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는 폼으로 끼는 게 아닙니다 ㅡ
백 세 넘어 걸으며 사시는 김형석 교수도 계시고
아흔 넘어 여행 다니시는 이생진 시인도 계시지만
신체 부실 본격화 되는 예순 넘기며
나이 듦을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등짝을 두둘겨 보고
팔다리 고되게 운동 시집살이도 시키면서
부지불식이 주는 억지 낙관론 주창으로
자신에게 때론 비겁해질 때도 많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 보는 게 취미인지라
영화 속 배우들의 선글라스는 제임스 딘부터
작금의 톰 크루즈까지 너무 멋집니다
멋도 모르면서 언어의 순화라곤 1도 없는 Y는
제 딴엔 내가 이물 없는 친구라 그러는지
선글라스 낀 나를 볼 때마다
"곧 죽어도 개폼은!"
"이눔아, 너도 나이 들어 봐라!
백내장에 안구건조증에...."
선글라스는 결코 폼으로 끼는 게 아니라고
몇 번을 누누이 설명했음에도
제 일 아니라 마이동풍 귓등으로 듣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딴전 또 딴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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