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한국 남자

박산 2020. 8. 21. 12:03

「비행기 여행」 (이광무 화백) 

 

「인공지능이 지은 시」 100쪽

 

 

못생긴 한국 남자

 

 

베를린 카이저 빌헬름 교회 앞에서

리시버를 통해 우리말 안내가 나오는

태극기가 그려진 시티투어 버스를 탔습니다

 

승객들로 꽉 찬 2층 버스에는

독일어 영어 불어 등의 각국의 언어들이

어설픈 이방인의 멍청한 귀로

질서없이 밀려들어 왔지요

바로 이때 뒤쪽 어디에선가

익숙한 나의 언어를 속삭이는 여인들의 말들이

다른 언어들을 다 내 쫓고 반갑게 귀에 쏙쏙 들어왔지만

그 말에, 그녀들의 그 말에 실망했지요

"여긴 버스 기사도 어쩜 저리 잘생겼냐!"

 

못생긴 한국 남자는 공연히 부아가 끓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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