹 중 (오륙도-이기대)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56쪽 

 

*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태풍 부는 날,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지 않겠나 하면서 

  냉면 한 그릇으로 점심 약속을 하고 나니, 불현듯 이 시가 생각나 올려 봅니다.

     

 

◁ 조 사장 ▷

 

 

불알친구 조 사장

동대문시장 원단 장사

그의 이마 주름만큼 이력 깊지만

돈 좀 버냐?”

한결같이

그냥 그렇지 뭐

만난 지 반세기가 넘도록

약속 시간 단 한 번 어긴 적 없는 신사

내겐 그냥 허투루 해도 되겠건만

톱니가 시겟바늘 돌리듯 정확하다

술 못 마시는 체질 잘 알면서도

내가 따라주는 막걸리를

홀짝홀짝 성의껏 들이키는 배려

작가 Y가 내게 묻기를

맘 편히 함께 여행할 친구 있느냐기에

조 사장, 이 친구 있기에

망설임 없이 있다 했더니

예순 줄 나이, 그런 친구 있다면 행복한 거란다

어제 점심 같이 먹는데

다리 힘줄 땅기는 게 나이 탓인가 하여

올부턴 잦은 산행 좀 줄이라 했다

 

예의가 지나치고

겸손이 도를 넘는 게

굳이 흠이라면 흠인 친구

지금처럼만 꼭 지금처럼만 사시게!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울소리  (0) 2020.09.14
솔리스트 Solist  (0) 2020.09.07
하늘 본 지가 언젠데!  (0) 2020.08.31
못생긴 한국 남자  (0) 2020.08.21
3류  (0) 2020.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