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는 폼으로 끼는 게 아닙니다

박산 2021. 11. 11. 14:04

 

 

선글라스는 폼으로 끼는 게 아닙니다 ㅡ

 

백 세 넘어 걸으며 사시는 김형석 교수도 계시고

아흔 넘어 여행 다니시는 이생진 시인도 계시지만

신체 부실 본격화 되는 예순 넘기며

나이 듦을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등짝을 두둘겨 보고

팔다리 고되게 운동 시집살이도 시키면서

부지불식이 주는 억지 낙관론 주창으로

자신에게 때론 비겁해질 때도 많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 보는 게 취미인지라

영화 속 배우들의 선글라스는 제임스 딘부터

작금의 톰 크루즈까지 너무 멋집니다

 

멋도 모르면서 언어의 순화라곤 1도 없는 Y

제 딴엔 내가 이물 없는 친구라 그러는지

선글라스 낀 나를 볼 때마다

"곧 죽어도 개폼은!"

"이눔아, 너도 나이 들어 봐라!

백내장에 안구건조증에...."

선글라스는 결코 폼으로 끼는 게 아니라고

몇 번을 누누이 설명했음에도

제 일 아니라 마이동풍 귓등으로 듣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딴전 또 딴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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