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22

박산 2015. 7. 4. 09:38

     

     

     

     

     

     

     

    111-22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3월 30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시를 좋아하시는 분 누구나 오셔서 머물다 가시면 됩니다

    모꼬지 회원도, 회칙도, 회비도 없습니다

     

    1. 내 갈 곳 364 - 양숙

     

    2. 노인과 시와 낭송 -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3. 대책 없는 여자 17 - 안숙경

     

    4. 겨울 한때 - 박종희

     

    5. 은밀 - 박산

     

    6. 문힉평론가 김석준의 5분評

     

    7. 바다 - 이생진 with 담론  

     

     

    111-21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스케치

    2월 24일(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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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벽난로가 있는 풍경 - 윤준경

     

    벽난로가 있는 저녁이었네

    한때를 꿈꾸던 벽난로였네

    너른 창문에는

    여인의 스카프가 커튼처럼 걸려 있고

    벽난로는 태우지 못한 가시나무 다발을 물고

    차갑게 식어 있었네

     

    시를 읊는 저녁이었네

    시를 모르는 당신도

    뜨거운 청춘은 저만치 가고

    뒤늦게 시가 찾아왔을까

     

    활활 불꽃을 태우는 벽난로 앞을 서성이며

    녹색스카프에 목매던 한때를 기억할까

    녹색스카프의 여인을 바라보며

    그때의 벽난로를 기억할까

     

    시는 저만치서

    러시아풍의 눈보라를 일으키는데

    차갑게 식은 벽난로,

    억센 가시나무를 입 안 가득

    물고만 있네

     

    불타지 않는 저녁이었네

     

     

    * 최근 시집- ‘새의 습성’

    * 블로그 http://blog.naver.com/june7590

     

    2.

    스마트폰과 할아버지 - 양숙

     

    눈 오시는 줄도 모르고 텔레비젼 심야 영화 보는데

    “엄마 눈 와요”

    “어찌 알아 문도 안 열어보고?”

    “인터넷에 떠요”

    “컴하고 있었니? ”

    문 열어보거나 커튼 젖히는 대신

    스마트폰 열어보니

    바탕화면에 눈발 난분분

    ‘정말 오시는 구나 송이송이로 오시네’

     

    “아침 일찍 제가 쓸거니 엄마 하지 마세요” 하지만

    출근길 바쁜 딸에게 눈 쓸게 하고 싶지 않으니

    우렁각시 되어야지 하던 차

    싸악싸악 비질 소리 단조로운 걸 보니

    또 경비 아저씨 혼자서 쓰시는 구나 싶어

    나가보니 자동차가 도톰한 솜이불 덮었다

    서둘러 비질 소리 살살 누르지만 자꾸 커진다

    싸삭싸삭 쓰르직쓰르직

    커지는 눈 더미에 비질 소리 여음까지 묻는다

     

    주머니 속에서는

    뉴욕에서 인도네시아에서 톡톡 도착하는 톡친들

    방안에 가만히 앉아서

    맨해튼 현란한 야경과

    열대 숲 새의 강열한 색을 동시에 즐긴다

     

    이 편리한 세상 카톡에 감사하다가 문득

    밤내 눈 오는지 알아보시느라

    문에 덧댄 봉창 창호지 빼꼼 들어보시고

    방문 열고 나가보시던 할아버지 모습이 그리워지는

    IT 시대

     

     

    * 최근 시집 - ‘하늘에 썼어요’

    * email : 55yas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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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대책 없는 여자 20 - 안숙경

     

    “겨울에 빛나는 새벽달을 등에 지니고 다니다, 목에서

    새 울음소리가 흘러나오고요. 햇볕을 쬐듯이 음악을 쬐고

    있고요. 그 音들은 존재로 버티고 있는 외로움을

    분산시키려 애쓰고 있고요. 행태도 없는 것이 명줄처럼

    질기고요. 마음 깊숙이 트라우마로 박혀 도반인 것 같고요.

    낯가림이 심한 탓이야 변명도 가끔 하지만 그건 옹졸한

    입질이고요. 홀로 사는 즐거움을 흉내 내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편안함을 무기로 인정하는 것 같고요. 행여 부딪힐

    수도 있고요. 수다스러울 수도 있고요. 어쩜 음악만큼

    감동 주는 이가 없는 탓도 있고요. 音을 타고 놀 때만

    하나가 되고요”

     

    * 최근 시집 : 보름달이 뜨면 배고픈 여자

    * email : sundance4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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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섬 -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섬은 기다림

    한없는 기다림

     

    문자를 읽지 않는

    엉겅퀴

    민들레

    메꽃

    모래에 묻힌 통보리사초까지도

    한결같이 기다리는 마음

    외로움이 가슴까지 차오른 위험 수위

    문자를 몰라서 읽지 않는 것이 아니다

       

    ㅡ 이생진 시집 <실미도, 꿩 우는 소리>에서

     

    * 봉재 사업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歌客

     

    5.

    개나리 꽃 한 줌 - 박산

     

    운동 삼아 걸어 출근하는 날

     

    아파트 뒷길 언덕배기

     

    초등학교는

     

    야트막한 야산 기슭에

     

    봄이 되어 앉아있다

     

     

    봄날 소인국에

     

    봄 같은 아이들이 꿈틀댄다

     

    짧은 다리에

     

    끌고 메는 가방이 앙증맞다

     

    웃고 재잘거리는

    하얗고 뽀얀 얼굴이 봄빛이다

    교문에 서서 인사 나누는

     

    어린 여선생도 봄꽃이다

     

    학교까지 따라 온

     

    젊은 엄마도 봄나물이다

     

     

    문득 나도 봄풀인가 하다

    그 뻔뻔함에 멋 적어 씩 웃어본다

     

     

    한 꼬마 봄이

     

    병아리 같은 걸음으로

    날 앞질러 쫑쫑 간다

     

    가늘고 여린 예쁘고 귀여운 개나리꽃 한 줌 같다

     

    그러다 문득

     

    ‘네가 내 나이면 나는 없겠지’ 하니

     

    봄이 사라졌다

     

     

     

    * 최근 시집-‘구박받는 삼식이’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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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살고 싶어요 - 이생진

     

    전화가 왔다

    ‘누구세요?’

     

    “독자讀者ㄴ데『‘반 고흐, ‘너도 미쳐라’』* 를 읽다가

    전화 걸었어요”

     

    ‘누구신데?’

     

    “서귀포에 사는 독잔데 고흐가 좋아 전화 걸었어요

    전 서귀포시 하효동에 살아요”

     

    ‘하효동? 그럼 한라산을 많이 보겠네 교문 앞에서 잘 보이죠’

     

    “바로 그 교문 옆에 살아요

    1년만 살다 돌아가려 했는데 더 살고 싶어요”

     

    ‘서귀포 보목, 보목은 제주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보목 포구에서 보이는 섬 지귀도

    나는 지귀도에서 살고 싶어요 지귀도는 무인도 무인등대가 있죠

    그 등대랑 한라산을 보며 살고 싶어요’

     

    고흐 이야기는 하지 않고 저마다 살고 싶다는 이야기

    왜 고흐처럼 살겠다는 말은 없을까 (2012.2.10)

     

     

    * 시집 『반 고흐, ‘너도 미쳐라’』

    * 시집 33권 외 다수. 최근작 ‘실미도, 꿩 우는 소리’

    * 블로그 http://islandpoet.com/blog

     * 시란 바탕 없이 일조일석에지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행은 외적 움직임이고 독서는 내적움직임이다' 말씀하셨습니다

     

    시인께서는 쉰에서도 예순이 되어서도 느끼지 못했던 깨달음을

    일흔이 넘고서야 느꼈다 하시며 꾸준한 독서와 사색만이

    좋은 시를 지을 수 있다 강조하시며

    지금은 모든 사물이 다 시로 보여 때론 시를 하루에도 몇 편 씩 양산하기고 한다는

    취지의 담론을 해 주셨습니다

    스마트폰과 IT기기의 문학적이고 일상적 접근의 필요성을 지난 달에 이어

    다시 강조하셨습니다

     

    7. 김경영 낭송 - 김옥진 시 기도

     

    8. 이소강 - 몽산포의 하룻밤

     

    9. 조정제 - 이생진의 등대

     

    10. 김문수 - 난설헌과 살고싶은 남자

     

    11. 남양주 하이디하우스 촌장이신 차홍열 시인께서

    참석 담론 중, 매주 금요일 7시 하이디하우스에서 열리는 문화행사

    참석하시는 인사동 모꼬지 동인들께는 하우스와인 한 잔씩 대접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김태경.jpg

     

    12. 까치 울음 김태경  

     

    기다림에 사립문 열고

    서성이는 해거름에 깔리는 발걸음은

    까치 울음에 젖어 별빛에 물들어 가고

    오늘도 사랑은 한밤중 먹빛입니다

    뒤척이는 촛불 하나 켜 놓고 잠들 때까지

    흐르는 눈물 꿈길에 깔아 놓고서

    이 밤 지새워 문창이 환해도

    어둔 가슴 위로 밟고 가는

    까치 소리에 귀 열리라 손 모으다가

    질긴 시간을 씹는다

    뒹구는 밤 끌어안고서

     

    * 김태경씨는 강원도 평창 월정사가 자리한 동네가 고향인 분으로

    현직 유명학원 23년 차 국어 강사로 항시 바쁜 삶을 살아오면서

    문학과 시에 대한 갈증을 풀 길 없던 차에, 학창 시절부터 읽고 흠모했던

    이생진의 시와 시인을 만나기 위해 저희 모꼬지에 처음 참석했다 합니다

    역시 이생진의 시를 좋아하는 그의 친구들은

    강릉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데, 한 친구는 '그리운 바다 성산포'라는

    간판을 내 걸었고 한 분은 '우도로 가면'이란 업소를 운영한다 합니다

     

    이생진과 시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저희 모꼬지를 통해 좋은 작품 발표

    기대합니다

     

    13. 한국영상문학협회 이세종 대표(시인) 다녀가셨습니다

     

    14. 여자축구연맹 김민열 사무총장께서 월드컵 예선 티켓을 증정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