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21

박산 2015. 7. 4. 09:36

     

     

     

     이생진-박정민 시화집 '詩가 가고 그림이 오다(류가헌)'에 사인해 주시는 이생진 시인

    (photo by 스마트폰)

    * 시인께서는 모꼬지 참석자 전원에게 시화집을 증정하셨습니다

     

    111-21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2월 24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詩에 목마름이 있으신 분은 누구나 앉았다 가셔도 됩니다!

     

    1. 벽난로가 있는 풍경 - 윤준경

     

    2. 스마트폰과 할아버지 - 양숙

     

    3. 대책 없는 여자 20 - 안숙경

     

    4. 섬 -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5. 개나리 꽃 한 줌 - 박산

     

    6. 살고 싶어요 - 이생진 with 담론

     

     

    유영진.jpg

      대한문협 신오선이사(좌) 유영진 소셜웹전문가그룹대표

      

    111-20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스케치

    1월 27일 7시

     

    1. 두리반 2 양숙

     

     

    큰 교자상 두고도

    두리반에 여섯 자식 상 차린 어머니

    갈치 한 토막 두부 한 점이라도 

    마주 보고 나눠 먹으라는 무언의 말씀

     

    혼탁한 세상 적응 버거운 올곧은 남편

    둥글게 그러련 받아들이라 

    아버지 독상도 통나무 파서 만든 두리반 

    예민한 마음씨 밥상에서 만이라도

    편히 드시라는 어머님의 속 깊음 보며 자랐다

     

    기능성만을 강조한 각진 세상

    하늘로 솟은 집과 온갖 집기도

    종일 갇혀 일하는 일터와 환경도

    더불어 살이 배우는 학교도

    심지어는 사랑을 키우고 확인하는

    가장 소중하고 기본적인 밥상까지도

     

    혹시 이리 모난 것들이

    마음을 각지게 만들어

    원만(圓滿)과는 나날이 멀어지고

    시나브로 예각이 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팔선교자상 넘치게 난무하는 학교폭력 대처법

    밥상만이라도 두리반으로 들이면

    마음도 덩달아 둥글어지는 것이 아닐지

     

    개꿈일까?

     

     

    *두리반-여럿이 둘러앉아 먹을 수 있는, 크고 둥근상.

    *교자상-음식을 차려 놓는 사각형의 큰 상.

    *팔선교자상-여덟 사람이 둘러앉을 만한 크기로 네모반듯 하게 만든 큰 상.

     

     

    * 최근 시집 - ‘하늘에 썼어요’

    * email : 55yasoo@hanmail.net

     

     

    2.

     

    실미도 3 - 영화 유재호 낭송(이생진 시)

     

    '이름도 없었다

    존재도 없었다

    살려둘 이유도 없었다'

    이것이 그들에게 부여된 전부라면

     

    더욱이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했을 때

    쓰레기로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 앞에서

    끽 소리 못하고 죽는다는 거

    죽는 것 이외에 주어진 것이 없다는 거

    그들의 죽음을 최대한으로 이용해야 하는 이유는

    쓰레기 같은 나 하나를 버리고 더 큰 것을 살려야 한다는 말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하지만

    아무리 큰 것이라도 나 하나를 다시 살려낼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나를 살리려고 목숨을 거는 것인데

     

    누가 그랬나

    역사가?

    아니면

    권력이?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ㅡ이생진 시집 <실미도, 꿩 우는 소리>에서

     

    * 봉재 사업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歌客

     

     

    조사장.jpg

      항시 일찍 오셔서 소리 없이 모꼬지 준비해 주시는 조철암 사장

     

    3.

    건더기와 국물 김문수

     

     

    누구는 건더기 먹고

    누구는 국물 먹고

    누구는 국물도 없다

     

    기여도일 수도

    운일 수도

    신분일 수도 있겠지

     

    경계는 시대 따라 사람 따라

    조금씩 혹은 뭉치로 변하지 않았던가

     

    건더기의 비율이 높아져

    국물이 줄었다

    국물이 반기를 들자

    국물도 없는 이들이 앞장섰다

     

    대안 없이 힘이나 숫자를 앞세우면

    솥이 깨질 수도

    건더기와 국물마저 날아갈 수도 있다

     

    큰 솥을 구해서

    국물은 모두에게

    건더기와 국물의 질도 높여서

    누구나 만족하는 길은 없겠는가

     

     

    * 경향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4.

    사모곡(思母曲) 2 박종희

     

     

    내 설빔에 묻어 있는

    어머니의 고단하신 잠

    할아버지 할머니 옷고름에 묻은 효심이

    하얀 옥양목두루마기에 배어 있어요.

     

    제사 준비에 분주하시던 어머니

    설이 오기 전 손꼽아 볼 수 없이

    밤잠을 설치셨던 어머니

    그래도 기쁨의 미소가 배어 있던 우리 어머니

     

    당신의 연세만큼 살아보니

    어머니의 사랑은 헤아릴 수 없는 땅이요

    하늘임을 깨달았습니다.

     

    * email : pakchong@chol.com

     

    시화집.jpg

      시화집 ' 詩가 가고 그림이 오다' 중에서- 호숫가에서

     

     

    5. 촌놈은 무슨 촌놈 박산

     

     

     

    폼만 잔뜩 잡는 투명을 가장한 유리로 치장한 빌딩들과

    콘크리트 덩이 아파트먼트 주거住居는

    나를 그냥 속 좁은 빈 강정으로 튀겨 놓았을 뿐이다

     

     

     

    돈으로 포장되어진 금빛 상표 붙은 의복들과

     

    반짝이는 자동차들로 줄줄 묶여있는 줄도 모르고

     

    도시인입네 하고는 목에 맨 넥타이가

     

    꽉 조이는 줄도 모르고 산다

     

     

    하늘과 땅이 분명히 구분되어 있는지

     

    별과 구름의 친분 관계가 어떤지

     

    이곳저곳 비집고 샘을 튼 속절없는 강江이

     

    결국 바다로 흘러드는지

     

    도시인에게는 그냥 다 까맣게 칠해진

     

    흑백영화의 한 부분이다

     

     

     

    감자 닮은 마누라와 팡팡 찍어 만든 식성 좋은 아이들이

     

    애비 닮아 그냥 한 중학교 정도만 졸업하고

     

    산山 보고 이유 없이 잘 돼 달라

     

    넙죽 절 잘하는 촌놈이면 좋으련만

     

     

    엉덩이 시린 변소에서 조간신문 한 장 들고

     

    한 삼십분 읽어대다

     

    “마렵다” 재촉하는 아들 놈 나오라는 소리에

     

    헛기침 한번 하고

     

    코가 쨍하게 뻥 뚫린 마당에서

     

    “아침밥 다 되었냐” 소리치는 촌놈이면 좋으련만

     

     

    장기 져서 마신 술에 짧은 제 실력 탓 인줄도 모르고

     

    오늘 뒤지게 운 없다 비틀거리며

     

    애꿎은 길가 돌멩이만 발로 차다가

    이유 없이 솟는 힘 주체 못해

     

    ‘이노무 마누라 오늘 저녁 죽어봐라’

     

    그런 촌놈이면 좋으련만

     

     

     

    전문도 전공도 아무것도 없으면서

    모든 게 다 내 잘난 양,

     

    잔 머리만 잔뜩 굴려 나는 “땡그렁” 소리에 취해

    도시의 악성 바이러스에 죽어가는

    뇌와 내장들의 신음소리를 들을 겨를이 없다

     

     

    늦철든 썩은 도시인이 모든 게 다 내 병病인 양하여

     

    하늘 올려 별 찾고 달 찾아 나도 촌놈인 양하려니

     

    베란다 한쪽 늘어선 화분 속에 사는

     

    건들거리는 한란寒蘭 몇 줄기

     

    ‘제 주제에 촌놈은 무슨 촌놈’ 하고는

     

    알지 못할 비웃음이 가득하다

     

     

    (시집 - 노량진 극장 중)

    * 최근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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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화집 ' 詩가 가고 그림이 오다'

     

         

    6. 카카오톡 talk 이생진

     

     

    『스티브 잡스』* 를 읽다가 컴퓨터 앞에 앉은 잡스의 사진을 본다

     

    사진 밑에 이런 말이 있다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라 는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한 적 이 없습니다”

     

    라는 말

     

     

    나도 그 말을 훔친다

     

    인근에 CCTV가 없길 다행이다

     

    잡스에 끌려 애플 속으로 들어가다가

     

    갤럭시 앞에서 서성댄다

     

    카카오톡을 치면 톡톡 튀는 깨알

     

    나는 잡스가 좋아

     

    나는 갤럭시 좋아

     

    나는 낯 모르는 네가 좋아

     

    톡톡 치면 치는 대로 파닥이는 팔등신

     

    나는 해뜨는 내일보다

     

    해지는 오늘이 좋아

     

     

    *『스티브 잡스』월터 아이작슨/안진환 옮김(2011?민음사) 448쪽-3

     

    * 시집 33권 외 다수. 최근작 ‘실미도, 꿩 우는 소리’

    * 블로그 http://islandpoet.com/blog

     

     

    2012신년.png

    정초 독자로 부터 받은 스마트폰으로 그린 신년휘호 스마트폰으로 받음  

     

     

     * 지난 달에 이어 이생진 시인께서는 IT기기와 시와 문학의 접목에 대해

     

    당신의 경험에 비추어 구구절절 말씀해 주셨습니다.

     

    특히 이날 참석한 유영진 SNS leader가 지난 해 모꼬지 참석해 도움말을 준 것이

     

    IT기기에 대한 촉매가 되었었다 하시며

     

    " 붓도 연필도 지속되고 있지만 최첨단의 IT기기 사용을 망설이면 안된다'는

     

    특히 문학에서도 적극 적용해야한다 강조하셨습니다.

     

    * SNS의 메신저로서 독보적인 Leader, 소셜전문가그룹 유영진대표가 오랜 만에 참석하여

     

    시가 갖는 SNS의 기능과 평생을 엔지니어로서 살아오는 개인적 문학의 곤핍함에 비추어

     

    이생진 시가 주는 자신의 유년시절 감성어린 기억을 얘기해 주었습니다.

     

    * 동양화가 손정숙님과 네살 때부터 시를 지었다는 최정화씨가 참석하셨습니다.

     

    저희 모꼬지 참석을 위해 대전에서 KTX를 이용하여 항시 올라오시는 이다현님도 역시

     

    내려가는 KTX 10시행 열차를 예약하고 2012년 첫 1월 모꼬지를 참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