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진 시인 3

선글라스는 폼으로 끼는 게 아닙니다

선글라스는 폼으로 끼는 게 아닙니다 ㅡ 백 세 넘어 걸으며 사시는 김형석 교수도 계시고 아흔 넘어 여행 다니시는 이생진 시인도 계시지만 신체 부실 본격화 되는 예순 넘기며 나이 듦을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등짝을 두둘겨 보고 팔다리 고되게 운동 시집살이도 시키면서 부지불식이 주는 억지 낙관론 주창으로 자신에게 때론 비겁해질 때도 많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 보는 게 취미인지라 영화 속 배우들의 선글라스는 제임스 딘부터 작금의 톰 크루즈까지 너무 멋집니다 멋도 모르면서 언어의 순화라곤 1도 없는 Y는 제 딴엔 내가 이물 없는 친구라 그러는지 선글라스 낀 나를 볼 때마다 "곧 죽어도 개폼은!" "이눔아, 너도 나이 들어 봐라! 백내장에 안구건조증에...." 선글라스는 결코 폼으로 끼..

2021.11.11

말씀

☆ 제주 성산 '이생진시비공원'에서 ☆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중, 2015 황금알》 말씀 ㅡ 제 스승 이생진 시인 말씀입니다 늙지 마 자네가 안 늙어야 나도 안 늙어 아흔을 바라보는 스승께서 어찌 만물의 쇠함을 모르실까만 늙어가는 제자가 안쓰러우셨나 봅니다 카톡으로 이리 당부하시니 스킨도 로션도 듬북듬북 바르고 머릿기름도 부지런히 발라야겠습니다 * 이생진(1929~ ): 올 아흔 셋의 시인께서는 폭염을 피해 오늘도 새벽에 걷고 해 넘어 걷고 10000보를 더 걸으셨다.

2021.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